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승한의사의 건강칼럼(124)

腰痛(요통) ➀

요통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질환이다. 척추는 몸을 지탱하고 있는 신체의 기둥으로 중심에는 뇌에서 연결되는 신경다발인 척수가 자리 잡고 있다. 신경분지를 온몸으로 내보내 신체의 모든 기능을 뇌로부터 신체의 각 부분으로 명령을 전달하는 척수는 척추의 보호를 받고 있다.

허리에 통증이 생기면 서있는 것 자체가 힘들어 사회생활에 큰 지장을 받는다. 요통은 두 발로 걷는 대표적인 영장류인 사람에서 불가피하게 발견되는 허리의 통증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즉 네 발로 안정되게 기어 다니는 동물들에서는 체중이 균등하게 사지에 분포되어 손상의 가능성이 낮아 외상이 아니고서는 거의 관찰되지 않는다고 한다.

급성 요통은 전 국민의 약 80%가 일생에 한번은 경험하고, 젊은 생산 연령층인 30대~50대에 주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증상이며, 정확한 원인과 진단에 따른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위험인자에 대한 소홀로 만성적인 경과를 밟게 되면 만성 요통이란 질환으로 발전이 된다.

요통은 신경계, 근육, 인대 등의 연부 조직계나 골격계 등의 이상에 의해 나타나게 되는 하나의 증상이며, 요통을 초래하는 흔한 질환은 근막통 증후군, 척추 염좌, 추간판 탈출증, 척추분리증, 척추전방전위증, 척추관협착증, 척추 후관절 증후군, 요수 신경근병증 등을 들 수 있다.

요통은 크게 구조물 관련한 역학적 통증과 신경압박 요인과 관련한 통증으로 구분되는데, 역학적 통증은 추간판, 척추 후관절, 인대, 근육의 기계적 자극이나 손상에 의하여 발생하는 통증이며, 신경 압박성 통증은 추간판 탈출증과 신경근 병증에서 같이 척추에서 하지로 가는 신경근의 압박과 그에 따른 국소 염증반응으로 초래되는데, 특히 그 신경지배 영역의 근육에 힘이 빠지게 되고, 감각이 감소하게 되는 증상을 수반하게 된다.

원인에 따른 치료법은 다양하므로 요통의 원인을 찾기 위해 정확한 진단은 어느 질환에서와 마찬가지로 필수적이다.

정확한 병력청취, 신경검사를 포함한 정밀 신체검사, 골격계 등의 구조적 이상을 찾기 위한 단순 방사선 검사와 정밀진단하기 위한 전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촬영(MRI)검사, 신경손상이나 침습의 정도를 정밀진단하기 위한 근전도, 전기진단검사(EMG), 신경통증의 객관적 진단을 위한 적외선 체열촬영검사(DITI) 등의 특수검사를 통해 요통의 원인을 정밀 진단한다.

적절한 치료방법을 선택하여 요통을 경감시키고 척추의 퇴행성 변화를 늦추어 건강한 척추를 갖게 하며 신경계가 잘 보호되게 하고 요통의 재발을 막기 위해 위험요소를 감별하여 더 이상의 손상을 예방하여 만성 요통으로의 진행을 막는 것이 주된 치료의 목적이다.

외상에 의한 척추 분쇄골절과 중추신경 압박의 경우나, 척추 불안정성이 심한 경우와 같이 수술이 일차적인 치료방법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요통 환자의 경우 약 80%는 약 3개월 이내 유의하게 회복되므로, 수술이 아닌 보존적 재활치료가 일차적으로 권장되는 치료법이다. 따라서 수술적응이 아닌 모든 요통환자는 재활치료의 대상이고, 수술적응이 일차적인 경우의 요통환자라도 수술 후 재활치료는 필수적이며 기본적인 치료가 되는 것이다.

급성은 갑자기 찾아오는 요통으로 잘못된 동작이나 무리한 동작으로 인해 갑자기 찾아온다. 물론 넘어지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져서 허리를 삐끗하는 등의 외부적인 충격에 의해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 대체적으로 6주 이내에 호전되는 흔한 형태의 요통이다. 독일에서 흔히들 말하는 Hexenschuss도 여기에 속한다.

특별히 잘못된 동작도 하지 안했는데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한 Hexenschuss는 환자들을 고통스럽게 한다. 필자가 아는 지인은 3층에서 사는데 갑자기 Hexenschuss가 찾아와 병원을 가려고 해도 움직일 수가 없어서 구급차를 불렀는데, 그 집 복도가 좁고 비탈이 심해서 복도로 나가지 못하고 소방서 사다리차를 불러 창문을 통해 옮겨진 후에 800,-EUR나 되는 구급차 비용을 본인이 부담을 했다며 투덜댔다. 병원에 가서도 진통제 주사 한 대만 맞고 돌아왔다며 심한 불만을 토로 한 적이 있다.

급성 요통은 진통제 정도만 복용하면서 경과를 지켜보아도 서서히 호전되는 경우도 많으니 너무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일상생활을 하는 것이 관절의 경직과 통증을 감소시키고 더 빨리 회복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만성 요통은 처음 시작할 때 갑작이 발생했는지 아니면 서서히 발생했는지에 관계없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요통을 의미한다. 만성요통은 급성 요통에 비해서는 흔하지는 않지만 진단을 해봐도 나타나지 않는 요통과 흔히들 이야기 하는 디스크, 다시 말하면 추간판이 탈출되거나 수축력이 약해서 얇아지면서 눌려 거기를 통과하는 신경 압박으로 찾아오는 기능성 요통이 여기에 속한다.

만성 요통은 종양이나 감염, 신경의 압박 등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법을 권한지만 대부분의 만성 요통은 수술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수술에 앞서 가능한 한 비수술적 치료법을 우선적으로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에게 찾아오는 요통환자들 중에는 이미 몇 년 전 수술을 했으나 효과가 없다며 찾아오는 환자들도 많아 수술요법이 꼭 원하는 만큼 효과가 있다고도 장담할 수도 없는 요법이다. 원래 수술 성공률을 50% 본다는 설이 있으니 환자들은 수술을 결정하기에 그만큼 망설이게 된다.

수술을 하지 않고도 치료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자. 진단을 해봐도 요통의 원인이 나타나지 않는 환자들에게 좋은 방법을 다음 회에 소개하도록 한다.

1236호 25면, 2021년 9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