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베를린의 박물관 섬(Museumsinsel)

베를린의 박물관 섬(Museumsinsel)

박물관 섬은 베를린의 중심을 흐르는, 슈프레 강에 위치한 섬의 북쪽을 말한다. 섬의 남쪽은 어부의 섬(Fischerinsel) 이라 부른다.

이 섬에 ‘박물관 섬’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은 섬의 북쪽에 세계적으로 이름난 박물관들이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본래 주거지역이었던 곳이 이처럼 바뀐 것은 프로이센 왕국의 프레드리히 빌헬름 4세가 “예술과 과학”에 유독 많은 신경을 썼기 때문이었다. 많은 박물관들이 대를 거치며 프로이센 왕국의 왕들에 의해 건설되었으며 왕가의 소장품들이 1918년 이후에 프로이센 문화유산 재단(Stiftung Preußischer Kulturbesitz)에 위탁되면서 대중에게 공개되기 시작하였다.

냉전 당시 베를린이 동서로 나뉘면서 프로이센 왕가의 소장품들 역시 나뉘었으나 독일의 재통일 이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비에트 연방(소련)들에 의해 수탈되었던 것들을 제외하고는 다시 한 곳으로 모일 수 있었다. 소련이 가져간 것 중에는 1873년 하인리히 슐리만에 의해 발굴되어 터키로부터 밀수출된 프리아모스의 보물(다른 명칭: 트로이아의 황금)이라 불리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현재,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무너지거나 훼손된 박물관들에 대한 재건 작업이 한창이며, 이에 따라 소장품들의 박물관 간 이동도 활발한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베를린 신 박물관(Neues museum)의 경우 소련의 베를린 공방전 당시 폭격으로 무너져 그동안 전시품들을 베를린 구 박물관(Altes Museum)에서 전시하고 있었으나 2009년 10월 16일 전후 시작되었던 재건이 완료됨에 따라 네페르티티 왕비의 흉상 등이 다시 신 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1999년에 박물관 섬은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유산에 등록되었다.

당시 유네스코는 등제기준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베를린의 박물관 섬은 한 세기 이상에 걸친 현대 박물관 설계의 발전 과정을 보여준다. 예술 박물관의 기원은 계몽주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며, 프랑스 혁명으로 널리 퍼진 사회적 현상이다. 베를린의 박물관 섬은 도시 중심부라는 상징적 배경에서 유형적 형태로 나타난 가장 뛰어난 사례이다.”

박물관 섬의 박물관들

• 구박물관(Altes Museum)

박물관 섬에서 가장 오래된 박물관은 구 박물관(Altes Museum)이다. 1830년에 카를 프레드리히 싱켈의 감독 하에 건축되었다.

높은 토대 위에 직사각형으로 설계된 2층 건물로, 내부 정원 2개와 중앙의 원형 홀 둘레에 전시실이 배열되어 있다. 두 층으로 구성된 원형 홀에는 채광창과 돔이 갖추어져 있다. 측면과 후면의 입면도는 비교적 평범하지만, 이전의 슐로스 광장을 마주하는 면에는 사암으로 만든 이오니아식 기둥 18개와 모서리 벽기둥 12개가 지지하는 포르티코(柱廊玄關, portico)가 있다. 넓은 마룻보와 기둥이 7개 있는 계단을 통해 출입한다.

• 신박물관(Neues Museum)

1859년 싱켈의 제자였던 프레드리히 아우구스트 스튈러에 의해 완공된 신 박물관은 배치는 구박물관과 유사하지만, 구박물관의 원형 홀 대신 거대한 주 계단이 있다. 신박물관과 구박물관은 처음에 통로로 연결되었다. 구박물관에 비해 신박물관은 상대적으로 평범한 구조로 설계되었다. 이는 싱켈 학파의 건축 양식에 더 가까운 것으로, 평범한 외관과 달리 내부 장식이 호화로운 것이 특징이다.

제2차 세계대전의 전화로 외벽만 남기고 파괴되어 폐허가 되었으나, 21세기 들어 제2차 세계대전 이전 모습으로 복원되었으며 2009년에 재개관하였다. 이집트 미술과 선사시대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 국립미술관(Alte National Gallerie)

높은 마름돌로 된 블록 형태의 토대 위에 세워졌다. 직사각형 창이 있고, 건물 윗부분에는 그리스 신전 유형의 코린트식 이중 열주 성전이 있으며, 출입구가 개방되어 있다. 외부 벽에도 기둥 뒤에 직사각형 창문이 있고, 뒷면은 반원형 지붕 형태이다. 5단계의 개방된 계단은 코린트식의 기둥과 박공벽이 있는 현관으로 연결된다. 건물 전체는 네브라 지역의 사암으로 덮여 있다. 4층으로 된 건물은 직사각형의 평면 설계로 지었는데, 끝머리 장식은 반원형으로 만들었다.

지하에는 저장고와 전시장이 있고, 상층에는 전시 홀이 2개 있다. 상층은 조각, 부조, 회화 형태의 상징적 이미지로 화려하게 장식되었다. 위층 전시장은 처음에는 넓은 연회장으로 설계하였지만 현재는 전시를 위해 개조하였다. 19세기 조각에서 회화에 이르기까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 보데 박물관(Bode Museum)

신바로크 양식의 건물로, 섬의 북서쪽 끝 전망 좋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사암으로 덮여 있고 낮은 석조 토대 위에 있는 2층 구조로, 코린트식 벽기둥으로 연결되며 윗부분에는 난간이 있다. 둥근 형태의 입구 파사드는 코린트식 기둥과 개방된 둥근 아치로 장식되었다.

규모가 큰 계단이 있는 입구는 2개의 돔 중 작은 돔의 아래에 있다. 입구는 2개의 측면 부속 건물과 중앙부를 향해 있는데, 중앙부는 가로지르는 부분에 연결되어 안뜰이 5개 형성된다. 1904년에 프리드리히 박물관으로 개관하였다가, 2000년~2006년의 개수 공사 기간에 휴관하였다. 2006년 10월에 재개관하면서 조각 미술과 비잔틴 미술을 주제로 전시하고 있다.

• 페르가몬 박물관(Pergamon Museum)

이전에 중동 전시관에서 전시된 메소포타미아 유물과 더불어, 독일이 페르가몬과 소아시아의 다른 그리스 유적을 발굴하면서 크게 늘어난 고대 유물을 전시하기 위해 세웠다. 부속 건물이 3개 있는 이 박물관은 보데 박물관과 마찬가지로 슈프레(Spree) 강에서 바로 시야에 들어오는데, 규모와 비율 면에서 강과 조화를 이룬다. 중심 블록과 측면의 부속 건물에는 창문이 없는 대신 평평하고 거대한 벽기둥과 가파른 박공벽이 있다. 1930년에 개관하였다. 소아시아의 고대 도시 페르가몬으로부터 ‘페르가몬의 대제전’을 관내로 이축한 데서 박물관 이름이 비롯되었다.

다음호부터는 각 박물관들을 살펴보도록 한다.


교포신문사는 6월부터 “이달의 전시/ 독일의 Museum 소개”란을 신설, 첫 주에는 이달의 전시, 둘째, 셋째, 넷째 주에는 독일의 Museum(박물관, 미술관)을 소개한다. – 편집자주

2020년 6월 12일, 1174호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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