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일본군 “위안부“ 삶을 그린 영화 상영회 열린다

지난해 9월 베를린에 개관한 <무언다언 박물관>은 일본군 “위안부“ 및 전시 하의 여성 성폭력을 주제로 한 박물관으로서는 유럽 내 유일할 것이다. 최근에는 필리핀과 한국인 피해자 할머니들의 작품을 모아 “상처: 그림으로 증언하는 필리핀과 한국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 특별 전시를 열고 있다.

박물관을 운영중인 <코리아협의회>는 <일본여성모임>, <일본군위안부대책협의회>와 공동으로, 이 특별전시의 부대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바로 치에코 타케미의 영화 “카타룽안! 롤라스에게 정의를!”(일본/필리핀, 2011) 상영이 그것이다. 일본 언론인이자 인권운동가이며 다큐 영화감독인 치에꼬 타케미(Chieko Takemi)는 이 전시를 위해 필리핀인 피해자인 레메디오스 펠리아스(2004년 작고)의 자수 작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주선해 준 바 있다.

영화는 태평양전쟁에서 일본군에 의한 납치로 강제로 성 노예 생활을 해야만 했던 ‚롤라‘(우리 말로 ‚할머니‘를 뜻함)의 신산했던 삶을 그린다. 자국에서 성 노예제를 역사적, 비판적으로 인식하는 과정에서의 고난과 부침, 많은 피해 여성들이 인권운동가로 거듭나기까지 그들이 겪었던 고통을 들여다본다.

치에코 타케미는 말한다. ‘롤라님들’을 처음 만났을 때를 절대 잊지 못해요. 할머니들은 일본군에게 성폭력 당한 사실을 너무 너무 부끄러워했지요. 처음에는 땅으로 숨고 싶어 하는 사람처럼 스스로를 낮췄어요. 하지만 점차적으로 자신의 과거를 알리고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롤라님들, 자신이 아니라 일본 군인들이 그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요. 잃어버린 인간의 존엄성을 되찾기 위한 길고 지친 투쟁은 그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현재 80세가 넘은 롤라님들은 그 어느 때보다 빛이 나고 있어요. 이 영화가 관객들로 하여금 진실을 알고, 삶이란 무엇이며, 또한 인간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카타룽안! 롤라스에게 정의를!“(일본/필리핀, 2011) 상영

-때: 2019년 1월 30일(목) 19시(영화상영은 19:30)

-곳: 베를린 코리아협의회 Quitzowstraße 103, 10551 Berlin

글 / 코리아협의회 mail@koreaverband.de

사진 제공 / 치에코 타케미

2020년 1월 24일, 1155호 9-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