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승한의사의 건강칼럼(120)

타까야수 동맥염(Takayasu-Arteritis)

타카야수 동맥염은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만성 염증성 혈관질환으로 흔하지 않은 질병이다. 독자들 중에도 병명이 생소하게 생각되는 분들이 많으리라 믿는다.

대동맥과 대동맥에서 나가는 큰 분지에 많이 생기며, 드물게는 폐동맥에도 생기는데 아직 원인도 밝혀지지 않고, 환자들 중 많은 수가 젊은 연령의 동양 여자인데 이 이유도 잘 모른다.

이 병이 생긴 혈관은 염증에 의한 섬유화로 인해 자꾸만 좁아지는 질환으로, 초기에 혈관 벽에 염증이 혈관내막에서는 증식되고, 중막에서는 차차 소멸되며, 외막은 섬유화 되어 혈관이 딱딱해 지게 되며, 혈액이 흐르는 내강은 좁아지게 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병의 초기엔 열과 전신적인 불쾌감, 체중감소, 식욕부진, 관절통 등 애매모호한 증상이 있어 환자는 감기, 몸살 정도로 알고 지내다가 오래 되면 섬유화에 의해 동맥이 좁아지게 되는데, 증상은 어느 혈관이 좁아지게 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대동맥에서 뇌로 가는 혈관이 막히게 되면 뇌혈류가 감소하여 실신하거나 국소적인 뇌기능 장애(어지러움, 반신불수, 발음이나 연하장애)가 발생하고, 양측 팔로 가는 혈관이 막히면 팔의 힘이 없어지고 팔을 움직일 때 통증이 있으며 팔로 가는 혈류가 감소한 상태이므로 혈압이 낮게 측정되고 맥박이 약해진다. 그래서 이병을 “무맥병”이라고도 한다.

또한, 대동맥에서 신장으로 가는 혈관이 좁아지게 되면 신장의 레닌이라는 호르몬 분비를 자극하여 이로 인한 이 차성 고혈압이 발생하기도 한다. 예후는 차이가 많아 어떤 연구에서는 전반적인 생존율이 94%라고 보고하지만 어떤 연구는 5년 사망률이 35%까지 이른다고 한다.

주된 사망 원인으로는 심부전, 뇌혈관 질환, 심근경색, 동맥류파열, 신부전 등이 있다. 어떻든 병이 발전되고 어느 부위가 염증이 생기느냐에 따라 생명의 위험을 받는 질환이다. 필자가 치료한 환자도 대동맥염으로 의사가 3년 정도 살수 있다는 진단을 받고 찾아왔던 경우도 있다.

진단은 급성기에는 간단하고 확실한 진단방법이 없어 잘 발견되지 않는다. 발열, 관절통, 식욕부진, 전신불쾌감이 있으면서 검사소견 상 백혈구 증가, 빈혈이 있으면 의심해 볼 수 있는데 이 증상도 다른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소견이기 때문에 이런 양상을 나타내는 다른 질환과 구별이 어렵다. 동맥의 석회화, 동맥부위의 압통이 있으면 의심해 볼만 한데 대개 나타나지 않는다.

결국 대동맥이나 그 분지가 좁아지는 만성기에 진단받게 되는데, 컴퓨터 CT나 MRI로 혈관 조영술을 해 보면 혈관의 협착이 여부를 진단하거나 뇌로 가는 혈관에 주로 병이 생기므로 경동맥 초음파 검사로 확인하기도 한다. 또한 혈관의 염증 반응을 보다 더 정확히 보고 치료 방침을 정하기 위하여 양전자방출 단층촬영검사(PET-CT)검사를 시행한다.

치료는 아직 어려운 실정이다. 병이 만성기에야 발견되어 혈관의 염증이 한창 있을 때는 치료를 하지 못하게 되므로 진단 후에는 특별히 쓸 만한 약제가 없는 것이다. 급성기에 발견되거나 만성기 중 다시 급성적인 악화, 재발이 있을 때에는 부신피질호르몬제나 면역억제제를 투여하여 염증을 억제해 볼 수는 있으나 치료는 일부 환자에서만 효과가 있는 실정이다.

