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베를린의 박물관 섬(Museumsinsel)의 박물관들 ②

• 보데 박물관(Bode Museum)

보데 박물관

신바로크 양식의 건물로, 섬의 북서쪽 끝 전망 좋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외관은 코린트 양식의 기둥으로 둘러쌓였다. 맨 아래층에 둥근 아치, 바로 위층에 정사각형의 창문을 규칙적으로 배치하여 장식의 묘미를 살렸다. 건축 자체가 하나의 조각작품 같다.

에른스트 폰 이네(Ernst von Ihne)에 의한 건축된 보데박물관은 1897년부터 짓기 시작하여 1904년 완공되었다. 원래 이름을 카이저-프리드리히-박물관 이었지만 독일이 분단되자 옛 동독에서 1956년 보데 박물관으로 이름이 변경되었다. 독일에서 미술관 관장의 이름을 타이틀로 내건 유일한 곳이다.

독일 미술 역사에서 빌헬름 폰 보데가 차지하는 의미는 크다.

1906년부터 1920년까지 관장으로 부임하여 베를린 국립 미술관의 성격을 정하는데 크나큰 영향을 끼쳤다. 네덜란드와 이탈리아 미술에 높은 식견이 있던 보데는 해당 작품을 집중적으로 수집하고 연구했으며 회화뿐 아니라 청동 조각상과 메달, 동전과 가구 등과 같은 조각과 실용미술에도 큰 관심을 기울었다.

당시 독일 제국의 황제 겸 프로이센의 왕이었던 빌헬름 2세(Wilhelm II)는 보데를 전적으로 신임했다. 그의 선견지명으로 사들인 미술품은 카라바조, 렘브란트, 프란스 할스 등 대가들의 작품이 주를 이룬다.

또한 조각에 관한 식견도 상당했기에, 보데 박물관에는 독일, 네델란드, 이탈리아 작가들의 조각품이 많이 전시돼 있다.

보데는 1929년 83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으며, 그의 장례식은 카이저 프리드리히 박물관에서 거행됐다. 1956년 동독 정부는 보데가 독일 미술계에 끼친 헌신과 행적을 기려 카이저 프리드리히 박물관을 보데 박물관으로 박물관 이름을 변경시킨다.

2000년~2006년의 개수 공사 기간에 휴관하였다. 2006년 10월에 재개관하면서 조각 미술과 비잔틴 미술을 주제로 전시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 독일 중세를 거쳐 이탈리아 르네상스와 바로크까지 유럽 조각의 역사를 한자리에서 보여준다. 2006년 새로이 문을 연 동전과 회화 컬렉션도 자리를 잡았다.

• 페르가몬 박물관(Pergamon Museum)

페르가몬의 대제전

이전에 중동 전시관에서 전시된 메소포타미아 유물과 더불어, 독일이 페르가몬과 소아시아의 다른 그리스 유적을 발굴하면서 크게 늘어난 고대 유물을 전시하기 위해 세웠다.

1930년에 개관된 페르가몬 박물관은 소아시아의 고대 도시 페르가몬으로부터 ‘페르가몬의 대제전’을 관내로 이축한 데서 박물관 이름이 비롯되었다.

터키 이즈미르 주의 베르가마(Bergama)에 소재하던 페르가몬(Pergamon)왕국은 알렉산더 대왕의 후계자인 리시마코스(Lysimachus) 장군의 부관 출신인 필레타이로스(Philetaerus)가 BC 5세기경 세운 왕국으로 헬레니즘 시대의 모든 그리스 도시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었다.

훗날 황제 아탈로스 3세의 유언에 따라 기원전 2세기 중반에 로마제국에 편입되었는데 로마는 바로 이곳을 소아시아라 이름 짓고 속주로 삼았다. 이후 페르가몬은 지속 번영하여 알렉산드리아와 함께 로마제국의 문화 중심지가 되었다.

페르가몬은 1878년 독일 고고학자들에 의해 발굴되기 시작하였고 발굴과정에서 제우스 제단, 아테네와 디오니소스 신전, 트라야누스 신전, 왕궁, 도서관, 극장, 병영, 아고라 등이 빛을 보게 되었으며 심지어 의학의 신 아스클레피오스의 신역에서 아스클레피온이라는 고대의 종합병원 터도 발굴되었다.

페르가몬의 대표적인 축조물로 기원전 2세기경 페르가몬 제단을 비롯하여 밀레토스 시장의 문, 이슈타르 문 등 위대한 건축물들이 그대로 옮겨지고 실물 크기로 재 축조되어 오늘날 전시되고 있다.

이 축조물에는 헬레니즘 미술의 걸작품으로서 거인들과 신들의 전쟁을 묘사한 소벽(Frieze)들로 구성되어 있다. 페르가몬 대제단은 폭이 35.64m이고 높이가 33.4m이다. 앞 계단만 해도 너비가 거의 20m이다.

영국과 프랑스만이 아니고 독일까지도 점령지의 유적이란 유적은 전부 떼어 베를린으로 가져 갔으므로 오늘날 정작 베르가마에는 남아있는 유적이 하나도 없다. 페르가몬 왕국은 기원전 3세기에 소아시아에 세워졌던 고대왕국이다. 원래 터키 베르가마 지역에 있었으나 중요한 유적들을 독일이 모두 페르가몬 박물관으로 옮겨왔다.

이외에도 페르가몬 박물관은 고대 그리스, 로마, 바빌로니아 시대의 건축물을 전시해 놓았다.

대표적인 바빌로니아 시대 전시 유물인 ‘이스타르 문’은 기원전 575년경 신 바빌로니아의 수도 바빌론 성벽의 출입구로 도시 내부로 들어가는 문 중 하나로 유일하게 온전하다. 파란 벽면에 새겨진 용과 소의 부조, 사자 그림은 살아 있는 듯하여 튼튼한 요새였을 뿐만 아니라 훌륭한 예술작품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바빌론이 폐허가 되면서 유적지는 전설처럼 전해오다 근대에 독일 고고학자에 의하여 발굴되어 재조명받게 되었다.(편집실)


교포신문사는 6월부터 “이달의 전시/ 독일의 Museum 소개”란을 신설, 첫 주에는 이달의 전시, 둘째, 셋째, 넷째 주에는 독일의 Museum(박물관, 미술관)을 소개한다. – 편집자주

2020년 6월 26일, 1176호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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