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5월 광주에서 사라진 청년 ‘김군’이 말을 거는 방식

-5.18 다큐 <김군> 온라인 상영 및 감독과의 대화

*올해의 가장 뛰어난 한국영화 중 한 편-이동진 영화평론가

*마지막까지 숨죽이며 지켜보게 만드는 연출의 힘-부산국제영화제 허경 프로그래머

*5.18광주민주화운동을 호령하는 새로운 시각과 다른 방식-44회 서울독립영화제 대상수상 심사평

영화 <김군>은 5.18당시 사진 한 장으로 남은 청년 ‚김군‘의 행방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로 과거 시민군이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를 연출한 이들은 모두 5.18을 겪지 않은 80년대 이후 세대로, 강상우 감독은 이 영화로 44회 서울독립영화제 대상을 수상했다. 강 감독의 첫 장편 연출인 이 작품은 또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및 제19회 <인디다큐페스티발> 초청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사진집 속 무장시민군들을 보는데,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도 모르겠고, 또 총을 들고 있으니 무섭기도 했다 (…) 5•18은 내게 무겁고 <임을 위한 행진곡> 같은 노래도 너무 예스럽게 들렸다. 앞서 만들어진 광주에 대한 영화들에도 공감하기 힘들었다. 내겐 납득할 수 없는 분노와 죄책감을 바탕으로 한 진한 감정들이 낯설었다.”고 밝혔는데, 이 영화는 바로 당시 시민군들 사이에서 ‘김군’이라 불렸다는 사진 속의 한 청년에서 출발한다.

보수논객이자 군사평론가인 지만원은 건장한 체격, 매서운 눈매의 그를 북한특수군 ‘제1광수’로 지목하고, “광주 시위는 북한군 600명이 내려와 저지른 폭동이다. 따라서 민주화 시위도 없었다”는 어이없는 주장을 펼쳤다. 지만원의 황당한 주장은 감독에게 되려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으로 다가왔고 사진 속 인물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중은 영화 전반을 이끄는 주된 동력으로 작용한다. 영화는 김군이 누구일까에서 시작하여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김군의 실체에 접근하게 된다.

영화는 내내 김군을 주제로 한 시민들과의 이야기를 따라 흘러가고, 그렇게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역사 다큐의 전형성을 유쾌하게 뛰어넘어 관객들에게 그들의 현재의 삶, 10대, 20대에 불과했던 풋풋한 시절의 생기를 선사한다. 이것이 바로 <김군>이 여느 5월 다큐와는 다른 지점이다.

80년 당시 금남로로 총을 들고 나가야 했던, ‘민주주의가 뭔지’ ‘전두환이 누군지도’ 몰랐지만 눈앞에서 사람이 죽어나가는 것에 분노했던 청년들은 그렇게 지금의 청년들과 만나 가슴을 치는 새로운 서사를 직조해낸다. 80년 5월 광주에서 열흘 동안 목도했던, 불가사의한 집단지성의 진실을 다음세대에게 어떻게 전달할지, 그리고 해마다 되살아나는 온갖 망언과 왜곡을 넘어, 어떻게 오늘의 이야기로 되살릴지 구현하는 아름다운 전이의 순간이다.

<코리아협의회>는 코로나로 인해 유네스코 등재 5.18광주민주화운동 독일 순회 사진전시회 개최가 불가능하게 됨에 따라, 영화 <김군>의 상영과 강상우 감독과의 대화시간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온라인 영화 상영은 이번주 토요일(11월 21일 19시), 감독과의 대화는 다음날인 일요일 22일, 낮 12시에 독일어 동시통역과 함께 제공된다.

글, 자료제공 <코리아협의회>

* 문의: mail@koreaverband.de (영화 무료관람을 위한 링크 안내 및 감독과의 대화 참가 접수)

1195호 12면, 2020년 11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