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신문 문화사업단의 문화이야기(67)

세계를 호령하는 한류 (5)

우리문화인 한류의 동향이 심상치 않다. 그동안 일본·동남아 등 아시아권에서의 문화주류로 세를 과시하던 한류가 이제는 세계를 호령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이 ‘다이너마이트’로 빌보드 차트를 석권했고, 영화 ‘기생충’이 칸과 아카데미 영화제를 연달아 석권하며 한국 영화의 뛰어남을 세계에 뽐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의 부상과 함께 ‘킹덤’ 등 드라마와 영화가 아프리카·중동에서도 인기를 끌고 애니메이션과 웹툰 등 신(新)한류 콘텐츠도 시장을 주도한다.

오래와 영화, 드라마를 넘어 이제는 K-Food. K-Beauty, K-Game등이 이곳 유럽에서 자리잡아가고 있다.

교포신문 문화사업단에서는 세계를 호령하는 한류를 각 부분별로 살펴본다.

K-뷰티(Beauty)

한류가 드라마, K-POP 등을 넘어 K-뷰티로 확장됐다. 아시아 국가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지에도 K-뷰티의 위력이 전해지고 있다. 유튜브에서는 ‘K-Beauty’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한국 제품을 소개하는 다양한 해외 동영상 크리에이터들을 볼 수 있다.

K-뷰티가 성행한 배경에는 한류 열풍이 큰 몫을 차지한다. 한국 연예인들과 드라마, K-POP 등이 해외에서 인기를 얻으며 자연스레 우리 나라의 세련미에 관심을 갖게 됐고, 한류 스타들의 화장법 등에 궁금증이 생기면서 한국 브랜드의 인기가 높아진 것이다. 최근에는 해외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한국 뷰티 문화를 소비하고 공유하는 등 한류 열풍을 주도하는 새로운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K-뷰티의 해외 진출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브랜드가 해외에 입점하기 시작했다. 해외 진출은 미샤가 2004년 호주에 처음 매장을 열면서 시작됐다. 이후 이니스프리가 중국에서 마케팅 활동을 진행했고, 스킨푸드, 에뛰드 하우스 등이 입점하며 국내 로드숍의 해외 진출에 박차가 가해졌다.

아모레퍼시픽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9월 말을 기준으로 해당 회사의 5대 브랜드라고도 할 수 있는 ‘설화수·라네즈·마몽드·이니스프리·에뛰드 하우스’가 운영하고 있는 해외 매장은 총 3976개로 확인됐다. (세포라 등 화장품 편집숍 입점 포함) 특히, 아시아권 매장들은 한류와 연관이 있는 글로벌 모델을 내세우는 등 한류 열풍과 마케팅 방향을 합쳐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미샤는 탈아시아권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미샤는 2012년 유럽 지역 최초로 러시아에 진출했다. ‘MISSHA’라는 브랜드명이 인명이나 러시아 올림픽 마스코트에 사용되는 등 러시아인에게 매우 친숙한 단어인 점이 단기간 인지도 확대에 기여했다.

이니스프리는 첫 해외 진출 국가로 중국을 선택했다. 이니스프리는 중국 시장에서 엄청난 성장을 보여주며 타 국내 브랜드의 귀감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뷰티 브랜드들은 사드라는 복병을 피할 수 없었고, 이는 이니스프리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타 브랜드와는 달리 이니스프리는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았다.

K-뷰티가 각광받는 이유

세계 사람들은 왜 우리나라 뷰티 제품에 주목 할까? 첫째, 한국의 ‘한국의 독특하고 혁신적인 기술’ 때문이다.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인 BB크림과 CC크림은 우리나라만의 독보적이고 자연스러운 색상으로 주목을 받았으며 세포라 등 해외 유명 매장에서 판매 1위를 기록한 전적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쿠션 파운데이션은 휴대하기 간편한 점과 촉촉함 등의 장점을 어필하며 이미 세계 뷰티 브랜드에서 론칭하는 주력 제품이 됐다.

둘째,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한국 제품들은 우수한 품질을 보여주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일례로, 아세안(ASEAN)지역에서 태국은 가장 큰 시장으로 손꼽히는데, 방콕의 라네즈 매장에서는 설화수와 같은 고급 브랜드가 미국의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라 메르와 샤넬과 비교될 정도로 사용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셋째, ‘독자적인 브랜드 컨셉’ 때문이다. 한국의 뷰티 브랜드들은 케이스나 분위기만 봐도 연상이 될 정도로 브랜드마다 독특한 각자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에 덧붙여 신제품이 출시되면, 제품에 대한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을 활용해 홍보한다. 우리나라 브랜드만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K-뷰티의 차별점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K-뷰티의 미래

그동안 K뷰티는 혁신적인 제품과 한류의 세계적인 확산을 토대로 글로벌 트렌드를 선도했고, 우리나라는 세계 화장품 수출 4위 국가로 성장했다.

화장품산업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연간 수출 실적 최대치를 기록하며, 국내 수출과 일자리를 견인했다. K팝, 드라마, 방송 등을 통한 한류 확대로 국산 화장품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올해도 수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K뷰티야말로 한국의 미래 먹거리 가운데 가장 각광받고 기대되는 산업이다.

K뷰티의 성공 요인은 여러 가지다. 그동안 한류 열풍과 맞물려 수출 시장을 다변화한 게 주효했다. 지속적인 제품 개선 노력으로 다양한 브랜드를 개발했고, 그중에도 기능성 화장품을 꾸준히 내놓은 게 효과를 봤다고 한다. 정부의 전략적인 지원과 기업의 현지 맞춤형 마케팅 전략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일등공신이다.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시장은 인구가 많을 뿐 아니라 한류 인기도 아직 높다. 마케팅 효과가 크고, 젊은 세대 사이에서 한국식 메이크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K뷰티는 대한민국의 경제적 가치 창출과 국가 위상을 높이는 데 크게 이바지하는 선도산업임에 틀림없다.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인 K뷰티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아시아 시장을 넘어 아직은 수출 비중이 작은 미국, 유럽 등 세계시장 공략을 본격화해야 한다. 앞으로도 우리의 앞선 기술력과 체계적인 기술 개발, 품질 관리를 바탕으로 제품 신뢰도를 더욱 높여나가야 할 것이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K뷰티 산업화 모델을 찾는 데 국가적 역량을 모아야만 할 때이다.

1240호 23면, 2021년 10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