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나는 누구인가?
Woher bin ich gekommen. Wer ich bin.”

프랑크푸르트. 지난 9월 7일(토) 15시부터 Frankfurt 소재 SAALBAU Bockenheim에서 차세대의 한민족 정체성 함양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고 의견을 나누는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나는 누구인가? Woher bin ich gekommen. Wer ich bin.” 행사를 가졌다. 사단법인 21세기 한민족문화포럼(이사장 최완, 이하 포럼)이 주최하고 재외동포재단, 주프랑크푸르트총영사관, 사단법인 재독한인총연합회 등이 후원한 이번 행사는 다수의 차세대 젊은이들과 독일인들이 참여하여 그 의미를 더하였다.

염돈균 상임이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개회선언, 국민의례 후 최완 포럼 대표 이사장의 개회사로 시작되었다. 최이사장은 개회사에서 “오늘 행사에서는 한민족의 5000년 역사의 흐름과 문화의 뿌리, 선진적인 과학문명, 현대 한국의 놀라운 발전상 등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차세대를 포함한 교민들이 한민족의 정체성을 올바로 인식할 수 있고,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깊이 있게 알게 됨으로써 한국을 더욱 사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피력하면서 차세대들이 창의력을 통해 우수한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성규 재독한인총연합회 수석부회장은 축사에서 “차세대 정체성 교육을 위한 책 <한국, 한국인을 말하다> 출간에 감사를 드린다. 오늘 이 시간은 우리의 뿌리를 찾고 앞으로 해 나가야 할 일들을 발견할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금창록 주프랑크푸르트 총영사는 격려사에서 “오늘 이 행사를 통해 우리는 한민족으로서의 혈통적 뿌리를 갖고 있는 후손임을 자각하고 한국의 역사, 문화, 사회, 경제 등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1377년에 제작된 금속활자본과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은 매우 우수한 우리의 문화유산이다. 오늘날 한국은 한글교육에 힘입어 우수한 인적자본을 배출하여 산업발전과 민주주의를 이루었다. 한국의 역사는 영광도 있었지만, 도전과 고난의 연속이었으며, 주변 강대국들과 의연하게 맞서 싸우며 대응해 왔다. 현대사에서는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 후 라인강의 기적을 이룬 것처럼, 한국은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냈다.

또한 한반도 비핵화를 통한 평화정착의 프로세스가 진행되고 있으며,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렇듯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기업에서도 한국 관련 젊은 인재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니 이런 좋은 기회를 잘 활용한다면 개인적인 발전에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며 이 과정에서 축적한 경험, 지혜를 다시 한국의 발전을 위해 사용하는 선순환이 일어나기를 바란다”며 한국의 역사와 이에 따른 우리가 가져야 할 자부심과 사명감에 대해 천명했다.

다음으로 테너 최연조(차승조 반주)가 부르는 축가 시간이 이어졌다. <아리랑>, <I Believe>(Eric Levisalles작곡)를 불러 큰 호응을 얻었으며 앙코르 곡으로 오페라 ‘투란토트’의 아리아 <Nessun Dorma> 무대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어 <혼불>의 무대가 이어졌다. <혼불>은 15년 전 스튜트가르트에서 창단되어 사물놀이를 시작으로 2세대반과 어머니반으로 나누어 춤을 배우며 활동하였다. 의정부시립무용단 이미숙 단장으로부터 매년 다른 작품으로 가르침을 받고 있으며 올해는 “진도북춤”을 배웠다. 우리의 전통을 잇는다는 사명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이어서 비봉팀의 <전통북 공연>이 있었다. 비봉팀은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중심으로 교포 2세 자녀 6명이 2008년 만들었다. 2006년부터 시작된 풍물굿패의 ‘독일 교포를 위한 전통예술 순회공연 및 워크숍’에 참가한 것이 인연이 되어 결성되었다. 타악기의 흥겨운 소리와 날아갈 듯한 봉의 움직임은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최완 이사장은 포럼 활동에 대한 소개를 이어갔다. 정체성이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이다. 자기가 누구이고 어디서 왔는가? 그리고 자신의 공동사회는 어디이고 지금 어떤가? 하는 의식을 갖는 것이 바로 I정체성(dentity)이다. 정체성의 문제는 자기 본질에 속한 것이다. 특히 해외에 거주하면서 성장하며 활동하는 차세대에게 한민족 정체성의 함양과 교육의 필요성은 절실하다.

최완 이사장은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부모들이 후손들을 위해 이들이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정신을 심어주고자 포럼을 결성했으며 사명감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럼은 2013년에 결성되어 차세대들에게 한국의 역사, 문화, 정신과 생활에 대해 알리기 운동을 하고 있으며 그것의 하나로 <한국, 한국인을 말하다>라는 책을 출간했다. 한민족의 뿌리에서부터 정신문화, 전통문화, 고대 과학발명, 한국의 여러 문화유산이 세계인류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내역과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과정 등 한국에 대한 기초지식을 종합 편집한 책이다. 현재 이 책은 영어번역을 끝낸 상태이며, 출판 후 세계한인회장대회를 통해 전 세계 189개국 한민족 사회에 전파될 예정이다. 독어 번역은 재능기부를 기다리고 있다. 이외에도 매년 차세대 고국방문 계획을 갖고 있다.

다음으로 <한민족 5000년에 대한 역사필름 상영> 시간이 있었다. 김정자 선생이 해설했으며 Herr Holm이 필름 어시스트를 맡았다. 김선생은 구석기시대부터 고조선, 삼국시대, 조선을 지나 남북분단에 이르는 현대까지의 연대기를 도표와 함께 설명했다. 또한 독일 구텐베르크보다 200년 앞선 한국의 금속인쇄에 대한 필름을 보여주며 다라니경과 직지 등에 대해 설명하고 목조 인쇄과정 또한 보여주었다. 이밖에 신라시대 출토된 유물들과 세종대왕의 업적, 음양오행원리에 입각한 한글의 우수성에 대한 필름을 보여주어 많은 호응을 얻었다. 공식행사를 마치고 임원진 기념촬영과 비빔밥과 오이냉국, 과일로 마련된 저녁 식사 시간을 통해 토론 시간을 이어갔다.

김미연기자 my.areist@daum.net

1138호 2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