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안내] 『5.18 푸른 눈의 증인』

Witnessing Gwangju (영문)

1980년, 26세의 외국인 봉사단원 폴 코트라이트가 목격한 5.18 광주민주항쟁에 대한 기록이 40년 만에 세상에 나왔다. 한센병 환자를 도우며 평화로운 생활을 하던 그가 5.18의 소용돌이 한가운데로 휩쓸려간 과정이 세밀한 묘사, 생생한 대화로 복원됐다.

평화봉사단으로 한국에 온 청년 폴 코트라이트는 광주민주항쟁이 있던 80년, 전남 나주 호혜원에서 한센 환자를 돌보고 있었다. 환자를 돌보는 바쁜 일상 속에서 요리를 하고 음악을 듣기도 하던 평범한 청년은 나주 환자들의 눈 수술을 위해 순천의 병원으로 가던 중, 광주민주항쟁을 마주하게 된다. 현지 국가의 정치적 상황에 개입을 금지하는 평화봉사단의 지침을 따를지,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력에 저항할지 심한 갈등을 하던 폴은 목숨을 걸고 산을 넘어 광주의 상황을 알리러 서울 미국 대사관으로 향한다.

폴은 광주민주항쟁 기간 동안 목격한 내용을 끊임없이 기록했다. 그것이 그가 그 경험을 감당해 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글로써 기억을 모두 쏟아내 겨우 살아갈 수 있게 되자 그는 참혹했던 그날의 기억과 메모를 한편에 미뤄놓고 삶을 지속했다. 목격자로 그 자리에 존재해야 했던 그의 마음속에 짐으로 남아있던 기억과 메모는 40년이 지난 후에야 절제된 언어로 세상에 나왔다. <5.18 푸른 눈의 증인>에는 아주 짧은 기간 한 청년의 삶과 성격을 바꾸어 버린 강력했던 한국 현대사가 담겨있다.

우리에겐 목소리가 없어. 우리의 목소리가 되어주게. 바깥세상 사람들에게 우리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주게.” 할머니는 두려움이 없는 눈으로 나를 뚫어질 듯 보았다. 나는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나는 여기에 목격하기 위해있었다. 할머니가 내게 분명한 임무를 주었다.

나는 할머니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40년이 지난 이제야, 그 책임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너무 늦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

저자: 폴 코트라이트(Paul Courtright)

미국 평화봉사단으로 한국에 파견되어 1979년부터 1981년까지 전남 나주의 나환자촌 에서 봉사 활동을 했다. 이후 열대성 질환과 안과 질환을 전공하고 공중보건 분야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20년간 이집트, 에티오피아, 남아프리카 공화국, 탄자니아에서 근무했으며, 탄자니아 모시 지역에 아내 수잔 박사와 함께 킬리만자로 안과 센터를 설립해 운영하였다.

250개가 넘는 의학 논문을 게재하였으며, 미국안과학회를 비롯해 실명 예방 분야에서 독보적인 업적을 이룬 사람에게 수여하는 다수의 상을 받았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타운 대학 의대 겸임 교수이자 영국의 실명예방전문 NGO인 사이트 세이버(SightSavers)의 트라코마 예방 사업의 고문을 맡고 있으며 현재는 아내와 함께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살고 있다.

한국과는 1981년부터 깊은 관계를 이어 오고 있으며 여러 한국 연구자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2014년에는 국제보건 및 국제개발협력 전공자들을 대상으로 연세대학교에서 ‘현장 연구와 역학’ 단기 코스를 진행하였고, 그 외에도 수 차례의 특강 등을 통해 한국의 후학 양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최근 아프리카에서의 트라코마 퇴치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영국 여왕의 초대를 받기도 했다.

사진작가: 로빈 모이어(Robin Moyer)

1980년 타임지 사진 기자로 한국에 있다가 광주민주항쟁에 관해 듣고 광주로 향했다. 이후 1999까지 타임지에서 속보와 특집 기사를 다루었고 1982년에는 레바논 팔레스타인 학살 사진으로 세계보도사진상과 로버트 카파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아시아 지역 타임지 수석 사진 작가로 캄보디아 난민, 피플 파워 혁명, 미얀마의 아웅산 수지 항쟁, 텐안문 사태 등을 취재했고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 아시아 리더들 의 초상 사진을 찍기도 했다 2014년에는 홍콩의 우산혁명을 촬영했으며 현재 홍콩에 머물면서 민주시위에 관한 도서를 만들고 있다. 이번 <5.18 푸른 눈의 증인>에 실린 그의 사진은 전량 광주민주항쟁의 미공개 본이다.

번역자: 최용주

전남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켄터키 대학교 사회학과 박사과정을 마쳤다. 1980년 광주항쟁 당시 항쟁의 기폭제 역할을 했던 전남대학교 총학생회에서 학술부장으로 활동했다. 이 때문에 광주항쟁 이후 체포되어 옥고를 치렀고, 뒤늦은 졸업 후 공공기관에서 30년간 근무 · 정년 퇴직하였다. 국방부 5.18민주화운동 특별조사위원회 조사관을 역임하고, 지금은 5.18기념재단에서 연구위원으로 봉사하고 있으며, 주로 5.18 관련 해외기록물을 발굴하고 분석하는 일을 맡고 있다.

“광주항쟁과 초국적 후원 네트워크”, “아르헨티나와 칠레의 이행기 정의 실천과 교훈,” “망각에서 기억으로, 그리고 어디로?: 브라질의 이행기 정의 실천과 교훈”, “카터 행정부의 대한정책 프레임 전환과 5.18민주화운동”, “미국의 주류언론에 투영된 광주항쟁:비판적 검토” 등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5.18 푸른 눈의 증인, Witnessing Gwangju

폴 코트라이트 / 한림출판사 248p(국문) 208p*영문), 2020. 5.

사진

1. 저자 폴 코트라이트

2. 사진작가로빈 모이어

2020년 5월 22일 , 1172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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