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gi, oder die Kunst, einen Toast zu essen” 낭독회 열려

지난 3월 18일 “Yongi, oder die Kunst, einen Toast zu essen” 낭독회가 함부르크 ”Ker Vita Zentrum“ 에서 있었다.

낭독회를 요청한 곳을 찾아보니, 노인들이 모여 사는 ‘노인센터’였다. “노인들이 무슨 내 책에 관심이 있다고 나를 초대하나? 하는 의구심이 있었지만 뭐 대단한 작가도 아닌 내가 찬밥 더운밥 찾아 먹겠나, 초대 기관을 선별하여 대답할 수 있을까? 그저 내 책에 관심을 가지고 초대해 준 것 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생각에 망설임 없이 하겠다고 대답을 했다.

내 책이 출판된 2018년에는 이곳저곳에 초대되어 낭독회를 하느라 조금은 분주했지만, 그 후, 지질부질 찔끔찔끔 초대되어 책을 읽었다. 세계여행을 할 때 퀸 빅토리아에서 낭독회를 가진 후, 오랜 동안 나를 찾는 이가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낭독회를 해달라고 하는 곳이 있어 나도 놀랐다.

날짜와 시간을 조율한 뒤, 내 책을 쳐다보니 어려웠던 지난날이 생각난다. 책을 출간하기 위하여 힘들게 노력했던 그때가 생각나 그때 그 심정을 여기에 적어 본다.

한국의 출판계의 상황도 전혀 모르면서 아는 분의 소개로 용감하게 책을 출판했지만, 독일에서는 아는 분은 고사하고 그 유명하다는 라이프치히나 프랑크푸르트 국제 도서전에도 가 본적도 없는데 독일에서 출판하고 싶다는 희망사항 하나만 가지고 출판을 할 수 있겠나!

이곳 독일에서 책을 내고 싶다는 것은 나의 희망일 뿐 불가능한 현실임을 나도 잘 안다.

그런데 그냥 잠시 나의 희망 사항이었으면 좋으련만 내 성격상 부딪쳐 보지도 않고 중단한다는 것에 대하여 스스로 불만스러웠다.

불만스러운 것은 첫발도 내 디뎌보지 않고 포기하는 것과 같아서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

그후, 궁리하고 고민하고 또 이리저리 인터넷에서 출판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는 등 출판의 가능성이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괜스레 바빠졌다.

그러던 중, 생각해 낸 것이 뜬금없이 라이프치히 국제도서전에 가 보기로 하였다.

뜬금없는 내 의견에 남편은 물론 아이들도 반대의견을 냈지만 고집 센 나를 꺾지는 못했다. 거기 가면 출판의 정보를 알 수 있을것 같아 무작정 가기로 하였다.

“도대체 독일에선 어떻게 책들이 출판이 되는 것일까? 그리고 어떻게 출판사를 찾아야 하는가?” 등 호기심이 발동하였다. 이 질문을 가지고 라이프치히 기차를 탔다. 프로그램 중 ‘출판 초보자를 위한 세미나’ 가 있어 신청을 하여 배운 이론을 토대로 출판을 위한 첫 걸음을 내 디뎠다.

그후, 해마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과 라이프치히 도서전에 참석하는 등 내 책에 관심 있는 출판사 찾기에 분주하였다. 드디어 2년 뒤, 라이프치히 도서전에 갔다가 관심이 있다는 출판사 2개를 찾았다.

남편이 해준 ‘독일어 번역 원고’를 가지고 내 책에 관심을 가질 출판사들을 방문해 내 책을 소개하면서 “성공적인 정착을 한 우리들의 이야기”에 그 중점을 두고 접촉을 하였다. 드디어 관심이 있다는 출판사 2개를 찾는 행운을 갖게 되었다. 몇 번이나 포기하려고 했는데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결과로 출판사를 찾게 되었고, 드디어 2018년 출판기념회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내 책을 바라보면 해냈다는 기쁨과 보람이 나를 기쁘게 한다.

요즈음 코로나로 인하여 방역이 심한데 낭독회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분명 주최 측에서 잘 관리할 것이라 생각하고 읽을 곳을 정하고 읽기 연습을 하였다. 낭독회가 있게 되면 꼭 남편이 강조해야 할 부분, 음성의 높낮이, 붙이고 간격을 둘 곳 등등 조언을 해 준다.

이번에 가게 될 곳이 어른들이 모여 사는 ‘노인센터“’라서 좀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한편 코로나로 인하여 감금된 생활을 해야 하는 분들에게 “잠시라도 위로가 될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 쉽게 결정하였다. 이번에도 남편과 함께 가기로 하고 4개의 테마를 골라 2개는 남편이 2개는 내가 읽기로 하였다. 이미 몇 번에 걸쳐 함께 한 경험이 있는 남편 인지라 혼자 하는 것 보담 더 좋다는 평가를 받았고 또 남편도 좋아해 같이 가기로 하였다.

첫 장에는 한국의 역사 및 그때의 현황을 소개하는 글이 있는데, 이 부분을 읽을 때면 남편은 한국인이 된 것처럼 광범위하게 또 한국을 대표하듯 자세히 설명을 곁들여 읽는다. 한국전쟁, 일본의 강점기 그리고 왜 한국간호사와 광부들이 이곳에 왔으며 또 어떻게 한국이 부강하게 되었는지 등등 가슴으로 설명을 하고 열렬하게 설명을 한다.

나는 한국간호사들과 한국광부들이 이 독일 사회에 무엇을 했고 어떻게 이바지 했으며 어떻게 정착 했는지 등을 쓴 부분을 읽었다. 마지막으로 분위기를 바꾸어 ‘중매 결혼’에 대하여 읽었는데 여성이라서 그랬던지 호기심이 많았다. 약속 시간을 훌쩍 넘게 낭독을 하고 질문의 시간을 가졌다.

“노인들이 무슨 관심이 있으랴?” 했던 우리의 생각이 무색하게 어느 곳 보다도 좋은 낭독회가 되었다. 노인센터를 벗어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보람 있는 낭독회였다며 딸과 아들에게 자랑을 늘어놓았고 우리 둘은 잘 했다며 흐뭇하게 웃었다.

낭독회 초대가 오면 초대기관이 어디인가? 하여 찾아본다. 초대기관에 따라 선입관이 있기도 하지만 초대 기관이나 관객들의 수요에 따라 결정하지 않고, 내 책에 관심을 가지고 우리들의 이야기들을 듣고 싶어하는 기관이라면 기꺼이 간다. 그리고

한국 이야기, 우리들 이야기 그리고 정착 이야기들을 할 수만 있다면 간다.

코로나로 수많은 노인들이 죽어 갔던 일들을 떠 올리며 갑자기 갇힌 생활과 외로운 생활을 해야만 하는 노인들에게 내가 했던 ‘낭독회’는 짧지만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게 해준 시간이 아니었는가? 하여 흐뭇하였다.

외로운 생활을 해야 하는 저 분들과 또 모든 사람들에게 평범한 일상생활을 빨리 되 찾기를 기원한다.

이영남 기자 youngnamls@gmail.com

1212호 12면, 2021년 3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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