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75주년, 일본군 ‚위안부‘의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제8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베를린 집회

해마다 광복절이 되면 우리는 한일관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 위기 대응에 실패한 아베 총리의 국민 지지율이 30%대로 하락했으나 최근 일제 징용 피해자의 일본제철 한국 내 자산 압류 과정에서 보여준 일본정부의 대응은 여전히 전범국으로서의 자세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 뿐인가.

징용과 관련된 문제는 국가 간 정식 합의인 한일 청구권 협정에 의해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이라는 입장과 더불어, 임기 내 평화헌법 개헌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보이며 패전기념일을 맞아 원폭피해 코스프레는 넘쳐나지만 유일한 피폭 경험을 가진 국가로서 정작 유엔의 핵무기금지조약(TPNW) 비준은 하지 않는 일본정부의 태도는 세계평화에 역행하는 우경화 행보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광복절 하루 전인 8월 14일은 제8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용기와 인권, 평화운동가로서의 삶을 기리고, 돌아오지 못한 피해자들을 기억하는 날이다. 1991년 8월 14일에 이뤄진 故김학순 할머니의 최초 피해 공개 증언을 기념하여 지난 2012년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서 선포되었으며 문재인 정부에 의해 2018년부터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바 있다.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 있는 외침은 남한을 넘어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네덜란드, 북한, 필리핀, 대만 및 동 티모르에서 살아남은 피해자들의 각성을 불러왔고 일본 정부의 사실 인정, 사과 및 보상을 위한 연대 투쟁을 조직해냈다. 이곳 독일에서도 올해 전세계 연대집회가 예정되어 있다.

한일 역사 청산 과정에서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보면,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진정한 의미의 ‚광복‘을 맞이했는지 뼈아픈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가 없다. 전쟁이 끝난 지 75년이 지났어도 식민지 지배 하에서 일어난 제국의 국가폭력이라는 역사적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으려 드는 일본과 <정의기억연대> 논란 이후 수요집회를 반대하는 보수단체에 맞서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자신들의 몸을 소녀상에 끈으로 묶은 채 소녀상 지키기에 나선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 우리는 여전히 안팎으로 전쟁을 치루고 있는 게 아닐까. 아직도 진정으로 해방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것이다.

우리는 또한 전시 성폭력뿐 아니라 여성의 몸을 도구화하고 가부장적 인식구조에 기반한 일상적 여성 성폭력 문제는 여전히 유효함을 알고 있다. 더군다나 코로나 위기로 인해 여성과 아동에 대한 심리적, 신체적, 성적 폭력 사례가 엄청나게 증가했다고 한다. 여성에게 있어 현재는 여전히 전쟁과 폭력의 시대이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는 ‚영예롭게 주권을 되찾은 날‘ (光復)은 결코 오지 않았다.

종전 75주년 기념, 제8차 전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베를린 집회

  • 일시 : 8월 14일 금요일 17시부터 18:30까지
  • 장소 : 브란덴부르크 문 앞 파리광장
  • 준비물 : 흰색 또는 검은색 복장, 마스크 착용
  • 주최 : 코리아협의회 산하 일본군위안부대책협의회, 베를린 일본여성모임,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미투아시안스

    **코로나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집회 진행**

기사, 사진제공: 코리아협의회 정유진

2020년 8월 7일, 1181호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