결국 타카야수 혈관염에 대한 치료는 막힌 혈관으로 인한 혈류장애에 대한 치료인데, 현재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은 자가 또는 인공혈관을 이용하여 막힌 혈관을 우회시키는 수술을 하는 것이다. 막힌 부위에 풍선을 위치시키고 풍선을 불려 혈관을 확장시키는 치료는 전신마취, 수술상처 등의 부담을 덜어 주지만, 동맥경화에 의해 좁아진 혈관과는 달리 좁아진 혈관부위가 딱딱하여 제한된 경우에 실시하게 된다.

솔직히 말하면 예후가 좋지 않은 질병인데 원칙적인 치료방법은 없는 것이다.

필자는 대동맥에 생기는 만성염증을 근복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으로 몇 환자를 치료한 예가 있다.

위에 소개한 환자는 40대 중반의 여성이었는데 여성의 아들들이 다 의사들이다. 사실 가족 중 의사가 있는 환자들이 찾아오면 여간 신경이 쓰인다. 병의 원인이나 예후, 그리고 병이 발전된 경과를 설명해 줘야 되는데 현대의학적인 판단으로는 이해하기가 정말 힘들기 때문이다.

우리도 처음 동양의학을 시작할 때 교수님이 여태까지 알고 있는 의학적인 상식이나 지식을 전부 내려놓지 않고는 동양의학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말씀을 하실 때 무슨 소리인가 의아했다. 공부를 마치고 20년 넘게 동양의학에 종사하다 보니 그 말의 뜻을 이해할 수가 있을 것 같다.

그 여성더러 염증은 더 이상 생기지 않게 하고 현재진행중인 염증을 치료하면 이 질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더니 현대의학에서는 불치병이라고 하면서 항암치료까지 마치고도 의사는 자기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며 3년 정도 살수 있다는 마지막 선고를 받았는데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믿고서 치료를 시작한다면 최소한 3개월 정도 약을 복용해 보자’ 그러면 무슨 변화가 있을 거라고 말하고 한약 복용을 시켰는데, 정말 3개월 한약 복용 후 혈액검사 소견이 많이 좋아졌다.

처음에 찾아왔을 때 코티죤 치료로 인해 부어오른 얼굴이나 전신의 부기가 가라앉고, 지금까지 몸에서 일어났던 다른 증상들이 살아지고 일상생활을 어려움 없이 하게 되자 후엔 여기저기 나타나는 소소한 증상들에 대한 치료를 하고 지금은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물론 그 여성은 의사인 아들들도 환자로 필자한테 데려오고 했었는데 Saarland에서 살고 있다가 지금은 아들이 살고 있는 Mainz로 와서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으며 연말이 되면 자기 생명을 구해주었다며 꼭 카드를 보내고는 한다.

음식은 우선, 백미보단 현미, 보리가 섞인 잡곡밥을 권한다. 식이섬유가 많으며 몸에 이로운 HDL콜레스테롤을 높여주며 동맥경화를 예방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피토스테롤이 포함되어 있다. 언젠가도 소개한 적이 있는 피토스테롤은 등 푸른 생선에도 많이 풍부하게 들어 있으며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응고된 콜레스테롤을 녹임으로 혈액 속 콜레스테롤을 낮추는데 큰 효과가 있어서 심장, 혈관에도 이로움을 준다.

피를 맑게 해주는데 효과가 높은 것을 말하면 해조류를 빼놓을 수 없다. 미역, 다시마 등에 들어 있는 미끈거리는 알긴산이 우리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내용 이미 소개한바 있다. 처방을 소개한다.

玄蔘(연삼) 牡蠣(모려) 貝母(패도) 鱉甲(편갑) 半枝蓮(번지련) 丹蔘(단삼) 木香(목향) 海藻(해조) 鬱金(울금) 夏枯草(하고초) 桔梗(길경) 桃仁(도인) 紅花(홍화) 香附子(향부자)鷄血藤(계혈등)

김재승 한의사 T. 06173 9677 564

1228호 25면, 2021년 7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