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무현 집사 천국환송예배

“인생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

아헨. 파독광부 제 2차 34진(1974년 11월)으로 지난 74년 독일로 건너와 47년이란 긴 세월동안 오로지 가족과 이웃, 특히 2세들의 한글교육과 재독한인축구계 발전에 혼신을 다해 봉사하며 살았던 고(故) 김무현 집사(74)의 천국환송예배가 유족들과 성도, 그리고 많은 재독한인축구 관계자들과 이웃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엄숙히 드려졌다.

고 김무현 님

지난 9월 4일(토)11시, Aachen에 소재한 Christuskirche Haaren(Am Rosengarten 8, 52080 Aachen)에서 드려진 고 김무현집사 천국환송예배는 김동욱 목사(독일 라인란드지방한인교회 담임)의 개식사와 “환송예배를 통하여 집사님이 평안한 주님의 품안에 살게 하시고 슬퍼하고 안타까워하는 유족들에게 큰 위로가 될 것”을 간구했다. 김동욱 목사는 성경본문(요한복음 14,19)으로 말씀을 전했다.

김 목사는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야 하는 마음은 우리 모두에게 아픔의 순간이지만, 우리의 삶은 언제인가는 마치게 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한다는 성서의 고백가운데 이 무겁고 슬픈 시간을 피해 갈 수 없음이 피조물의 한계임을 말했다.

그런 한계 속에서도 빈손으로 온 우리 모두가 언제인가는 빈손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삶에 감사하고 세상에서 누리며 지고 있는 인생의 무게를 매일 매일 내려놓는 훈련이 필요하다 하겠다.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들과 함께 살다가 언젠가는 맞게 될 마지막 때가 오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은 무엇이 될까? 그것은 바로 나의 생명책에는 무엇이 기록되었을까? 라는 것이다.

지난 삶의 시간을 돌아볼 때 누군가의 도움으로 선물같이 주어진 나의 삶임을 알게 된다.

이웃과 또 하나님과 대화하며 언제인가는 나에게도 이런 순간이 올 것이기에 나에게 주어진 삶을 성서말씀에 따라 매일 매일을 신실하고 진실되게 살아가야 할 것이다. 시편 기자가 “내영혼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라고 고백했듯이, 그동안 가족들과 이웃들과 나누었던 희로애락의 순간들 모두가 감사한 일이요,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깨닫는 일은 너무나도 소중하다.

특히 김 집사님이 집안에서 장남으로 남다른 책임감에서 보여 온 효행은 성도들과 이웃들도 익히 알고 있으며 독일생활에서 그 분이 보인 이웃을 섬기며 베풀며 사신 모습은 하나님 축복으로 현재 살아 있는 우리 모두에게 어떻게 살아야할 것인가? 라는 문제에 대해 분명한 답과 길을 제시해주고 있다.

이 모든 것 역시 하나님의 은혜임을 우리가 알며 “오늘의 이별은 인생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란 말씀으로 큰 위로를 전하고 예배에 참석한 현지인 이웃들을 위해 독어로도 설교말씀을 전했다.

김 목사는 기도를 통해 고인이 남편으로 아버지로 친구로, 또 이웃과 동료로 함께 주님을 믿는 교우로서 우리들 곁에 함께 있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이 우리에겐 있기에 하나님이 지으신 영원한 집에서 다시 만날 희망을 갖게 되며 모두가 천국의 소망을 안고 살아갈 수 있게 해 주실 것을 주님께 간구하였다.

이어 “한 장 낙엽이 바람에 업혀가듯, 한 점 흰 구름 하늘에 실려 가듯, 그렇게 조용히 당신을 향해 흘러가게 하소서“ 로 마치는 ”순례자의 기도“를 신앙 시로 교독하였다.

아헨지역 한인사회 원로인 권희태 씨가 고인의 약력으로 ‘경북 영덕 생’, ‘성광고 재학시절 경북 청소년대표’, ‘경북대 재학시, 경북대표 축구선수’, ‘병곡중 축구코치’, ‘파독광산 3년후’, ‘Phillps Valvo 근무’, ‘Zahntechniker로 Dental Labor 근무’, ‘독일 Alemania Mariadorf SV 축구선수’, ‘재독한인연합회 임원’, ‘재독한인축구협회 초대 기술이사’, ‘독일축구협회 A급 축구코치 자격증취득’, ‘아헨한글학교 교장’, ‘아헨축구동우회장’,‘아헨지방한인회장’을 역임하였으며 ‘파독광부 45년 역사 교포신문연재’, ‘동포45년 영상제작’, ‘재독동포 50년사 공저자’, 또 축구 컬럼니스트로 한인사회에서 많은 활동을 해 나왔음을 보고하였다.

교우인 이창현 박사가 눈물의 조사를 했다. 고 김무현집사는 재독한인사회와 결코 떨어져 생각할 수 없는 분이었다. 라며 한인공동체를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하신 분으로, 간혹 불편한 소리를 들어도 이에 개의치 않고 “누구라도 해야할 일”이라며 손을 걷어부쳤던 고인과의 이별을 “눈에 보이지 않는 향기가 된 집사님이었다” 며 “함께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라는 말로 고인께 마지막 인사를 드렸다. (조사 전문)

특송 순서로 생전에 김무현 집사가 마지막예배 시, 불러달라고 했다는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를 교회 성가대원들이 합창함으로서 하나님 품에 안겨 고인이 누릴 영원한 안식을 빌며 남은 이들에게는 깊은 위안을 가져다주었다.

가족 대표인사에서 장남 김성년씨는 환송예배를 준비해 주신 목사님과 교우들, 예배에 참석해 주신 어르신네들과 친우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광부로 독일에 오신지 47년, 가정과 사회, 자식들을 위해 헌신해 오신 아버지께 눈물로 감사하며 자식들에게 한글과 바른 인성교육을 위해 자식에겐 그렇게 엄하셨던 아버지, 그렇게 해 자식들을 잘 자라날 수 있도록 하신 아버지의 은덕에 감사하며 울먹여 모두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김동욱 목사는 마지막으로 평소 오신 손님에게 소홀히 하지 말라고 했던 고인의 평소 소신에 따라 환송예배 후, 소찬을 이웃 게마인데(St. Babara)에 준비하였으니, 한 분도 빠짐없이 함께 해 주실 것을 부탁하며 축도함으로서 고 김무현 집사의 천국환송예배는 마쳐졌다.

잔잔히 흐르는 피아노반주 가운데 조객들은 고인을 추억하며 자녀들이 영전에 바친 “PAPA” 조화 위에 미소짓고 있는 고인과 마지막 작별인사를 건네고 유족들과 위로의 인사를 나누었다.

나복찬중부지사장 nbc@kodb.de

1234호 면, 2021년 9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