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전문가 협회 KIPEU 의 지식재산 상식 (11)
파란만장한 지식 재산권의 침해 현장 국제 전시회를 살펴보다

1: 전주곡 (도입부)

전시회(Messe)의 역사를 추적하자면 이미 9세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번잡한 프랑스 수도 파리를 잠시 벗어나 잠깐 북쪽으로 길을 돌리면 오늘날 생드니(St. Denis)라고 불리는 도시에 이르게 되는데, 바로 이곳이 메로베우스 왕조(Merowinger)가 지금의 산업전시회와 비슷하게 물건을 보여주고 거래하기 위한 이벤트를 벌였다는 첫 번째 증거를 찾을 수 있는 역사의 현장이다.

정보통신전시회(CeBIT)도 더는 개최되지 않고, 국제 모터쇼(IAA)도 2021부터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지 않기는 하지만 (이렇게 되리라고 몇 년 전에 누가 상상이라도 할 수 있었을까?), 오늘날 전시회는 현대 비즈니스 라이프에서 빼려야 뺄 수 없는 필수 요소이다.

특히 국제적으로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전시회는 마치 자석처럼 업체뿐만 아니라 방문객을 전시회장으로 불러 모은다. 예를 들어, 의료산업제품과 서비스를 망라하는 전시회인 Medica는 의료 분야에 있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손꼽히는데, 2019년에는 무려 121,000명을 넘는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인 참관객이 이 전시회를 찾았고, 참가업체도 약 5,500개에 이르렀다. 세계 최고를 자부하는 하노버 산업전시회(Hannover Messe)에는 2019년에 215,000명의 관람객과 75개국 6,500개 기업이 참여했다.

전시회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기까지는 그 뒷면에 전시회 부스 시공업체에서 시작하여 전시회 안내원 서비스 및 번역사무실에 이르기까지 전시업무를 지원하는 수많은 서비스 업체가 있다.

주요 국제 전시회장은 호텔, 택시 운전사 및 레스토랑이 연간 산출계산을 하는 데 중요한 변수가 된다. 또한, 보통은 영업 금지일인 일요일에 예외로 상점 문을 열 수 있는 소위 열린 일요일을 결정하는 데도 주요 국제 전시회는 큰 영향력이 있어, 전시회장 인근 도시들은 열린 일요일을 전시 일정에 맞추는 것이 예사이다.

무엇보다도 업체는 전시회에 참여해 전시 부스를 통해 기업의 이미지와 브랜드 및 제품을 매력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상당한 금전과 시간을 투자한다. 전시장의 부스는 회사를 상징할 뿐만 아니라 제품과 혁신을 보여주는 진열창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전시회는 종종 신제품 발표 및 특별 광고 캠페인을 위한 무대로도 이용된다. 여기가 기존 고객을 만나고 새로운 고객을 얻을 장이 되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동시에 주문하고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짧은 기간에 비즈니스를 하고 사교를 할 수 있는 기회는 전시회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

전시장에 법원 집행관이 변호사 및/또는 변리사를 동반해 나타나 느닷없이 종잇장을 들이대면, 특히 외국 기업의 처지에선 매우 당황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전시한 물품을 압수하거나 해당 물품의 전시를 금지하는 경우 이러한 당혹스러움은 공포와 경악으로까지 연결된다. 그러면 전시회를 통해 이루려던 목적은 꿈처럼 사라지게 되고, 실상 해당 업체한테 전시회는 끝났다고 볼 수 있다.

이 배후에는 전시회가 구체적으로 시장을 모니터링하고 경쟁 업체와 제품을 몰아내는 목적으로 흔히 이용된다는 사실이 숨어있다. 흥미로운 점은 일반 기업뿐만 아니라 로펌도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한다는 점이 아닐까?. 경쟁대상이 될 수 있는 모든 업체를 한눈에 살펴보고 제품을 차려둔 밥상처럼 일일이 시험하는 것이 여기보다 더 쉬운 곳이 어디 있는가?

특허, 실용신안, 상표 및 디자인 그리고 공정경쟁권과 같은 지식 재산법 관련 침해가 인정되면, 전시회 기간에 경고장(Abmahnung), 가처(Einstweilige Verfügung)분 또는 소장(Klageschrif) 등이 전시장 부스에 송달되거나 집행된다.

예를 들어, 독일 남부에 소재한 한 법률사무소는 2019년 Medica전시회에서 단 하루 동안 20개 이상의 전시 업체에 경고장을 전달하거나 법원 집행관을 통해 가처분 통지를 했다고 한다. 또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어느 법률 회사는 Ambiente 2020에 가서 특정 디자이너 식기 및 그 모조품을 자진해 조사한 후, 이러한 결과를 가지고 오리지널 제품 제조업체를 자청해 찾아갔다고 한다. 이에 대응한 법적 후속 절차에 관한 위임권을 받기 위함임은 뻔하다.

상당수 기업은 전시회에서 경쟁사가 지식재산권을 침해했음을 입증하고 이에 대해 법적 조처를 하기 위해 사전에 철저하게 조사하고 이에 대비한다.

전시회장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지식 재산권자가 자신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무엇을 하며, 어떤 법적 조처를 하는지는 앞으로 네 차례에 걸쳐 계속될 기사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

“파란만장한 지식 재산권의 침해 현장 국제 전시회를 살펴보다” 연재 안내

1편: 전주곡 (도입부)
2편: 지식 재산권 침해 = 침해 대상 +침해행위(?)?
3편: 경고란 실제로 무엇인가?
4편: 가처분, 지금부터는 정말 심각해진다!
5편: 가처분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페터 리 (Peter Lee) 변호사
지식재산권 전문 변호사, 법률학 석사, 변호사 사무소: 뒤셀도르프 소재
연락처:   www.rechtsanwalt-lee.de |                   kanzlei@rechtsanwalt-lee.de

교포신문사는 유럽 및 독일에 거주.생활하시는 한인분들과 현지에 진출하여 경제활동을 하시는 한인 사업가들을 위해 지식재산 전문단체인 “유럽 한인 지식재산 전문가 협회” [KIPEU, Korean IP (Intellectual Property) Professionals in Europe, 회장 김병학 박사, kim.bhak@gmail.com] 의 지식재산 상식을 격주로 연재한다. 연재의 각 기사는 협회 회원들이 집필한다.
KIPEU는 지식재산 분야에서 한국과 유럽의 교류 및 협력 증진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공익단체로서, 유럽내 IP로펌 또는 기업 IP 부서에서 활동하는 한인 변호사/변리사 등의 지식재산 전문가들로 구성된 협회이다.

2020년 6월 19일, 1175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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