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에세이(12)
별의 세계에는 쌍둥이가 일반적이다

사람 중 쌍둥이를 낳는 경우는 스물에 한명이 될까 말까 하지만 별의 세계에서는 세 개중의 하나는 쌍둥이라고 보면 된다. 또한 별의 집단이 은하의 경우에도 서로 쌍둥이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다. 물론 거기에는 두 쌍둥이뿐만 아니라 세쌍둥이, 네쌍둥이도 종종 있다.

밤하늘의 별 중 절반은 쌍둥이

백 년 전까지만 하여도 천문학자들은 모든 별은 태양과 같이 혼자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하늘을 보면 서로 가까이 붙어 있는 별들이 있다. 겉으로 보기에 쌍둥이처럼 보이는 별의 대부분은 지구에서 바라볼 때 같은 방향에 위치할 뿐 서로 엄청나게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실제로 두 개의 별이 상당히 가깝고 지구가 태양 둘레를 도는 것처럼 두 별이 서로의 인력으로 서로의 중심을 돌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별을 쌍성 또는 쌍둥이별이라고 한다. 쌍성 중에서 밝은 별을 주성(主星), 어두운 별을 반성(伴星)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별들이 쌍둥이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동물과 마찬가지로 별도 태어날 때부터 쌍둥이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쌍둥이별은 인력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일생동안 서로 가까이서 존재하며 죽을 때까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쌍성은 두 개 이상의 별로 구성될 수 있는데 세 개로 구성된 삼중성, 네 개로 구성된 것을 사중성이 그것이다. 동물들이 세쌍둥이, 네쌍둥이를 낳는 것과 유사하다. 대부분의 경우 쌍성을 이루고 있는 별은 그 크기가 다르다. 그러한 쌍성계의 두 별은 질량에 따라 서로 다른 일생을 보낸다. 무거운 별은 보통별의 단계를 거쳐 먼저 생을 마감하지만 가벼운 별은 더 오래 산다.

태양 가까이에 있는 별을 조사한 결과 반 정도의 별이 쌍성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은하계에 있는 별들도 대략 반 이상이 쌍둥이 별일 것으로 생각된다. 어떤 쌍성계는 두 별의 크기가 아주 심해서 쌍성이라기보다는 어미별과 새끼별의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결국 자연계의 동물과 마찬가지로 우주에도 많은 것들이 가족 또는 쌍둥이 형제로 존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쌍둥이 별의 종류

쌍성 중에서 서로의 별이 상대별의 대기나 외층(外層)의 구조, 내부구조나 진화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접근한 것을 근접쌍성이라 하고, 단순히 만유인력으로 결부되어 있을 뿐인 별은 단독의 별과 다름없이 떨어진 쌍성으로 원격쌍성이라 한다.

또한 쌍성은 관찰 방법에 따라 실시쌍성(實視雙星) · 분광(分光)쌍성 · 식(蝕)쌍성으로 분류된다.

설시쌍성은 망원경으로 보아도 두 별이 분리되어 보이는 쌍성이며 두 별이 공통중심의 둘레를 공전하기 때문에 시간과 함께 별의 위치가 변한다. 공전주기가 짧은 것은 수년, 긴 것은 수백 년 이상에 이른다.

쌍성의 궤도와 쌍성까지의 거리를 알 수 있으면 케플러의 제3법칙을 사용하여 궤도 긴 반지름과 공전주기에서 항성의 질량을 구할 수 있다. 이것은 항성의 질량을 직접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분광쌍성은 궤도운동에 따른 시선속도(視線速度)의 변화로 스펙트럼선의 위치가 도플러 효과에 의해 주기적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쌍성임을 알 수 있다. 1889년 E. C. 피커링이 실시쌍성 미자르의 주성이 분광쌍성임을 발견한 것이 분광쌍성의 최초의 발견이다.

분광쌍성의 공전주기는 1일 이하에서 10년 이상으로 널리 분포하며 수일의 것이 가장 많다.

쌍성의 두 별이 공통중심의 둘레를 돌 때 정확히 지구에서 보아 상대의 별을 가리거나 상대의 별에 가려져 쌍성 전체가 그 동안 어두워지는 수가 있다. 이와 같은 쌍성을 식쌍성이라 한다.

식쌍성과 분광쌍성 사이에는 본질적인 구분은 없고 다만 관측 수단이 다를 뿐이다.

다중쌍성은 쌍둥이자리의 α성(카스토르)이 유명하다. 카스토르는 각도로 2” 떨어진 두 2등성이 실시쌍성을 이루고 있고 그것에서 각도로 73” 떨어진 곳에 플레어별(불규칙적이고 섬광적으로 밝게 되는 별)이 돌고 있다. 이 세 개의 별은 각기 분광쌍성이나 식쌍성이며 총계 6개의 별로 된 6중쌍성이다.

태양과 목성도 쌍둥이

태양계를 보더라도 목성이 별이 되었다면 태양계도 쌍둥이별이 되었을 것이다. 목성이 현재 질량보다 몇십 배의 질량을 더하였다면 목성도 스스로 빛을 내는 별이 되었을 것이다. 태양계의 전체 질량의 99% 이상을 태양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태양을 제외한 모든 행성과 위성의 질량 중에서 3분의 2이상을 목성이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멀리서 태양계를 본다면 그는 태양과 목성만을 보게 될 것이고 따라서 태양계를 태양과 목성의 쌍둥이 별로 인식할 지도 모른다.

지구와 달도 쌍둥이

지구와 달의 관계도 행성과 위성이라기보다는 쌍둥이 행성의 관계에 가까운 측면이 있다. 달을 지구의 위성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크기가 크다. 한편 명왕성과 그의 위성 샤론의 경우에도 행성과 위성의 관계라기보다는 쌍둥이 행성이라고 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 위성인 샤론의 크기는 명왕성 지름의 절반이나 되며 샤론이 일방적으로 명왕성 주위를 도는 것이 아니라 명왕성과 샤론이 서로 같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세 개의 별이 서로 쌍을 이룬 경우도 많다. 이러한 삼중성의 일반적인 형태는 하나의 큰 별이 있고 다른 두개의 별이 조금 떨어져서 큰 별의 주위를 공전하는 경우이다. 다른 형태의 삼중성은 두 개의 쌍성이 있고 그와 한참 떨어져서 하나의 별이 그 주위를 도는 형태이다. 또한 하나의 쌍성계가 또 다른 쌍성계와 서로 중력적으로 연결되는 사중성도 있다. 이 경우 두 쌍의 쌍성이 서로의 공통질량을 중심으로 공전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5-6개의 별이 연성계를 구성하기도 한다.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도 쌍둥이 관계

별들은 서로 모여 은하를 만든다. 은하에는 수백만 개에서 수천만 개의 별이 있으며 그들은 서로의 인력으로 구속되어 있다. 쌍둥이의 관계는 은하의 세계에도 적용된다. 하나의 은하가 홀로 존재하는 경우도 있지만 두개 혹은 세계의 은하가 서로 쌍둥이 같이 존재하는 경우도 있다.

쌍둥이별과 마찬가지로 쌍둥이 은하는 맨 처음 생길 때부터 그렇게 되었을 수도 있고 태어난 이후에 인력에 의하여 쌍둥이로 되었을 수도 있다. 우리은하도 200만 광년 떨어진 안드로메다 은하와 쌍둥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1193호 22면, 2020년 11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