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회 함부르크 한국영화제 개최

한국현대문학을 영상화한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상영되어

함부르크. 11월 13일부터 3일동안 주함부르크 총영사관(총영사 신성철)은 Passage Kino에서 한국영화제를 개최했다. K-Pop을 비롯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독일사회에 영화를 통해 한국 역사에 대한 이해와 한국문화를 전하는 행사로 해외영화제 초청작 등 작품성을 갖춘 영화와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 4편을 상영했다.

첫날 개봉된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의 대표적인 현대문학 작품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여 한국 문학의 아름다움을 전하고자 했다. 영화 <사도>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사도세자와 영조에 대한 이야기이다. 14일 상영된 <증인>은 민변 변호사와 자폐아 목격자 사이에 일어나는 휴먼 드라마이다. <아이 캔 스피크>는 위안부 할머니를 소재로 한 실화로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첫날 저녁에 열린 개막 리셉션에서는 음료와 간단한 다과가 제공되어 교민들이 삼삼오오 교제를 나누었다.

신성철 총영사는 “<대장금> 드라마를 비롯한 케이팝, <기생충> 등의 한국영화가 독일과 유럽에서 인기를 끌면서 한국문화의 콘텐츠에 대한 자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한국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된 영화제를 통해 한국을 깊이 있게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고 전했다.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은 2014년 개봉된 안재훈, 한혜진 감독의 애니메이션영화로 그 해 서울 국제 만화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다. 안재훈 감독은 “한국 현대 문학을 영상화하는 작업을 통해 문학이 가진 생명력을 살리고 싶다”며, “기성 세대와 젊은 세대 간의 연결고리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영화를 통해 현대 문학 작가 김유정, 이효석, 그리고 현진건의 문학작품이 그림으로 되살아난다. 20대의 풋풋한 사랑 <봄.봄>, 40대의 처참했던 슬픔 <운수 좋은 날>그리고 60대의 아련한 추억 <메밀꽃 필 무렵>를 통해 슬퍼도 웃어야 했던, 고달파도 살아가야 했던 세 사람의 인생과 마주한다. 그래서 영어제목이 The Road Called Life이다.

영화<사도>는 누구나 다 아는 뒤주에 갇혀 죽는 사도세자 이야기이지만 인간의 욕심과 집착이 만든 아버지와 아들의 비극에 중점을 두고 있다. 2015년 개봉 당시 배우 송강호와 천만 영화 보증 배우라는 유아인이 출연하여 큰 관심을 끌었고, 두 배우의 신들린 연기는 관객들을 사도세자와 영조라는 캐릭터에 몰두하게 했다.

“내가 바란 것은 아버지의 따뜻한 눈길 한 번, 다정한 말 한 마디였소” 라는 사도세자의 명대사는 현재에도 가족 사이의 소통에 울림이 된다.

마음을 여는 순간 상대방의 마음이 전해지듯 따뜻함이 묻어나는 법정 영화 <증인>은 <우아한 거짓말>, <완득이> 등의 작품으로 이 시대의 외롭고 차별 받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좋은 평가를 받았던 ‘이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따뜻함과 착함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편견의 시선으로 자폐아를 바라보는 이 시대의 씁쓸한 단면도 여과 없이 드러나고 있어 나름 의미가 있다. 변호사역에 정우성, 자폐아역에 김향기가 연기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실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2017년 개봉과 동시에 관객들의 호평을 받으며 흥행했다. 배우 나문희가 열연한 영화의 주인공 나옥분은 실제 인물 이용수, 김군자 할머니를 모티브로 했다. 두 할머니는 2007년 미국 하원에서 열린 ‘2차 대전 당시 종군위안부’ 관련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일본군 위안부’의 참상을 세계에 알렸다.

영화는 도깨비 할머니로 불리는 나옥분의 발랄하고 웃음이 있는 이야기로 시작되지만 실제로는 가슴 아픈 역사를 담은 영화로 우울하고 슬픈 주제를 웃음과 감동으로 승화시켰다.

한편 총영사관에서는 2019년 기획한 문화코너로 매달 <한국사 수업보다 나은 영화 한 편>을 통해 한국의 역사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함께 관람하고 그 역사적 의미를 알리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웰컴투 동막골>을 상영하여 진행하였고, 12월에는 독립군의 이야기를 그린 <밀정>을 상영예정으로 하고 있다. 교민들과 독일시민들에게 열려있는 문화코너로 한국을 이해하는 통로역할을 하고 있다.

박은경기자 ekay03@naver.com

2019년 11월 22일, 1148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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