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와 K-Pop의 향연
칼스루에 한인회, 송년 문화의 밤

칼스루에. 칼스루에 한인회(회장 백옥숙)는 지난 12월 14일 지역 한인들의 송년회인 ‘한독 송년 문화의 밤’을 개최하였다. 예년과 같이 칼스루에 시내에 소재한 안네프랑크 홀에서 있었던 이날 행사에서는 지역 한인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흥겨운 송년의 시간을 함께 하였다.

행사에 앞서 입구에서는 주프랑크푸르트 총영사관으로부터 엄혜경 영사를 비롯한 영사관 담당자들이 파견을 나와서 순회 영사업무를 보기도 하였다. 재외국민 투표 준비의 하나로 칼스루에 지역민들의 절차적인 편리를 위한 접수를 주로 하였지만, 이날 행사 시작 전의 막간을 이용하여 평소에 궁금하였던 이것저것 영사업무에 대한 문의하기도 하였다.

17시 30분에 시작된 행사는 안말순씨와 김수동씨가 공동 진행을 맡았다. 국기에 대한 경례로 시작하여 애국가와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 등의 일련의 순서가 있은 뒤, 칼스루에 한인회를 이끄는 백옥숙 회장이 단상에 올랐다. 그는 자리를 가득 메운 손님들에게 감사와 환영의 말을 하고, 행사 순서에 태권도, 전통무용, K-Pop 등의 우리의 전통 무술과 무용 음악을 골고루 넣었으니 맘껏 즐겨달라고 당부하였다.

이어서 재독한인총연합회 박선유 회장이 단상에 올랐다. 이 곳 칼스루에에 오면 여러 원로들이 자리하고 있어서 마치 큰집 잔치에 온 듯 마음이 든든하다고 격려사의 운을 떼며, 독일의 한인 후세들이 원로들과 화합하고 잘 유대하는 바람직한 한인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하였다.

다음으로 주 프랑크푸르트 총영사관의 엄혜경 영사가 축사에 임했다. 한 해 동안 재외국민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날로 높아지고 있는 우리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을 전하며 내년 4월에 계획된 국민투표에 반드시 참여하여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주권을 행사해 줄 것을 독려하고, 내년 경자년 새해의 축복을 기원하였다.

이어 엄혜경영사는 금창록 프랑크푸르트 총영사를 대신하여 칼스루에 한인회를 위해 공헌한 바가 큰 김수동 회원에게 표창장을 수여하였다. 표창장 수여식을 끝으로 1부 기념식을 마쳤다,

눈을 가리고도 송판을 격파한 통쾌한 태권도발차기

기다렸던 식사 시간이 끝나고 2부 순서에 울림무용단의 우리 전통 북춤인 3고무 무대가 선보였다. 삼고무 의상을 한, 두 명의 무용인들이 각 방향으로 세워진 북을 치며 공연하는 것으로, 느린 것으로부터 빠르게 옮겨 가는 장단을 볼 수 있었다.

5명의 프랑스 엘사스 출신 소녀들로 결성된 케이시스터(K-Sister)의 공연이 그 다음 순서였다. 사회를 맡았던 안말순씨의 14살짜리 딸 조안 양이 포함된 이들 K-Pop 소녀단은 세계를 주름잡는 우리나라 케이팝이 너무나 좋은 나머지 소녀단까지 만들었다고 하였다.

시간이 날 때마다 유-튜브를 보면서 주기적으로 춤 연습을 해왔다는 이들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아이돌 BTS 등의 노래를 바탕으로 춤을 뭐서 갈채를 받았다.

우리나라 국기인 태권도의 순서가 되었다. 독일태권도의 대부이자, 칼스루에 지역민들의 존경을 받고 있는 곽금식 사범이 솔선한 무대로, 귀여운 꼬마부터 청소년 성인까지의 여러 연령층의 다양한 시범을 선보였다.

태권도의 기초부터 최고급 국제대회에 준한 것까지, 각각의 동작에 자상하고 전문적인 설명도 곁들였다. 태권도 대련을 할 때는 어린 꼬마가 키 큰 성인과 맞붙어서 관객들의 재미를 극대화 하였고, 나무 송판을 깨는 장면들에서는 주먹 쥔 손에 땀이 날 만큼 조마조마하게 지켜보았다. 특히 눈을 가리고도 목표한 지점으로 뛰어 올라 마치 찌르듯 송판을 정확하게 격파하는 장면에선 감탄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K-Pop 춤꾼 으르릉의 화려한 피날레

하이델베르크에서 생겨났으나 수년 전부터 이미 그 유명세를 알리고 있는 케이팝 K-Pop팀 ‘으르릉’은 이날 행사의 피날레를 장식하였다. 이들은 엑소의 엘렉트릭키스를 시작으로 메시앙 헤이크의 포미닛, 비티에스의 데인즈, 카트의 루머 등등 공전의 히트곡을 멋드러지게 춤 춰보여서 큰 호응을 얻었다. 원래 ‘으르릉’은 하이델베르크 대학태권도 안에서, 태권도와 마찬가지로 한국이 종주국이며 우리 젊은 문화의 하나인 케이팝 추종자들끼리 모여 춤을 춘 것이 시초이다. 케이팝이라는 것이 생소할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자체 성장해온 으르릉은 그룹 결성 때부터 지금까지 주축이 되어온 베르그만(Seija Beckmann)씨에게 감사의 꽃다발을 전했다.

원하는 누구에게나 그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KT-ID mohnblume13)는 케이팝 춤그룹 ‘으르릉’은 하이델베르크 뿐만 아니라 칼스루에, 머잖아 마인츠 한인행사에서도 공연을 하게 되었다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춤과 노래 복권추첨이 뒤섞여 진행되었던 이날 여흥을 위한 가라오케 시간엔 백옥숙씨가 ‘만남’을, 차종만씨가 ‘사랑’을 불러 갈채를 받았다. 복권 당첨에는 1등의 오종철씨를 비롯한 김희주씨, 민병재씨, 드레어(Dreher)씨 등 많은 참석자들이 이날의 행운을 안았다.

백옥숙 회장의 감사인사와 안전귀가의 당부를 끝으로 2019년 칼스루에한인회 송년회가 막을 내렸다.

이영수기자 karlsruhe-lee@hanmail.net

2019년 12월 20일, 1151호 1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