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상사와 개인사업가를 위한 김병구회계사의 세무상식(261)

교포신문사는 독일 진출 한국상사들과 한인 개인사업가들을 위해 독일 공인회계사인 김병구회계사의 세무상식을 격 주간으로 연재한다. 김병구 회계사는 1999년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경영학석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세계적인 회계법인인 PWC 회계사로 근무하며 2006년 11월 국가시험에 합격하여 공인회계사의 자격을 획득하였다.

현재 김병구회계사는 FIDELIS Accounting GmbH Wirtschaftspruefungsgesellschaft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Tel. 06196-7766610

독일에서 창업하기 (15)

– 신설법인의 수입, 수출, 판매 활동

창업자 홍길동은 법인의 설립절차와 동시에 구매, 수입, 수출, 판매 활동을 꾸준히 준비하였다. 그러나 막상 한국에서 보낸 물품이 독일 Hamburg 항구에 도착하여 수입해야 하는데 문제가 발생하였다. 또한, 독일에서 구매한 물품도 EU 국가의 고객사에게 판매하려고 하니, 역시 일이 꼬이기 시작하였다. 신설법인의 수입, 수출, 판매 활동 관련 주의해야 할 사항에 대해 알아 보도록 하자.

홍길동은 7월 15일 독일 공증인 사무실에서 신설법인의 정관 (Gesellschaftsvertrag 혹은 Satzung) 을 서명하였고, 7월 22일 법인계좌를 개설하고 자본금이 입금된 은행명세서를 공증인에게 보내고, 공증인은 당일 모든 설립자료를 법원에 제출하였다. 법원의 내부 검토후 8월 10일 등기 완료되었다. 그 이후 홍길동은 세무청에 신설법인의 납세번호 신청서를 등기부등본과 함께 제출하였다.

8월 10일 현재 신설법인이 등기 완료된 것이지, 아직 세무청에 납세번호 (Steuernummer) 나 부가세 ID 번호 (Umsatzsteuer-Identifikationsnummer) 를 받지는 않은 상태다. 납세번호와 부가세 ID 번호는, 세무청에 세적등록과 납세번호 신청서 (Steuerlicher Erfassungsbogen) 를 제출한 후 세무청의 내부 검토 후 받게 되는 번호다. 납세번호 신청서 제출시 함께 제출해야 하는 구비서류가 많은데, 그중에 하나가 등기부등본 (Handelsregisterauszug)이다. 즉, 신설법인이 등기 완료되기 전 납세번호를 받는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

홍길동이 한국에서 주문한 물품이 8월 12일 Hamburg 항구에 도착하였다고 하자. 수입신고를 해야 통관이 되는데, 수입신고시 요구되는 번호가 EORI 번호다. Economic Operator Registration Identification 이라는 뜻으로, 우리나라의 통관 고유부호와 비슷한 번호다. 그러나 EORI 번호를 신청하려면 요구되는 번호가 납세번호와 부가세 ID 번호이다. 결국 홍길동의 물품은 우선 납세번호가 발급되기 까지는 통관을 못하게 된다.

부지런한 홍길동은 이 건과는 별개로 독일 이내에서도 다른 물품을 구매했다. 참고로 독일 이내에서의 구매는 신설법인의 납세번호 발급 이전에도 가능하다. 홍길동의 경우, 정관을 서명한 7월 15일부터 국내 (=독일) 구매 활동이 가능하다. 이 물품을 프랑스에 있는 고객사에게 판매할 계획으로 계속 추진하였다. 여러 미팅 결과, 결국 고객사가 계약까지 체결하여, 홍길동은 신이 났다. 첫 매출이 발생할 줄 알았으나, 어뚱한 데에서 문제가 발생하였다.

독일에서 프랑스로 물건을 판매하는 것을 독일 세법상 „EU 역내 매출“이라고 한다 (innergemeinschaftliche Lieferung). 모든 EU 역내 매출시, 매출 인보이스에 필수적으로 기입해야 하는 정보가 있다. 판매 업체의 부가세 ID 번호와 구매 업체의 부가세 ID 번호를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 이중 하나의 정보라도 없으면, 이 인보이스는 세법상 인정을 받지 못한다. 따라서 홍길동은 신설법인의 부가세 ID 번호가 나오기 전, EU 역내 매출을 할 수 없다.

또한, 이와는 별개로 홍길동은 이태리 업체에서 물품을 구매할 계획이다. 좋은 조건으로 구매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였으나, 역시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태리 업체가 홍길동 회사의 부가세 ID 번호를 요구하는 것이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이태리 업체도 EU 역내 매출시, 매출 인보이스에 판매 업체와 구매 업체의 부가세 ID 번호를 기재해야 하는 것이다. 때문에 반드시 구매 업체의 부가세 ID 번호를 요구하게 된다. 결국, 홍길동은 (독일을 제외한) 물품 구매 활동도 불가한 것이다.

참고로 독일내에서의 판매시 (= 국내 매출), 매출 인보이스에 판매업체의 부가세 ID 번호는 요구되지 않지만, 납세번호는 기재되어 있어야 한다.

때문에 창업자들이 영업활동에 열심히 몰두하는 것은 좋지만, 납세번호와 부가세 ID 번호를 받을 때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하여 하루 빨리 법인설립 절차와 세적등록 절차를 신경써서 진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2020년 1월 24일, 1155호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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