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여행 14일(2019년 7.21~8.4) – (4) 끝

황만섭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에는 파르테논 신전이 있고, 그 안에는 아르테나 신이 모셔져 있었다. 기원 전 5세기경, 스파르타 도시국가는 용맹스러웠으나 폐쇄적인 사회였다. 스파르타의 레오니다스 왕은 아테네 군대와 함께 적은 군대로 페르시아(이란)의 백만 대군을 마라톤에서 물리쳤다. 마라톤에서 승리한 그리스 군은 승전의 기쁨을 40km 이상을 달려 아테네에 전했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마라톤이 생겨났다.

셋째 딸 므네모쉬네가 아홉 자매를 낳았는데 이들이 뮤즈(Muse)로 나중에 음악(뮤직)으로 변형되는 모태가 되었다. 그 밖에도 천둥, 번개, 벼락, 불벼락, 팔이 100개나 달린 자, 돌진하는 자, 강한 자, 손을 함부로 놀리는 자 등 많은 신들이 생겨나 그 이름만큼이나 많은 역할을 하면서 세상은 더욱더 복잡해졌다.

아르테나 신과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다투는가 하면, 아고라 광장에서는 토론하는 정치적 문화가 생겨났고, 혼란을 선동하는 자에게는 10년 이상의 추방명령이 결정되는 새로운 법이 생겨난다.

하늘의 신과 대지의 신 사이에서 낳은 12남매들은 다투면서 살았고, 그 뒤로 태어난 자식들의 행패는 더욱더 극심했다. 이를 보다 못한 하늘의 신 우라노스는 행패를 부리는 자식들을 타로타로스(무한 지옥)에 가두었다.

무한 지옥은 바로 대지의 여신 가이아의 뱃속이었다. 뱃속에서 행패를 부리고 있었으니 대지의 여신은 엄청난 괴로움을 겪었다. 원하지 않는 자식들을 끝없이 낳아대는 하늘의 신에게 복수하려고 대지의 신은 낫을 만든 후 12남매를 불러 모았다.

“너희 아비지가 너희 말고도 계속하여 말썽꾸러기 자식들을 낳고선, 이제 내 뱃속에 그들을 가두어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구나. 어떻게 복수하면 좋겠느냐? 낫은 만들어 놓았으나, 차마 너희들의 아버지를 죽 일 수는 없다. 하늘의 신을 죽이면 하늘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막내 아들 크로노스가 대답했다. “저에게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그 낫을 저에게 주십시오.” 저녁이 되자 하늘의 신이 내려와 대지의 신과 잠자리를 하려고 거시기를 팽팽하게 세우자, 크로노스는 낫으로 하늘의 신의 거시기를 잘라 버렸다. 그 사건으로 말미암아 더 많은 신들이 생겨나 복잡한 사건들이 더 복잡하게 생겨났다.

하늘의 신 거시기에서는 피의 정기와 사랑의 정기가 품어 나왔고, 피의 정기는 가이아의 몸 위로 떨어지면서 자식들이 줄줄이 생겨났다. 에리뉘에스 자매들과, 거인(Gigantes 기간테스) 형제들이 생겨난다. 영어의 자이언트(Giant)도 여기서 나온 말이다.

사랑의 정기는 바다에 떨어져 거품이 되어 떠돌다가 퀴프로스 섬에서 아름다운 여신을 빚어냈다. 그가 바로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Aphrodite)다. 즉 거품(Apros)에서 태어난 여신이라는 뜻이다. 낫을 들고 설쳤던 크로노스는 시간 즉 세월의 신이었다. 아프로디테는 인간들에게 육체적인 사랑의 기쁨을 가르쳤다.

한편 어둠의 신 에레보스와 밤의 여신 뉙스도 열심히 자식을 낳아 신을 만들었다. 노쇠의 신 게라스, 비난의 신 모모스, 고뇌의 신 오이튀스, 애욕의 신 필로테스, 불화의 여신 에리스, 거짓말의 신 아바테, 죽음의 신 타나토스(Thanatos), 잠의 신 휘프노스(hypnos), 꿈의 신 모르페우스(Morpheus)들이다.

