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승 한의사의 건강칼럼(76)

나는 어떤 茶(차)를 마셔야 될까? ③

다음은 심장, 소장의 허실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큰소리로 잘 웃고 말할 때 발음이 또박또박하며 피부가 희고 약해서 멍이 잘 들고 이마가 양 볼에 비해 좁은 편이며 주름이 깊고 굵은 사람들과 몸에 열이 많아 머리카락이 퇴색이 된 사람들은 심장과 소장이 실한 사람이 많다. 이렇게 열이 많으면 겨울에도 내복을 입지 못하고 찬물에 목욕을 해도 춥지 않은 체질이어서 건강을 자부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은 건강을 자부하지만 말고 일상생활을 조심해야 된다.

열이 많으면 비, 위에 병이 들거나 폐, 대장 계통이 취약해 큰 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 작게는 비염, 변비, 갑상선, 만성피로, 아토피와 같은 각종 피부병, 축농증, 위염 위궤양 등에 취약하며 큰 병으로 백혈병, 위암, 폐암, 대장암, 직장암, 췌장암 등에도 약하다. 이렇게 열이 많은 체질은 먼저 신장, 방광에 이로운 水차와 비, 위장에 이로운 土차도 수시로 마셔주면 좋다. 불은 물로 제압할 수가 있으니 심장의 火를 신장의 水로 제압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비, 위의 土는 火의 아들로 實則瀉其子(실즉사기자)원칙이다.

반대로 잘 웃다가 갑자기 슬퍼하는 등 감정의 변화가 심하면 심장, 소장이 허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사람은 몸이 냉한 것이 특징이며 저혈압환자가 많은데 목소리가 가늘고 발음이 때때로 정확하지 못한 경우는 火를 생성하는 木차를 자주 마시고 화를 억제하는 水차는 적게 마셔야 될 것이다.

비와 위는 사람이 먹는 음식으로 氣(기)를 생산한다. 폐에서 얻은 기와 조화를 이루어 몸에 살을 찌게하고 생명활동에 필요한 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脾氣(비기)는 위로 상승하는 기운이 있어 몸의 근육과 혈액을 통제한다. 胃氣(위기)는 소화를 담당하기 때문에 기를 하강시키는 기운이 강하다. 고로 비기가 약하면 근육이 단단하지 못하며 뚱뚱하지만 근육이 처진다. 위하수, 헤르니아, 눈까풀 처짐 증상이 난다. 운동을 해도 아랫배나 엉덩이가 처지는 증상이 나타나고 행동이 느려지고 잠이 많으며 피로를 쉽게 느낀다. 숨이 거칠거나 가슴으로 호흡을 하는 증상도 있을 수 있다. 이런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火차를 마셔주면 좋다. 土는 火에 얻어지기 때문이다. 비만증이 있는 사람들은 비, 위의 기가 약해 섭취한 음식물을 소화를 잘 못하는 경우가 많다. 몸이 냉하고 습한 경우 소화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평소 근심걱정이 많은 사람들은 소화기가 약해져 만성 소화불량이나 위궤양 같은 병이 들기 쉽다. 위에서 소개한 思傷脾(사상비)란 말을 기억하는가? 걱정을 하고 나면 소화가 잘 되지 않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속이 상한 것이다. 자질구레한 일에 무디어지는 연습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 사람이 하는 걱정 중에 4%만이 필요한 걱정이고 나머지는 다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통계가 있다. 우리가 살면서 얼마나 많은 쓸데없는 걱정을 하면서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해치고 사는가? 우리가 이제는 전부 내려놓을 때가 되지 안했나 싶다. 비, 위에 도움이 되는 土차와 심장과 소장에 도움이 되는 火차를 마시면 어느 땐가는 건강해 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폐, 대장의 虛實(허실)을 알고자 한다면 피부와 체격을 관찰해 보라. 폐, 대장이 크고 실한 사람은 뼈대가 굵지만 목은 짧고 가슴이 넓으며 피부가 두텁다. 폐와 대장이 너무 강하고 실하면 대장염, 대장암, 폐결핵, 폐암에 취약해 진다. 뿐만 아니라 간, 담의 기능도 쇠퇴해 진다. 폐, 대장은 金이다. 金은 木인 간, 담을 해치기 때문이다. 이런 체질은 심장과 소장에 도움이 되는 火차를 마셔라. 火는 金을 해치기 때문에 너무 왕성한 金氣를 억누를 수 있다. 만일 金과 相生(상생)관계에 있는 木차를 많이 마시면 해로울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될 것이다. 뼈대가 약하고 피부가 희며 투명한 사람은 폐, 대장이 허약한 편이다. 피부가 명이 잘 드는 데다 쉽게 가라않지도 않는다. 성격은 悲哀(비애)에 잘 젖어서 우울증에 걸리기가 쉬우며 심한 경우 자살을 기도하는 사람도 있다. 憂傷肺(우상폐)를 기억하라. 폐가 허약하면 얼굴도 창백하다. 우주의 기를 호흡하여 우리 몸의 기로 전환을 시켜야 되는데 기능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기가 약한 사람들은 호흡도 가슴으로만 한다.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가쁘고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태아들이 누어서 호흡을 하는 것을 보면 배가 아래위로 움직이며 배로 호흡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나이가 먹고 몸이 허약해지고 폐기가 허약해 질 때 호흡은 배로 하는 것이 아니고 점점 위로 올라가 마지막엔 어깨로만 호흡을 하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쓸데없는 걱정은 내려놓고 즐거운 일만 생각하는 습관도 들여 보자. 이런 사람들은 金차를 수시로 그리고 金을 생성하는 土차를 자주 마시는 것이 이롭다. 마지막이 신장과 방광이다. 신장은 水다. 추위를 잘 이겨내는지 아니면 더위를 좋아하며 추위에 약한가를 살펴보라.

필자도 환자들이 내원하면 추위에 약하고 손발이 항상 냉한가를 꼭 물어본다. ‘모든 정기는 신장으로 부터 온다.’ 라는 말이 있다. 선천적인 기는 태어날 때 가지고 나오지만 후천적인 기를 신장이 주관한다. 신장과 방광은 뼈, 머리카락, 치아, 생식기 등에 영향을 미친다. 신장, 방광은 정력을 주관하고 생명을 지속시키는 힘의 근원이므로 관리가 필요하다. 사람이 생명을 마감할 때도 신장은 마지막까지 일을 한다고 한다.

허약하면 정력이 떨어지고 생명도 짧아지지만 건강하면 노화증상도 늦어지고 여성의 경우 폐경도 늦게 온다. 만성피로가 있고 몸이 붓거나 여성들의 생리가 불규칙하고 하혈이나 불임증 같은 증상들이 전부 신장과 관계가 있다. 또 변비, 설사, 골다공증, 요실금, 남성들의 전립선 질병 등이 신장과 관계가 있다. 이러한 사람들은 신장, 방광에 좋은 水차를 자주 마시고 상생관계가 있는 金차를 즐겨 마셔라.

2019년 8월 16일, 1135호 2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