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승 한의사의 건강칼럼(80)

나는 어떤 茶(차)를 마셔야 될까? ⑦

사람들은 차를 즐겨 마신다. 차의 멋과 향기는 깊고 오묘하다. 차를 흐트러진 마음으로 정성 들리지 않고 끓이거나 마시면 차맛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정성을 들려 끓이고 마셔야 진정한 차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한약은 치료하는 처방을 여러 가지 약재를 조제하여 효과를 더 높이게 하지만, 한 가지 차라도 나에게 이로운 차를 마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여 어쩜 독일에서도 구할 수 있고 고국에서 가져온다 해도 전문성이 필요하지 않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차를 위주로 소개한다. 대체적인 내용을 소개한 것이기 때문에 독자들은 그냥 참고삼아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치료를 해 보면 어떤 이론과 100%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는 것이 드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론을 알고 적당한 차를 선택한다면 본인에게 이롭지 않을까 생각된다. 사실 자연의 산천초목이 차가 아니고 약재가 아닌 것이 없다고 한다. 잘 마시면 약이 되고 잘 못 마시면 독이 되는 것이 우리 주위에 있는 초목이다.
 

▷ 심장과 소장에 좋은 火茶

火는 열의 일체를 주관하며 대변한다. 계절은 여름이며 하루 중에 낮, 방향은 남쪽이며 별은 화성이고 색깔은 붉은색이며 기후로 따지면 더위다.
인체에는 심장과 소장이 火에 속하고 五味(오미)는 쓴맛이며 五穀(오곡) 팥, 수수, 옥수수 등이 이에 속한다. 그 외에도 火의 성질로 분류되는 자연계의 동식물들이 있다. 이처럼 화에 속하는 천지의 모든 것들은 그 동질성으로 인하여 사람의 심장과 소장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를테면 심장과 소장이 허약하다는 것은 火의 기가 약하다는 뜻이다. 즉 열이 부족해 몸이 차므로 남쪽과 여름, 낮 그리고 쓴맛, 붉은색, 더위 등을 통하여 심장과 소장의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반대로 심장과 소장이 크고 실하면 火氣가 많아서 몸에 열이 많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자연의 火에 속하는 것들은 심장과 소장에 해를 끼치니 조심해야 되고 심장과 소장이 허해서 나타나는 증상을 가진 사람은 火에 속하는 자연에 순응을 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심장과 소장이 허한 체질을 위해서 火茶를 소개한다.

▷ 麥門冬(맥문동 – Lilientraube)

心氣(심기)가 모자라는 것을 보양해주며 음기가 허해서 나는 허열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補陰劑(보음제)다. 정신을 안정시키고 당뇨에도 효험이 있다. 解熱(해열), 消炎(소염), 鎭咳(진해), 去痰(거담), 利尿(이뇨), 强壯(강장), 抗菌(항균)작용이 강하며 특히 여름철 열대야로 잠을 못 이룰 때 열을 식히고 갈증을 해소하고 정신을 안정시켜 도움을 준다. 여름에 항상 기운이 없고 모든 일에 의욕이 없으며 허열이 많아 식은땀을 흘리며 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하며 폐가 허해서 호흡이 가쁘고 기침을 안고 사람들은 ‘생맥산’(맥문동, 인삼, 오미자)이란 처방을 달여서 마시면 효과가 좋다. 동의보감에 “맥문동은 사람의 기를 도우며 심장의 열을 내리고 폐를 깨끗하게 해서 기능을 도와준다.”라는 기록이 있듯이 기침과 천식을 예방해 주는 효과가 있으며 산모가 젖이 나오지 않을 때 차로 달여 마시면 효과도 볼 수 있다. 외에도 정신을 맑게 하고 혈맥의 기를 도우며 원기를 보충해주고 겨울철 체력증진에 좋으며 鎭咳(진해)작용이 있어 만성 해수나 천식이 있는 노인들에게 좋으며 신경통, 류머티즘에도 효과가 좋다. 맥문동은 인삼과 2:1의 비율로 같이 끓여 마시면 효과가 훨씬 좋다. 여름철에는 차게 겨울철에는 따뜻하게 해서 마신다.

▷ 遠志(원지-Kreuzblumen)

심장 기능을 굳게 하며 安神(안신) 祛痰(거담) 消炎(소염)작용이 있으며 여성의 자궁을 수축시키는 작용이 있으며 건망증이나 불안증, 공항장애 증상, 우울증에도 많이 처방되는 약재이기도 하다. 빈혈에 효과가 좋으며 몸이 허약해져 신경이 예민할 때 마음을 안정시켜주고 불면증에도 효과가 좋다. 맛은 맵고 쓰며 성질은 따뜻하다. 가래 섞인 기침을 할 때 가래를 제거해주어 鎭咳(진해)의 효과가 있다.
또한 남자의 성기능을 높이고 정액이 많아지도록 하며 특히 원지의 잎은 정액을 보하고 음기를 보충하며 허약에서 생기는 남성들의 夢精(몽정)을 치료하는 효능이 강하다.
아주 오래된 중국의 본초서를 보면 자중이라고 하는 사람이 오래도록 원지를 복용한 결과 슬하에 37명의 자녀를 두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만큼 원지가 남성들의 정력을 높이고 떨어진 기력을 되찾게 하는 강정 작용이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라 하겠다.
또 원지는 탁한 혈액이 심장에 쌓이지 않도록 하는 효능이 있어, 갑자기 경련을 일으키거나 사지가 오그라들며 발광하거나 정신이 혼미해지면서 정신을 잃는 증상을 예방한다. 새로운 연구결과 항암작용이 있다는 발표가 있다. 뿌리를 건조해서 차로 만들어 마신다.

2019년 10월 11일, 1142호 2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