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화가, 황수잔의 명화산책(40)

자연과 색들이 춤추는 초현실적 작품, 환상적인 자연의 세계

디지털 환타지 풍경화가, 대니 사우어(Danny Saur)

하얀 눈이 소복히 쌓인 1월 어느 날 필자는 대니 사우어 작가의 풍경화를 전시하고 있는 Gravenbruch에 있는 Kempinski Hotel 갤러리를 방문했다. 고풍적인 건물과 온통 하얀 눈으로 쌓인 정원과 주변을 감싸고 있는 울창한 나무들과 조화를 이룬 이곳에 대니 사우어 작가의 환타지 풍경화가 펼쳐졌다. 다양한 색깔로 자연을 모티브로한 독특한 자신만의 작품을 표출한 초현실적인 작품들이다. 줄곧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제임스 카메론감독 이 타이타닉 이후 12년 만에 만든 영화, 환타지 풍경이 펼쳐지는 ‘아바타’가 오버랩 된다.

할리우드 특수효과의 새로운 차원으로 평가 받고 있는 환상적인 영화다. 가까운 미래, 지구는 에너지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나먼 행성 판도라에서 대체 자원을 채굴하기 시작한다. ‘판도라’의 자연과 생물은 물론이고 푸른 피부의 원주민 나비족의 캐릭터가 실감나게 그려진다. 생명력 넘치는 머나먼 행성 판도라를 배경으로 숨막히게 아름다운 동식물과 푸른 나비족들, 원시 풍경과 조화를 이룬 이 영화는 할리우드 영화제에서 Golden Globe 상을 받았다. 자연과 인간이 교감하는 아바타의 판도라는 인간이 만든 최고 첨단의 기술에 인간이 종속되지 않으리라는 안도감을 안겨주는 환상적인 자연의 세계다.

환타지 풍경화가 대니 사우어 작가는 세계 곳곳을 누비면서 신비한 자연이 세계를 찾아 숨겨진 비밀의 대지를 찾아낸다. 그리고 자연에 대한 애정과 예술적 감성으로 풍경화 사진을 렌즈에 담아낸다. 그는 자연의 실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을 뛰어넘어 자연과 색들이 춤추는 초현실적 작품으로 환상적인 자연의 세계를 연출한다. 저녁노을 붉게 물든 아프리카 사막지대, 미네랄 뜨거운 온천수가 흐르는 러시아의 Kamtschatka, 눈으로 하얗게 덮인 Himalaya 산맥 등 세계 곳곳에서 자연의 베일에 싸인 신비한 곳 들을 보여 주고 있다. 자연의 대비적 관계 설정을 통하여 인간의 원천지인 삶에 대한 생명력을 나타내고 있다. 작가의 집중력과 선천적 감각, 작업과정에 따라 자연적인 활력을 불어넣어 구체적인 상황과 더불어 추상적인 사고들을 복합적으로 전달시키려 하고 있다. 사물의 존재는 자연 그대로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란 사물의 은폐하고 있는 의미를 캐내고 기하학적인 선과 곡선으로 자연과 인위성, 흔적과 완결의 교묘하게 어우러지게 하는 작품을 만들어낸다. 예술가의 개념과 상상력을 거치면서 새로운 의미로 거듭난다.

예전의 풍경화는 산과 계곡, 나무와 강, 바다 그리고 숲 등과 같은 자연풍경을 그림으로 그렸다. 영국에서 가장 사랑 받는 대표적인 로맨틱 풍경화가 월리암 터너는 작가가 느끼는 감성대로 물 흐르듯이 자유롭게 표현했다. 1843년 그린 작품, 항구 앞바다의 ‘눈보라’ 를 주제로 배 그림자까지, 거칠게 불어대는 태풍 속으로 꺼지는 듯 눈보라의 심한 상태를 사실적으로 실감나게 표현했다.

대니 사우어 작가는 컴퓨터를 이용하여 디지털 방식으로 자신의 조형세계를 만들어 내고 있다. 관객은 작가의 작품세계와 긴밀하게 교감하면서 어느덧 자신도 모르게 작가와 함께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꿈의 세계로 여행하게된다. 대니 사우어 작가는 전문적인 박물관이나 갤러리에서 작품전시를 하지만 은행, 호텔등 대중적인 장소를 많이 이용한다. 작가의 작품들로 하여금 그곳은 아름다운 전시장이 되는 것이다. 긍정적이고 화려하고 강렬한 그의 작품들은 관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삶의 에너지를 부어준다.

예술은 우리들의 삶

대니 사우어 작가는 1965년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났다. 프랑크푸르트, 중부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미술, 독어, 영화촬영, TV영상을 공부했다. 졸업 후 콜로라도, 홍콩에서 TV RTL, ZDF, Sat1 예술프로그램영상 영화감독, 프로듀서로 지내면서 다양한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15년 전부터 그는 자신의 예술작품 활동을 하면서 삶의 공간인 주택이나 사무실 회사 호텔 등 그림주문을 받아 콘셉트에 맞는 작품들을 제작하고 있다.

그는 계획 없이 즉흥적으로 느낀 원초적인 영감을 강렬한 색채와 구도로 조화를 이룬 대담한 필체로 그림을 그린다. 홍콩과 카나리아섬 여행에서 느꼈던 강렬한 오렌지, 레드, 옐로, 원색 색상들이 그의 작품세계의 전환점을 주었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추상화 화가들의 그림을 자신의 스타일로 재구성 하고 강렬한 색채와 구도로 그리기 도 한다.

“예술은 자신의 삶이다.”라고 대니 사우어 작가는 말한다.

“예술은 우리들의 삶이다” 실내장식, 건축미술등 우리들이 입고 있는 의상에서 그 사람의 인품이나 교양을 알 수 있듯이 걸려있는 그림으로 집주인의 문화수준이나 인품을 알 수 있다. 우리 삶의 공간에 건축, 가구, 실내장식등 모든 것은 실용적이며 미적인 가치를 높여 주는 신예술인 현대미술이다.

미술은 보이는 것이 재현이 아니라 보이지 않은 것을 보게 하는 것이라고 현대미술가 파울클레는 말한다. 예술가들의 창조인 것이다. 우리들이 방문하는 진료실에 걸려있는 섬세하고 고요한 아름다운 그림은 담당 의사의 인품과 고품격인 미의 가치로 환자들을 즐겁게 만든다. 최근에는 미술관이라는 개념을 떠나서 흰 벽을 배경으로 조명을 받는 작품으로 관객들은 삶의 예술을 어디에서든지 느낄 수 있다.

그림설명

1. Ténére 사막지대, 아프리카

2. Li강, 중국

3. 신비에 쌓인 Kailash산, 히말라야, 티벳

2019년 12월 13일, 1150호 3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