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승 한의사의 건강칼럼(77)

나는 어떤 茶(차)를 마셔야 될까? ④

사람들은 차를 즐겨 마신다. 차의 멋과 향기는 깊고 오묘하다. 차를 흐트러진 마음으로 정성 들리지 않고 끓이거나 마시면 차맛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정성을 들려 끓이고 마셔야 진정한 차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한약은 치료하는 처방을 여러 가지 약재를 조제하여 효과를 더 높이게 하지만, 한 가지 차라도 나에게 이로운 차를 마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여 어쩜 독일에서도 구할 수 있고 고국에서 가져온다 해도 전문성이 필요하지 않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차를 위주로 소개한다. 대체적인 내용을 소개한 것이기 때문에 독자들은 그냥 참고삼아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치료를 해 보면 어떤 이론과 100%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는 것이 드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론을 알고 적당한 차를 선택한다면 본인에게 이롭지 않을까 생각된다. 사실 자연의 산천초목이 차가 아니고 약재가 아닌 것이 없다고 한다. 잘 마시면 약이 되고 잘 못 마시면 독이 되는 것이 우리 주위에 있는 초목이다.

肝(간) 膽(담)에 좋은 木茶

木이란 五行의 한 요소이자 계절로는 봄이며 방위로는 동쪽, 별은 목성이고 색깔은 녹색이다.

성질은 온화하되 바람을 일으킨다. 더 세분화 해본다면 하루 중 아침의 기운이고 五味(오미)중 酸(산-신맛)인데 오곡 중에는 밀, 녹두 등이 있고 오장육부로는 간, 담의 근원이 된다.

건강 상태는 힘줄과 눈, 손톱, 발톱에 나타나며 성질은 착함이 본질이지만 속성은 분노의 상징이다. 간, 담이 허약하면 木에 속하는 자연과 음식, 차를 즐겨 마셔라 권하고 싶다. 木의 기운을 온몸에 받아서 간, 담의 활력을 넘치게 하고 간담의 정기를 보양하는 음식을 먹을 것을 권한다는 말이다. 차는 근본적으로 한약재에 속한다. 따라서 간, 담에 좋은 차를 마시면 허약한 간, 담을 강건하게 하여 병을 예방해주고 병을 치료해 줄 것이다.

구기자(Chinesischer Bocksdorn) – 이곳 독일에서도 많이 서식되는 구기자나무는 필자가 보면 주로 Autobahn 중앙 분리대 대용으로 많이 심어져 있는 것을 보고 참 아깝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담장이나 집 울타리로 심어져 있기도 하며 고국에서는 전국 각지에 분포되어 있는 나무다. 6-9월에 자주색 꽃이 피고 가지는 황회색이다. 이곳 독일에서도 인터넷이나 Reformhaus 또는 식품점에서 Goji Beeren으로 많이 판매되고 있다.

구기자는 무병장수한다는 말이 어울릴 만큼 다양한 약리 작용을 가지고 있다. 간 기능을 활성화하고 신장의 기능을 돕는 약재로 한약으로도 많이 쓰이는 약재며 血(혈액)을 보충시키며 간병을 치료하는 약재로, 눈을 밝게 하는데 국화와 같이 많이 사용된다. 얼굴빛을 맑게 하고 강장제는 물론 당뇨, 폐결핵에도 좋다. 뿌리의 껍질은 地骨皮(지골피)라는 약재로 부스럼 병에 효과가 있고 해열작용이 강해서 열로 인한 吐血(토혈)이나 衄血(코피)지혈하는 작용이 강하며 肺陰(폐음)이 부족해서 나타나는 해수에도 효과가 좋다. 잎은 당뇨에도 효과가 있으며 어린잎에서 나오는 단백질은 자양 강장, 피로 회복에 효과적이며 잎에는 모세혈관 등의 혈관 벽을 튼튼하게 해주는 기능은 물론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비타민 C가 풍부하다. 소주 1,8 리터 구기자 200g, 꿀 350g 정도를 넣고 어두운 곳에 밀봉해뒀다가 2개월 후부터 매일 30g정도를 잠자기 전에 한잔씩 마시면 정력이 강화된다.

차를 만드는 방법은 구기자 또는 구기자 잎은 물에 씻어 물기를 뺀 다음 용기에 넣어 물을 붓고 약한 불로 은은하게 오래 달인 후 건더기는 걸러내고 약간의 꿀을 타서 마시면 된다. 그냥 주전자에 구기자와 물을 넣어 끓인 다음 음료수로 그냥 마셔도 좋다. 만일 구구한 맛을 원하면 구기자나 잎을 씻은 다음 약간 닦아서 끓이면 구수한 맛이 난다.

▷ 모과(Chinesische Quitte) – 이곳 독일에서도 많이 서식하고 있는 있으며 시중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열매다. 간의 氣(기)가 막혔을 때 통하게 하고 근육의 경련을 줄여준다. 濕(습)과 風(풍)을 제거해 주는 한약제로 쓰이며 소화불량이나 근육에서 오는 통증에도 많이 처방되기도 한다. 9-10월 잘 익었을 때 채취해야 향기도 좋고 약효도 뛰어나다. 설탕에 절여서 밀봉했다가 3개월 후에 차로 마시면 피를 맑게 해 피부가 윤택해 진다. 근육을 튼튼하게 해주며 구역질이 날 때도 멎게 해준다. 열이 있을 때 달여 마시면 열을 내려주고 감기에도 좋다. 위를 따뜻하게 해주고 습을 제거하여 설사를 멎게 하는 약성이 있다. 차는 물 2 Liter에 마른 모과 40g, 계피 5g을 넣고 15분 정도 끓인 다음 약간의 꿀을 넣어 수시로 마시면 된다. 필자는 싱싱한 모과를 술에 담가 놓았다가 손님이 오면 한잔씩 권했는데 맛과 향도 좋고 관절통이나 기침에도 좋아 즐겨들 마셨다.

2019년 9월 6일, 1137호 2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