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승 한의사의 건강칼럼 (101)

전립선 질환 ➀

요즈음 전립선 질환으로 찾아오는 나이 드신 어르신 들이 참 많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전립선 암이나 비대증상 때문에 소변을 보는데, 또 성생활을 하는데 무척이나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의사의 권유로 암이나 비대증상을 수술하고 나면 소변을 참지 못하고 옷에 저리는 증상이 생기는가 하면 성생활 장애도 올 수 있어서 수술은 참 조심스럽게 결정할 문제다.

고령이 되면서 나타나는 남성들의 신체기능 이상 징후중 소변보는 게 불편해지고 또 점점 잃어가는 성기능 문제는 대표적인 증상이라 할 수 있겠다. 이 두 문제는 나이가 듦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대부분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어서 그 누구도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때문에 독일에서는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전립선에 대한 진단을 2년마다 한 번씩 받을 것을 권하고 있다.

만일 상태가 심해져서 치료를 받다보면 어쩔 수 없이 성기능에 장애를 겪게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미리서 진단하고 치료하는 방법은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전립선암이 발생해 전립선을 통째로 들어내야 하는 경우에는 발기신경의 손상이 동반되어 수술 후 성기능의 일시적 혹은 영구적인 장애가 오기도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로봇이나 복강경을 이용한 수술 방법으로 그 비율이 현저히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전립선암 수술 후의 성기능장애는 암을 치료하는 의사나 성의학자에게는 극복해야할 난제이다.

암이 아니더라도 전립선 비대증의 치료를 위해 쓰이는 약물 중에 전립선의 크기를 줄이는 약도 전립선비대증의 치료에는 효과적이지만 성욕을 감퇴시키거나 사정할 때 방출되는 정액 량이 줄어드는 부작용을 가지고 있다. 또한 내시경으로 전립선을 절제하는 시술을 받는 경우, 혹은 전립선요도를 확장시키는 약제를 복용하는 경우에는 약의 부작용으로 장애가 오기도 한다.

남성호르몬이 부족해 성기능장애가 있는 환자에서 남성호르몬을 보충하는 치료를 하다가 치료용량이 과도한 경우 기존의 전립선비대증이 있는 환자들은 소변보기가 불편해 지는 경우도 생긴다.

반대로 전립선비대증을 적절히 치료해 소변보기가 수월해 진 환자들이 별다른 치료 없이도 성기능의 개선효과를 느끼기도 하고, 성기능개선을 위해 발기부전치료제를 복용한 환자가 전립선비대증 치료를 하지 않았는데도 소변보기가 수월해 졌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는 예도 있는데 이것은 남성들에게 전립선이 소변보기와 성기능에 그만큼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다.

전립선에 대한 이해를 좀 더 돕고자 한다. 전립선은 남성의 방광 바로 밑에 있으며 약 15g 정도 되는 밤톨모양의 부드러운 조직체다. 그 사이에 구멍이 뚫려 있는 곳으로 요도가 지나가서 전립선이 비대해 지거나 염증이 생기면 소변을 보는데 이상이 생기게 되며, 성기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 전립선은 고환, 정낭과 함께 생식기능을 가능하게 하는, 성 부속 기관 중의 하나로 정액의 30%를 생산하고 정자에 영양을 공급해 활성을 주며, 정자의 운동성을 높이고 여성 나팔관의 강산성 농도를 중화시켜 수정이 잘 되도록 돕는 역할도 한다.

전립선은 하복부 앞부분에 있는 분비샘이라는 뜻을 가진 섬유근 조직으로 이루어진 기관으로 아기 때에는 발견하기 힘을 정도로 작지만 사춘기가 되면서 남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조금씩 커지게 되며, 성인이 되면 15-20g 정도가 되는 것이다. 50대 이상이 되면 노화현상으로 인해 차츰 커져 50대 이상 남성의 50% 이상이 전립선 비대증을 경험한다. 선천적으로 고환이 없거나 후천적으로 제거한 사람의 경우에는 전립선 비대증이 나타나지 않는 다고 한다.

전립선은 물혹(Zyste)이나 결석이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전립선염과 전립선 비대증 그리고 전립선암이 가장 흔한 질환이다. 전립선암의 경우는, 서양 남성에게 흔한 암의 일종으로 높은 사망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인의 경우 서양인에 비해 전립선염이 많고, 전립선암의 빈도는 매우 낮은데, 최근 노인 인구의 증가로 인해 전립선 비대증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의학에서는 전립선염이 세균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여긴다. 특히 장내 세균과 녹농균이 가장 큰 원인이 되는 걸로 알려져 있다. 대게 요도염이 있는 경우 세균이 전립선으로 펴져 감염되며, 소변이 감염돼 전립선으로 역류하면서 발생한다고 한다. 하지만 현대의학에서도 정확하게 규명하지는 못하고 있다. 전립선의 경우, 세균에 의한 감염보다는 오히려 비세균성 염증이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데 비해 아직까지 그 원인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립선염은 보통 급성, 만성, 세균성 전립선염, 전립선종, 무증상 전립선염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중 세균성 전립선염은 10%정도 이며 불결한 성생활로 인해 생기는 전립선염이 생기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전립선을 세균에 의한 질병으로 분리하기는 무리가 따른다는 이야기다.

전립선 분비액을 현미경으로 검사해서 염증세포인 백혈구가 기준치보다 많을 경우 전립선염으로 진단하는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비염증성 만성전립선염이 훨씬 더 많다. 전립선염의 원인은 스트레스, 긴장, 방광과 전립선의 기능이상일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것은 양방과 한방의 큰 차이가 없다.

동양의학에서는 전립선염을 문란한 성생활과 음주와 음식 등, 건강하지 못한 생활습관과 많은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문란한 생활습관 때문에 간 기능이 악화되어 신장까지 영향을 주어 전립선염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외에도 포경수술을 하지 않거나 불결한 성생활로 인해 오염되는 경우도 있으며 과도한 스트레스나 선천적인으로 허약할 경우 면역이 약해 전립선염을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자전거나 승마 등으로 회음 부를 지나치게 압박하는 운동의 영향도 미치기도 한다.

여성들이 하복부를 너무 차게 관리를 해서 방광염이 생기는 것처럼, 차갑고 습한 곳에 너무 오래 머무르거나 햇볕을 많이 쪼이지 못해서 신장기능이 떨어지는 경우도 전립선염에 노출될 수 있다. 옛적에는 남성들의 오줌발을 보고 사위를 고른다는 말도 있었다. 오줌발이 담을 넘어야 건강하다며 오줌발이 멀리 나가는 시합을 한 기억도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전립선 질환으로 고통을 호소하게 되면서 ‘나이가 먹어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남자 공중화장실을 가보면 성기 높이로 소변기가 분명히 부착되어 있는데도 소변기 밑이 젖어있고 소변으로 얼룩진 자국들이 많다. ‘일부러 거기다가 소변을 보지는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필자도 많이 했었다.

동양의학에서는 전립선 질환은 신장의 기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처방을 할 때면 우선 신장을 강하게 해주는 처방에다 몇 가지 약제를 가감해서 처방한다. 신장이 하는 일이 그만큼 중하다.

1190호 25면, 2020년 10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