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승 한의사의 건강칼럼 (108)

中風(중풍) ➀

노령시대로 접어든 이곳 동포사회에 동포들의 사망소식이 자주 들려온다. 요즈음은 코로나 19 때문에 장례식조차 가보지 못하고 그냥 아쉬운 이별을 하는 경우가 참 많다.

사망원인 1위가 암, 2위가 심장질환이라면 뇌에서 오는 질환은 살아있는 동안 일상생활을 참 힘들게 하고 주위사람들을 힘들게 한다. 뇌와 관계가 있는 질환은 치매, 파킨슨, 그리고 중풍이라고 말 할 수 있는데 중풍은 심한 경우에는 뇌사 생태가 되어 의식을 잃고 기계에 의해 호흡을 하는 식물인간이 되거나 또 식물인간은 아니지만 일어나지도 못하고 대소변을 받아내고 음식도 먹여주어야 되는, 본인 스스로가 활동을 할 수 없어 가족이나 주위사람들의 도움이 있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후유증이 남게 된다.

후유증이 그렇게 심하지 않아서 보행과 언어에 약간의 불편함만 있는 환자들은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치매나 파킨슨처럼 뇌의 흐름에 의해 뇌기능이 약해져서 찾아오는 것은 아니지만 뇌의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사고로 찾아오는 중풍은 현대의학에 말하는 뇌졸증이다.

中風(중풍)의 가운데 中자는 중국 고대어로 ‘침입을 받다’라고도 해석이 된다. 다시 말하면 바람의 침입을 받아 생기는 병이라는 의미로 중풍이라 불리는데 한방에서는 중풍의 원인으로 風(풍), 火(화), 痰(담), 虛(허)등으로 인한 인체 생리현상의 부조화에 의해서 발생한다고 본다.

다른 병도 마찬가지지만 중풍을 앓고 나면 100% 회복되기란 쉽지 않다. 특히 나이가 들어서 중풍을 앓고 나면 회복이 정말 어렵다. 뇌의 어느 한곳이 상하게 되어 뇌가 제 기능을 다 할 수가 없기 때문에 행동이나 언어, 또 정신적인 활동장애가 후유증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이런 질환들은 나이가 들어 신진대사가 원활하게 이루어 지지 않아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일상적인 생활환경과 생활습관에 많은 영향을 받고 예방을 하지 못한 본인들의 책임도 어느 정도 있다 하겠다.

예전에는 노인성 질환으로 여겨왔지만 요즘에는 음식문화가 많이 바뀌어 10대 소년, 소녀들도 중풍을 맞은 예를 보면 중풍은 우리들의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신적 스트레스, 과로, 무절제한 식생활, 과식, 기름진 음식, 동물성 식품의 과다 섭취, 과다한 성관계, 흡연, 음주, 비만 등의 이유로 뇌에 영양을 전달하는 혈액이 탁해져 혈관 어느 한곳에 찌꺼기 쌓여 흐름을 막아 혈관이 막히거나 고혈압 등의 원인으로 혈관이 터져 중풍이 오기 때문에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특히 고혈압, 당뇨, 관상동맥 질환이 있어 치료를 하고 있다면 자발성 뇌출혈의 위험인자를 지니고 있다고 말할 수 있으므로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중풍은 뚜렷한 전조 증상 없이 갑자기 찾아오지만 전조증이 있는 경우도 많다. 물론 전조증이 있어서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아보라고 보내도 찾아내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CT나 MRI로 뇌에 이상을 찾아내지 못하면 이상이 없다고 판단을 하기 때문이다.

Berlin에 사는 한 여성 환자 중, 우리 한의원에 내원했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중 기차 안에서 두통이 심해지고 어지러워 도저히 더 가지를 못하고 내렸다는 연락이 와서 필자가 그 역까지 찾아가 이곳 대학병원에 응급으로 찾아가 CT나 MRI를 찍어 보았지만 아무것도 못 찾아낸 경험이 필자에게도 있다. 후에 그 여성은 멀리 살기 때문에 한약으로 중풍에 해당하는 치료를 필자에게 받고 지금은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만일 물체가 이중으로 보인다거나 한쪽 눈이 잘 안 보이고 갑자기 머리가 아픈 증상, 갑자기 어지럼증이 생긴다거나 일시적으로 입이 돌아가고 말이 어둔해지는 증상, 음식을 삼키기가 곤란하고 맛을 잘 모르게 되며 자신도 모르게 침이 흐르기도 하며 밥을 먹을 때 자꾸 수저를 놓치고 피부나 근육이 떨리며 걸을 때 자꾸 몸이 한쪽으로 쏠리고 단어나 이름이 기억이 안 나는 증상들이 나타날 때는 중풍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이런 증상이 있으면 병원을 찾아가 빨리 원인을 알아내서 치료를 하는 것이 심한 뇌경색이나 뇌출혈을 막을 수 있다. 뇌출혈은 外傷(외상)으로 오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자발성 뇌출혈을 말하는데 고혈압성뇌출혈, 뇌동맥류뇌출혈, 뇌동정맥 기형 및 전신질환 가운데 출혈성이 있는 경우에 발생되는 뇌출혈을 말한다. 자발성 뇌출혈 중 고혈압성 뇌출혈은 만성 고혈압과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고 혈압 상승의 정도 및 기간과도 관련이 있으며 주로 50대~60대 장년층에 주로 발생한다.

뇌출혈은 전체 중풍환자들 중 15%에 해당된다. 뇌경색도 고지혈증으로 인해 혈관 벽에 노폐물이 쌓여 혈관이 막혀 뇌에 손상을 주는 경우인데 초기에 빠른 치료를 하지 않으면 생명을 장담할 수 없다. 심장병과 마찬가지로 골든타임을 놓치면 생명이 위험하고 또 치료를 한다 해도 완전한 치료는 힘들다.

우리는 주위에서 중풍으로 쓰러진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될까?

먼저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구급차를 부르고 구급차가 오는 동안 급한 응급처치가 필수다. 우선 환자는 안정을 취하게 하고 氣道(기도)가 막히지 않게 의복을 느슨하게 풀어주고 몸을 마비된 쪽이 위로 향하게 누이고 음식물을 토해도 음식물이 기도를 막지 않도록 턱을 위쪽으로 해주는 자세를 취해주어야 한다.

코를 골거나 목구멍에서 가래 끓는 소리가 나면 수건을 말아서 어깨 밑에 호흡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고 약물이나 물의 투여를 삼가하고 환자의 치아가 의치일 때는 의치를 빼내고 나무젓가락 같은 것을 천으로 말아 입 사이에 끼어 넣어 혀 깨무는 것을 방지해 주어야 한다.

열이 심할 때는 찬물이나 얼음, 알코올 등을 얇은 천에 묻혀 이마, 앞가슴에 반복적으로 얹어 열을 식히고 땀이나 소변으로 옷이나 침구가 젖었을 때는 신속하게 새것으로 갈아주어 피부를 보호해 주어야 하나 환자를 무리하게 움직이는 것은 삼가 해야 한다. 십선(열손가락 끝부분)이라고 하는 針穴(침혈)자리를 바늘이나 침으로 찔러 瀉血(사혈-피를 내주는 행동)을 시키는 방법은 혈압을 낮게 해주고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방법으로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중풍으로 인한 사망률은 중풍이 난 이후 6개월 이내에 사망한 환자들과 합하면 50% 정도며, 살아난다 해도 30%는 남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생활을 할 수 없는 치명적인 불구라는 결과를 낳는다.

1204호 25면, 2021년 1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