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프랑크푸르트 한국영화제
(The Korean Film Festival in Frankfurt)
성황리에 열려

프랑크푸르트. 주프랑크푸르트총영사관(총영사 금창록)은 ‘사단법인 Project K’와 함께 제8회 프랑크푸르트 한국영화제(The Korean Film Festival in Frankfurt)’를 10.24(목)-27(일)간 CineStar Metropolis에서 개최했다.

이번 프랑크푸르트 한국영화제는 독일 최대 규모의 한국영화제로서, 교민뿐 아니라 특히 독일인들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개최되었다. 영화를 통해 독일 사회에 한국의 다양한 측면을 소개하고, K-Pop 콘테스트, 한복체험, 한국상품 전시 등 여러 부대 행사를 통해 한국 문화를 느끼고 체험하는 복합문화행사로서 프랑크푸르트 지역 가을 문화축제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Project K는 프랑크푸르트 대학교 한국학과 학생들과 동포 2세가 주축이 되어 출범했다. 풍부한 현지 감각과 광범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현지 한국문화를 크게 확대해 왔다. 또한 대내외적 인지도와 관람객 외연 확대 가능성과 함께 한국영화의 유럽 진출 가능성을 촉진해 왔다.

프랑크푸르트총영사관은 Project K와의 협력을 통해 독일 내 한류 단체의 자생적 발전을 모색해 왔으며, Project K는 영화제 상영작 조율에서 부대행사 운영까지 행사 전반을 주도적으로 준비하며 한류 확산에 기여해 왔다. 또한 주프랑크푸르트총영사관은 Project K와 함께 한류잡지 ‘K-Bang’을 통한 한국 홍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8회를 맞이하는 프랑크푸르트 한국영화제는 세계 속에서 점차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세계 영화제 수상작들과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영화들도 선보여 그 의미를 더했다.

이번 영화제는 행사 기간, 상영 편수 등 규모면에서 작년보다 확대되었다. 지난해는 사흘간 총 9편을 상영한 반면, 올해는 나흘간 총 15편을 상영했다.

개막작 상영전 간단한 기념식에서 주프랑크푸르트 금창록 총영사는 축사를 통해 “한국영화제가 프랑크푸르트에서 더욱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국과 이 지역 상호간 형성해 온 긴밀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긴밀한 경제적 관계가 문화 부문으로도 확산, 발전되어 온 것이다. 영화제는 영화라는 매개체를 통해 독일 사회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제고하고, 한국의 우수한 영화 및 영화인을 소개하는 장이 되어 왔다.

나흘간 열리는 이번 영화제는 최근 한국 사회와 문화를 조망한 영화뿐만 아니라, 역사를 고찰해 볼 수 있는 영화도 마련되어 있다. 영화제 마지막 날은 100년 전 최초의 한국 영화가 서울에서 처음 상영된 날이다. 1세기 동안 한국의 영화 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해 왔다. 이제 한국영화는 각종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세계 곳곳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며 한국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제고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개막작인 <기생충>(감독:봉준호)은 한국영화 최초로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봉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사회 구조와 인간의 적나라한 내면을 들여다본다. 대저택에 사는 박사장과 자녀들, 집사와 그 집 지하실에 몰래 살고 있는 집사 남편과 새로 고용된 사기꾼 가족으로 인해 생기는 사건을 통해 계층사회를 말하지만 부자는 악하며 가난은 선하다고 이분법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여기에는 많은 상징 언어가 사용되었다. 기택(송강호)이네 반지하 창문을 통해 보는 요지경 세상, 순수한 아이 다송이의 눈으로만 볼 수 있는 지하실 인간, 또는 유령의 존재. 그 아이의 이런 경험을 통해 생긴 트라우마는 순수는 세상 속에서 상처받기 쉬움을 보여준다.

계단의 수직적 하강 이미지, 장맛비에 반지하방 변기 속에서 튀는 오물과 그 오물 속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담배를 피는 기정, 서로 속고 속이는 인간관계, 부자의 선한 모습 뒤에선 조롱과 멸시로 일관되고 타인의 죽음 앞에서도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심과 위선, 어떤 상황에서도 명령에 복종해야만 하는 계층구조, 죽은 시체 위에 꽂힌 먹이를 핥아먹는 개, 경찰같이 생기지 않은 경찰,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어둠 속에서 기생하며 사는 존재. 영화는 2시간 내내 군데군데 코믹한 요소로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지만 장남 기우가 부자가 되어 기택을 지하실에서 큰 집 정원으로 나오게 하는 것은 요원한 꿈으로 보여 슬픈 느낌으로 끝나게 한다. 이는 어쩌면 현실 속에서 수없이 풍자되는 금수저와 흙수저의 불가능한 신분상승을 보여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살인의 추억>, <마더> 등도 상영되어, 칸국제영화제 수상에 빛나는 봉 감독의 다양한 작품세계를 경험할 수 있었다.

한편,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한글의 소중함과 중요성에 관한 <말모이>(감독:엄유나), 1919년 3.1 만세운동 후 서대문 감옥 8호실 속 유관순 열사의 이야기를 다룬 <항거>(감독:조민호) 등 올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한국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영화들도 마련되어 많은 이들에게 한국의 역사를 알렸다.

‘감독과의 대화’ 시간도 큰 호응을 얻었다. 10.26(토)에는 <호흡>의 권만기 감독, 10.27(일)에는 <돈>의 박누리 감독이 영화 상영 전 영화를 소개하고, 상영 이후에는 Q&A 시간을 통해 관객과 소통했다. 김밥체험, 한복체험, 탈 만들기, 한글체험, K-POP 랜덤 댄스행사를 통해 한국문화를 더욱 폭넓게 경험할 수 있었다.

금창록 프랑크푸르트총영사는 이번 영화제는 지난해보다 확대편성 되었는데, 이는 보다 다양한 영화를 통해 한국 사회를 알고자 하는 프랑크푸르트 및 인근 지역 독일인들의 수요를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관객의 대다수가 독일인이었던 것을 보면 프랑크푸르트 한국 영화제는 한국 문화에 대한 독일 사회의 관심과 흥미가 점차 증가하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라고 덧붙였다.

이어서 최근 K-POP의 전 세계적 인기로 인해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는 젊은이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트랜드에 힘입어 영화는 한국을 홍보하는 중요한 방식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즉, 영화는 음악, 미술, 무용 등 다양한 요소가 가미된 종합예술로서, 한 사회의 전반적인 측면을 전달하는 데에 효과적임을 강조했다. 총영사관은 한류의 자생적 발전을 위해 한류 단체의 창설 및 발전을 지원해왔다고 밝히고, 그동안 Project K와 영화제를 공동개최하면서 동 조직의 확대 및 자체적 한국문화행사 운영 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후원해 왔다고 덧붙였다.

김미연기자 my.areist@daum.net

2019년 11월 1일, 1145호 2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