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통일 30주년기념
베를린 한반도 평화음악회
– 철저한 방역 속에 성황리에 마쳐

독일통일 30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둔 지난 10월 2일, 베를린 시내중심 가장 번화가인 쿠담거리에 있는 빌헬름황제 기념교회에서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음악회가 개최되었다. 이 교회는 2차 세계대전당시 폭격에 의해 파괴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베를린의 평화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뜻깊은 장소이기에 전쟁이 아직도 끝나지 않은 휴전상태로 분단되어있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음악회가 바로 이 장소에서 개최된다는 점도 의미가 있었다.

작년 베를린장벽붕괴 30주년기념 한반도 평화음악회를 주최했던 한독문화예술교류협회(대표 정선경)가 이 한반도 음악회를 주최/주관하고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독일지역본부도 공동주최로 참여하였다. 또한 한국문화원과 독한협회 그리고 한반도 평화를 열망하는 많은 사람들이 후원을 했다.

정선경 대표는 “통일을 이룬 독일을 보면 베를린에 사는 한국인으로서 부러울 수 밖에 없다”면서 “우리나라는 언제나 통일이 될까? 아니 최소한 평화만이라도 지속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 음악회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작은 나비의 날개짓이 세상을 바꿀 수 있듯이 오늘 여기서 연주되는 음악이 작은 평화의 메시지가 되어 저지구 반대편에 있는 남북간의 굳게 닫힌 문을 열고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봉기 한국문화원장은 “코로나로 인해 많은 문화행사가 연기 혹은 취소되는 상황에서 열리는 이 음악회가 우리에게 평화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독일통일 후 첫번째 주 북한 독일대사였던 도리스 헤어트람프(Doris Hertrampf)여사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우리 독일인들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한국 친구들을 지원해야만 한다고 전했고 전 서울 괴테문화원 원장을 지낸 독한협회 우베 슈멜터 대표는 세계적으로 듣고 이해할 수 있는 음악을 통해 남북한을 하나로 묶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면서 이 메시지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녕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끼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 음악회에는 베를린 소재의 국립예술대학교(UdK) 음대와 한스아이슬러 음악대학교(HfM Hanns Eisler) 재학생 및 졸업생으로 이루어진 20여명의 현악오케스트라가 한국과 독일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베를린 바흐김나지움 오케스트라 지휘자인 이승원의 지휘로 바르톡 Bartok<디베르티멘토 Divertimento for StringOrchestra> , 바버Barber<아다지오Adagio for Strings> , 차이코프스키Tchaikovsky<세레나데Serenade for Strings> 등을 연주하였다.

이번 한반도평화음악회를 위해 처음 모여 단 며칠만의 연습으로 서로 호흡을 맞추었지만 세계적인 실력을 갖춘 지휘자와 연주자들이다보니 관중을 매료시키는 훌륭한 연주로 큰 찬사와 갈채를 받았다.

노베르트 바스(Norbert Baas) 전 주한독일대사는 이승원 지휘자와 연주자들의 연주실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면서 다음 연주회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한 베를린 국립오페라하우스 소속 성악가인 목진학(테너)씨가 한돌<홀로아리랑>과 <그리운 금강산>을 한국어로 불렀는데 많은 한국인들은 물론 독일인들이 크게 감명을 받았다고 전해오는 것을 보면 역시 음악은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힘이 있는 또 다른 언어임이 증명된 셈이다.

작년에 같은 장소에서 7-800여 관중이 찾았던 베를린장벽붕괴 30주년기념 한반도 평화음악회와는 달리 올해에는 객석 간격유지 때문에 이메일을 통해 사전 신청한 130여 관중만의 입장이 허용되었다. 원래 음악회는 많은 관중을 초대를 해야 하고 한반도 평화음악회라는 타이틀을 건 음악회에 독일인들이 관심을 가져주는 일자체로도 참 감사한 일인데 이번엔 코로나때문에 좌석이 제한되다보니 참가신청들에게 매진을 알리는 답장을 일일이 써보내면서 많은 아쉬움을 느꼈다고 한다.

주최측은 체온계, 손소독제와 마스크를 비치하고 참석자명단을 철저하게 작성하였고 객석도 사방 1.5미터의 간격으로 조정하여 비치 하는 등 베를린 방역지침을 철저하게 지켰다. 악기를 연주하는 연주자들이나 관중들도 음악회 내내 마스트를 쓰고 연주하고 관람하는 진풍경은 아마 독일에서는 이 음악회가 거의 처음이었을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제약은 그에 그치지 않고 오케스트라 리허설 장소도 마땅이 찾을 수가 없어서 태권도장과 연주하는 교회에서 겨우 할 수 있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연습 중인 연주자들에게 추석 송편이나 단팥빵 등을 가져다주거나 음악회 개최를 위해 개인적으로 후원해주는 교민들이 있어 코로나를 핑게로 한반도 평화음악회를 중간에 포기했더라면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많은 마음을 알아채릴 수도 없었겠구나 싶어 따뜻함과 보람도 느꼈다고 정선경대표는 밝혔다.

기사제공: 한독문화예술교류협회

1190호 21면, 2020년 10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