교포신문의 창간 25주년을 축하하며

류현옥 / 재독수필가

교포신문이 재독한인사회에 첫선을 보인지 벌써 25년이 되었다

한인사회의 언론지로 세상소식과 디아스포라 우리사회를 거울에 비추어 알리는 과제를 안고 세상 빛을 본 교포신문이다. 창간 25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그동안 조국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한글을 애호하고 아끼며 지켜온 신문이다. 인간의 나이로 치면 혈기왕성한 성년기에 들어선 샘이다 초기의 온갖 유아 병을 거뜬하게 치르고 어려운 성장기를 끝내고 튼튼한 오장을 장비했다 젊음의 용기와 힘과 야망으로 그동안 쌓은 경력위에 질풍노도의 내닫음으로 목적을 향해 전진할 것을 기대한다.

먼 고국의 대소정치상황은 물론 문화발전을 보고하고 고향을 떠나서는 사람들의 관혼상제의 소식을 담아 실었다. 인터넷의 발전으로 고국의 새 소식이 불가 몇 분 사이에 이곳으로 날아오지만 한글로 인쇄되어 고국소식을 담아 우체통을 거쳐 한인들의 거실에 도착하는 신문으로서의 위치를 지켜왔기에 소중한 것이다. 우리소식을 우리말로 쓰인 신문을 손에 들면 잠시 나마 타국 땅에 앉았다는 것을 잊게 해준다. 모국어로 전하는 고향소식 에 심취하다보면 희미해져가는 정체성을 다시 찾게 되기 때문이다.

교포신문은 그동안 조국에서 불어오는 정치격변의 바람에도 뒤흔들림 없이 이국땅에서 뿌리를 내리고 굳건하게 자세를 지켜왔다. 파란만장의 인간사의 흐름에도 떠내려가지 않고 존재의 가치를 고수하며 목적을 방향을 향해 지치지 않고 행진한 결과이다.

이제는 그동안 쌓아온 경력을 발휘할 단계에 들어섰다 넘쳐나는 힘을 아끼며 어른답게 성숙한 한 신문의 의무에 집중하기를 기원한다.

다가올 앞길도 평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쓰러지면 다시 일어서 걸어야할 것이다.

독일 말에 “경쟁은 잠자지 않는다(Kokurrez schlaeft nicht).”라는 말이 잇다

신문의 경쟁자는 다른 매스컴이다. 종이에 인쇄된 내용을 읽고 이해하는 여유가 점점 없어져가는 현대인에게 TV, 인터넷, 라디오, 컴퓨터는 신속하게 간결하게 입맛에 맞게 세상일을 전한다. 인스턴트 음식처럼 불과 몇 분 만에 소화기를 거쳐 간다. 실려 전해지는 온갖 정보는 순간적이고 쉴 새 없이 흘러들어오는 새로운 정보에게 자리를 내주어야한다. 한 잔의 차를 즐기며 앉아 인쇄된 글 자속에 담긴 내용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해주는 신문의 위치가 흔들리게 된 세상이다 .

교포신문은 일반적인 매스컴의 역할 외에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다른 언어가 통용되는 외국에서 우리언어를 통한 한 민족으로서의 사고력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다른 문화권에서 사는 우리에게 한글을 통해서만 전할 수 있는 우리고유 전통적인 사고능력을 키워주는 장이다. 우리의 정체성을 잃지 않게 하는 장이다.

우리의 2세와 3세들에게 뜨뜻하게 내놓을 수 있는 문화의 재산이 될 신문이다

한류의 매력이 세계 젊은이들에게 전해지고 한국 가요(K-Pop)가 유행하자 한글을 배우는 젊은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5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글 한글은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말소리에 맞추어 발명한 과학적인 글이다. 이제 한글에 능숙한 세계인들이 늘어 감에 따라 한글신문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며 우리나라를 한글로써 세계에 알리는 애국의 매체가 될 것이다.

무한한 발전을 기원한다.

2020년 12월 24일, 1200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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