제우스는 아우와 누이들을 데리고 올림프스 산 꼭대기에 천궁을 지었다. 어느 날 세상 이치를 주관하는 테미스 여신이 찾아와 제우스 신에게 물었다.

“그대는 크로노스의 아들딸 6남매 중 가장 나중에 태어났지만 가장 먼저 자랐으니 맏이나 다름없습니다. 지금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티탄이 그대를 공격할 것 입니다.” “티탄이 쳐들어오면 싸울 전략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그대는 그대의 조부 되시는 하늘의 신 우라노스가 외눈박이 거인 3형제와 백수 거인 3형제를 무한 지옥 타르타로스에 가둔 것을 기억하지요?”

“전설을 들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대의 아버지 크로노스는 우라노스 신의 주도권을 빼앗았지요?”

“그렇습니다.”

”티탄이 이 세계를 다스릴 때도 그 3형제들은 풀려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티탄에게 원한이 클 겁니다. 이들을 구해내는 것은 잘못된 일을 바로잡는 일입니다. 특히 백수거인 3형제는 손이 각각 100개씩 달린 무서운 싸움꾼입니다.

이들을 자기편으로 만들면 어떤 싸움도 이 길 수 있습니다. 명분과 실리가 무엇인지 알고 있지요?” 제우스 신이 대답했다. “명분은 도덕적으로 마땅히 지켜야 하는 도리이며, 실리는 그럼으로써 얻는 실질적인 이익입니다.” “내 말을 따르면 도리도 지키고, 일손을 얻게 되니 이익도 보는 셈입니다.”

제우스 신이 물었다. “저는 타르타로스에게 가는 길을 모릅니다. 여신께서 가르쳐 주십시요.” “타르타로스는 대지의 뱃속에 있습니다. 대지이자 대지의 여신이 누구입니까? 바로 그대의 할머니 여신입니다. 가이아 여신은 그 길을 알고 있습니다.”

제우스 신은 가이아 여신에게 달려갔다. 가이아 여신은 무한 지옥으로 내려가는 길을 설명했다. “깊기로 소문난 캄패 골짜기를 아느냐? 그 골짜기에는 아래로 파인 동굴이 있다. 무한 지옥은 캄페 골짜기에 있는데, 모루(대장장이들이 쓰는 망치받침대)가 아흐레 동안 떨어질 만한 깊은 곳에 있다.”

제우스는 가이야가 시키는 대로 캄페 골짜기에 있는 무한 지옥으로 찾아가 외눈박이 3형제와 백수 거인 3형제를 구해 올림포스로 돌아왔다. 신들이 놀던 신화의 세상에서 벌어진 이야기들은 수학적으로 계산하지 않는다. 제우스 신은 공간이동을 맘대로 한다. 만화에서처럼 신화에서도 안 되는 일이 없다.

그렇게 세상 이치를 마음대로 만들어가며 잘나가던 그리스도 후에 로마의 지배를 받게 되었고, 그 뒤 페르시아의 침공과, 오스만 트루크에 수모를 당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에는 독일의 공격과 그 뒤로 영국의 시달림을 받는 서러운 세월들이 찾아왔다. 달도 차면 기우는 걸까?

그리스는 발칸반도에 자리 잡고 있으며, 북쪽으로는 알바니아와 북 마케도니아, 불가리아와 접해 있고, 동쪽으로는 터키가 있으며, 동쪽과 남쪽으로는 지중해의 에게 해, 서쪽은 이오니아 해 그리고 천사백 여 개의 섬을 가지고 있다. 특히 유명한 섬으로는 크레타 섬, 로도스 섬, 산토리니 섬과 키클라데스 제도를 꼽는다. 1970년대에는 군사정권을 거쳤고 1948년까지는 열악하였으나 2008년에는 좋은 경제성장률을 보여주기도 했다. 현재의 GNP는 1만7천 달러다. 민주주의와 철학, 올림픽, 문학, 역사학, 정치학, 과학, 희극, 비

극, 희곡과 조각 등을 통해 서양문명을 빛냈던 나라다.

참조 : 그리스 로마 신화(이윤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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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3일, 1165호 2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