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학교 6년만에 졸업식 개최

함부르크. 6월 18일 함부르크 한인학교(교장 박은경)는 학교 행사장에서 대면 졸업식을 개최했다. 오랜 기간 졸업생이 없다가 6년 만에 졸업생 5명을 배출하게 되었다. 이 날 행사는 코로나 규칙에 따라 참석인원이 제한되어 재학생은 영상으로만 참여하였고, 졸업생, 학부모와 교사 관계자만 현장에 참석했다.

학교측은 코로나 팬데미로 1년 넘게 학교가 닫혀 온라인 수업을 해왔고 졸업식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하기에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매주 금요일 오후 12년 간 한인학교를 다닌 졸업생들이 학교를 떠나는 순간을 소중하게 기억하고자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해 대면 졸업식을 진행하게 되었다.

연지영 교감의 사회로 식이 진행되었다. 국민의례에 이어 졸업생 명단이 불려 졌고, 졸업생들에게 졸업장과 선물 그리고 꽃다발이 수여되었다. 더불어 학부모에게도 아이들을 격려하며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운 것에 감사하여 학교에서는 감사장과 축하의 꽃바구니를 전했다.

박은경 한인학교장은 축사에서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는 졸업생들은 독일시민이자 한국인으로 두개의 심장을 지닌 미래의 젊은이다”며, “여러 언어에 능통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소양을 갖추었다”고 했다.

한인학교에서 배운 한국인의 정체성은 “무지한 백성을 위해 훈민정음을 만든 훈민정음 창제정신인 바로 지식을 공유하는 마음과 코로나 방역을 통해 타인을 배려하는 문화를 이어받은 것이 바로 우리의 정체성이며 졸업생들이 그러한 잠재력을 넓은 세상에서 펼칠 수 있기”를 축복했다.

정기홍 함부르크 총영사는 영상 축사에서 “대학준비나 사회진출을 위해 바쁜 와중에 현지 학교를 다니면서 방과 후 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 한인학교를 12년 완주한 안태웅, 윤마음, 박진아, 황보근 그리고 라이스뮐러 마빈 학생이 자랑스럽고 대견하다”며, “여러분이 사회에 나가 활동하게 될 때, 한인학교 12년간 다닌 졸업장은 삶에 든든한 자산이 될 것이고, 그것은 바로 한국인,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정체성을 드러내기 때문이다”고 축하했다.

한인학교 후원회 김형웅 회장도 서면 축사와 졸업생을 위한 선물을 보내 축하했다. 축사에서 “한국인으로서 한인학교를 다니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고 한국인 정체성 형성을 위해 필수적인 것이라며, 졸업생들은 이제 세계적인 시민의 자격을 갖추었다”고 전했다.

한인학교 졸업생 선배들의 익살스러운 영상 축사는 졸업생들의 마음을 공감하여 웃음을 터트리게 했다. 이어진 재학생들의 축가와 축주는 장하임(2학년), 장하준(4학년 1 반) 남매가 영상공연으로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를 불러 박수를 받았다.

박혜지(10학년) 재학생대표가 송사를 읽어 유창한 한국말을 뽐냈다. 매주 금요일 오후마다 독일 학교 수업을 마치고, 다시 책가방을 챙겨, 한국어 수업을 받으러 한인학교로 다시 발걸음 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텐데, 열정을 가지고 한국어를 사랑하고, 한국어를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셨던 선배님들의 노력에 큰 박수를 보낸다며 같은 한글학교 후배로서 축하를 전했다.

마빈 라이스뮬러(12학년) 졸업생 대표가 영상으로 답사를 전했다.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도 한국어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던 것은 선생님과 학부모님들의 칭찬이었다며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말했다. 한인학교 미디어팀(박이녕, 강주은 담당교사)은 졸업생들의 12년간 학교 활동 모습을 편집하여 졸업생들이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어진 써프라이즈 영상에서는 졸업생 학부모들이 자녀에게 보내는 졸업축하 메시지가 공개되어 졸업생들을 감동시켰다. 모국어 수업을 등한시할 수 없는 재외교민 학부모 입장에서 모두가 울컥하는 장면이었다. 자녀들도, 학부모도 힘들었지만 12년 세월동안 이겨낼 수 있었음에 자부심을 느꼈다.

졸업식의 피날레는 연지영 피아노 반주와 윤마음 졸업생의 첼로연주로 송별의 시간에 여운을 남겼다. 12학년 담당 구은용 교사 소개에 이어 졸업생들과 사진촬영이 이어졌다.

이번 졸업식 행사는 함부르크 코로나 예방수칙에 따라 거리두기, 자리고정배치, 마스크 착용(FFP2), 참석자 명단기재 규칙을 지켜 시행되었으며, 모든 참석자는 반드시 코로나테스트 음성결과(24시간 이내)를 제출하여 참석했다. 예방수칙을 위해 한인학교 신미리 운영위원장이 참석자 명단리스트를 관리하며 자가테스트 키트도 준비했다.

함부르크의 이상기온으로 무더위에 마스크까지 쓰고 행사가 진행되었지만, 12학년 마무리를 대면으로 할 수 있어서 교사나 학생들, 학부모들도 기뻐하고 만족하였으며, 특히 준비팀들이 정성껏 준비한 것이 느껴진다며 감동적인 기획에 감사하다고 학부모들은 전했다.

박은경기자 ekay03@naver.com

1224호 15면, 2021년 6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