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전문가 협회 KIPEU 의 지식재산 상식 (33)

유럽연합 지식재산청 (8): 우리 기업의 유럽상표 일부등록 사례 (2)

(지난 호에서 계속) 기각(dismiss) 심결에 대하여 우리 기업은 2016. 11. 16.에 유럽 일반법원(General Court)을 상대로 다시 위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하였는데(Case T 804/16), 그 주요 내용은 심사, 심판단계에서 주장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이에 대한 일반법원의 판단도 앞선 심판원의 심결을 지지하는 판결을 2018. 1. 18.에 하였다. 결국, 위 법원의 최종 확정판결에 의하여 우리 기업은 ‘Dual Edge’ 표장에 당초 등록의도한 18개의 상품에서 7개의 지정상품에 대해서만 식별력을 인정받는 보호범위(scope of protection)의 권리를 갖게 된 것으로 정리되었다.

분석컨대, 위 심결, 판결의 설시내용이기도 하지만 기술적(記述的, descriptive) 표장이 식별력이 없다는 논거의 핵심은, 그러한 표장은 누구나가 쓰고 싶어하는 공공의 영역에 있기 때문이다(That provision pursues an aim in the public interest, which requires that such signs or indications may be freely used by all). 그런데, 한 표장이 지정상품과 관련하여 기술적 표장인지 여부는 기술의 변화나 일반 소비자들의 의식수준의 변화에 따라 상대적, 유동적으로 해석되어야 하는데, 이 사건 출원상표를 처음 판단한 (2016. 3. 4.) 심사관은 인터넷 블로그의 한 내용을 (이미지 그림 참고)

인용하면서 거래계에서 ‘dual-edge’의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는 사정을 거절의 한 주요 근거로 삼았다 (“In the present case, an internet search has revealed that the words in question are commonly used in the relevant market”) 그리고 이런 거절사유가 심판, 법원단계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지면서 결국 우리 기업은 당초 등록의도 했던 ‘스마트폰’ 등 모니터 관련 상품들을 등록 받지 못하게 되어 표장의 사용 (또는 보호)범위를 제한적으로 받게 되었다.

이 사건을 접하면서, 유럽내 영어를 쓰는 일반 수요자들이 과연 표장 ‘Dual edge’를 보면서 ‘스마트 폰’ 등의 상품이 바로 인식, 연상이 되는지는 의문이다 (당시의 동료들도 고개를 꺄우뚱하는 경우가 많았다). 여기서 두가지 쟁점을 제기해 본다. 첫째로, 우리 기업이 등록의도 했던 상품 18개 중에서 등록된 7개의 상품과 등록거절된 11개의 상품의 구분 기준은 무엇인가? 유럽지식재산청의 상표심사가이드라인(SECTION 4, CHAPTER 1, 6 Scope of Objections to the Goods and Services)에 의하면, 상품(또는 서비스) 단일의 동질적 범주(a single homogenous category of goods and/or services)에 의해서 구분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이 범주에 대한 판단을 심사, 심판관이 자의적으로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우리 기업의 사례에서 위 11개의 거절된 지정상품 중 적어도 ‘apparatus for recording (녹음 장치), transmission or reproduction of sound and images (음향 및 이미지의 전송 또는 재생을 위한 장치); television receivers (TV sets)(TV 수신기(TV 세트)); cases for mobile phones (휴대용 전화기 케이스); stands for mobile phones (휴대용 전화기 거치대); stylus for smart phones (스마트폰용 스타일러스)’에 대해서 일반 소비자들이 표장 ‘ Dual Edge’를 보고 상품의 기술적(技術的) 특징을 바로 직감할 수 있는지? 의문이고, 수긍하기 어렵다.

두번째로, 유럽지식재산청은 심사관의 거절결정에 대해서 재심 (Interlocutory revision) 절차를 거치는 심판 전치(前置)를 규정(Article 69 EUTMR) 하고 있는데, 이 단계에서 좀 더 심사관에게 위의 내용을 적극적으로 소명했으면 어땠을 지 궁금하다. 이 사건을 통해 현지에서 대리업무를 수행하는 지식재산권 전문가 (IP Professional)의 역량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새삼 갖게 되었다.

한편 ‘Dual edge’ 표장은 현재 우리 나라(상표등록 제1227345호), 일본(상표등록 제5824686호) 등에서 상품 ‘스마트폰, 휴대용통신기계기구, 컴퓨터모니터’ 등을 지정하여 상표등록 되었고, 미국에서는 ‘Dual side edge’ 표장으로 상표등록(상표등록 제5038149호) 되었다.

지금까지 상표에서 상품/서비스(goods and service)가 중요하다는 것을 살펴보았다. 다음 글에서는 2년전 유럽 IP 커뮤니티가 이러한 ‘상품의 보호범위’ 이슈와 함께 부정(Bad-faith) 이슈로 뜨거웠던 ‘SKY v. Skykick’ 사건을 소개하기로 한다.



하성태 심판관,
변리사, 법학석사, KDI 공공정책학 석사
소속: 한국 특허심판원 심판 3부,
(유럽지식재산청 심판원 파견근무, 2017년-2020년)
연락처: st5181@korea.kr


교포신문사는 유럽 및 독일에 거주·생활하시는 한인분들과 현지에 진출하여 경제활동을 하시는 한인 사업가들을 위해 지식재산 전문 단체인 “유럽 한인 지식재산 전문가 협회” [KIPEU, Korean IP (Intellectual Property) Professionals in Europe, 회장 김병학 박사, kim.bhak@gmail.com] 의 지식재산 상식을 격주로 연재한다.
연재의 각 기사는 협회 회원들이 집필한다. KIPEU는 지식재산 분야에서 한국과 유럽의 교류 및 협력 증진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공익단체로서,
유럽내 IP로펌 또는 기업 IP 부서에서 활동하는 한인 변호사/변리사 등의 지식재산 전문가들로 구성된 협회이다.

1219호 16면, 2021년 5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