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작품속의 언어 – (5)

문학작품속의 사건과 인물들은 세계공통어가 되어 일상에서 다시 되살아난다

황만섭

프란츠 카프카(1883-1924)는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 시절의 소설가다. 체코의 수도인 프라하에서 유대인 부모의 장남으로 태어나 독일어를 사용하는 사회에서 성장하고 교육받았다. 1906년 법학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프라하의 보험회사에 취업했지만, 그의 꿈은 자나 깨나 문학창작에 있었다. 그는 자신의 유작(변신, 심판, 소송), 일기, 편지 등을 사후에는 남기지 말고 소각할 것을 유언으로 남겼지만, 그의 친구 브로트가 출판하여 현대문학사에 그의 이름을 남겼다.

프라하 성에서 좁은 골목길을 따라 걸어 내려오면 황금세공들이 살았다는 좁은 황금소로가 있고, 그 골목 중간쯤 카프카가 좁은 누이동생집에서 지내면서 글을 썼다는 집이 나온다. 카프카가 남긴 명언 중에는, “한 권의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부수는 도끼여야 한다”, “있는 것은 오직 목표뿐이다. 길은 없다. 우리가 길이라고 부르는 것은 망설임에 불과하다”, “아무리 뛰어난 의견이라 할지라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만으로는 아무 소용이 없다”, “죽음에 대한 준비는 단 하나밖에 없다. 훌륭한 인생을 사는 것이다” 등이다.

우리가 살면서 귀가 아프게 많이 듣는 말 중에는 마녀사냥이라는 말이 있다. 원래 마녀는 사악하지 않았다. 그들은 공동체 내에서 출산이나 질병치료를 담당하고 점을 치며 묘약을 만드는 주술적인 기능을 수행했던 집단이었다.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는 능력을 지닌 신비로운 존재로 대접받던 그들은 어느 날 졸지에 악마와 놀아나면서 신앙을 해치고 공동체에 해악을 끼친다는 소문에 휩싸이게 된다.

14세기부터 불어닥친 이 유럽의 마녀사냥은 18세기까지 대략 20만 명에서 50만 명이 처형되었을 것이라는 처참한 이야기다. 마녀사냥은 백년전쟁이 끝날 무렵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백년전쟁에서 프랑스를 승리로 이끈 ‘잔 다르크’도 마녀재판으로 처형당했다. ‘마녀의 망치’라는 책에는 여성들이 주로 마법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마녀는 잘 속아 넘어가고 머리가 나빠서, 정욕에 취약하고 유혹에 쉽게 넘어간다고 서술되어 있다. 이러한 논리에 따라 여성들을 잠재적인 마녀들이라며 사냥감먹이처럼 죄인으로 몰아갔다.

중세에 들어서면서 기독교의 일파였던 이단에서는 악마가 인간이나 동물들을 이용해 악한 행동을 한다는 소문을 만들어 유포했고, 이 마법이라는 단어는 죄악을 뒤집어씌우는 도구로 쉽고 편하게 이용했다. 즉 요물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그걸 뒤집어씌우기만 하면 되었다. 완전히 발가벗겨진 여성이 산 채로 매달려 화형을 당하는 장면은 그 당시 남성들이 즐기는 최고의 구경거리가 되기도 했다. 마녀재판은 스위스와 크로아티아의 민중사회에서 시작되어 유럽 전 지역에 무서운 속도로 퍼져나갔다.

‘판도라의 상자(항아리)’ 역시 마녀사냥만큼이나 일상에서 자주 나오는 이야기다. 아마 인류 역사와 함께 영원히 같이 가야할 언어가 될 것이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류 최초의 여성이름이 ‘판도라’다. 판도라는 지상으로 내려가기 전에 남신들과 여신들로부터 많은 선물을 받게 되는데, 이 여러 가지 선물 중에는 제우스신으로부터 받은 항아리도 있었다. 그 속에는 온갖 재앙과 악이 있어 상자를 열기만 하면 세상 밖으로 퍼져 나와 세상을 힘들게 할 것이니, 절대로 열지 말라는 신신당부를 했다. 그러나 당부를 하면 할수록 호기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참지 못하고 항아리(상자)를 열자, 그 안에서 질병, 슬픔, 가난, 전쟁, 증오 등이 쏟아져 나왔고, 이에 놀란 판도라는 재빨리 상자를 다시 닫았지만, 상자 맨 밑에 있었던 희망만 미쳐 나오지 못하고 다른 재앙은 이미 세상에 퍼져버리고 말았다.

그 사건 이후로 인생에서 힘든 일을 많이 생겨도 상자 안에 남아 있는 희망이 우리를 도와 희망을 잃지 않게 된다는 긍정적인 의미가 생겨났고, 부정적 의미로는 이루어지지 않는 헛된 희망이라는 반대해석이 되는 시초가 되었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는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 쓴 단편소설(1886)이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는 인간의 몸에는 선과 악, 두 가지의 본능이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여러 실험 끝에 화학약물을 만들어 마셨고 스스로 자신의 인격을 두 가지로 나누는데 성공한다. 하나는 바로 원래의 지킬 박사 자신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내면에 있는 하이드씨다. 명망있는 국회의원의 살인사건 현장에 하이드가 있었고, 변호사 어터슨이 수사를 맡는다. 지킥 박사는 점점 은둔적이고 우울해졌다. 어터슨은 지킬 박사가 하이드를 돕고 있다고 믿는다. 지킬은 정신적인 부담으로 자기 자신을 스스로 고립시켜 나갔고 어터슨의 친구인 래니언이 지킬이 살인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끔찍한 사건에 정신적인 충격을 받고 죽게 된다.

지킬의 집사가 지킬 박사의 실험실을 열고 들어가 지킬을 죽인 낯선 사람을 처리하는 일을 도와달라고 어터슨에게 부탁한다. 두 사람은 문을 부수고 들어가지만 죽은 하이든의 시체만 찿아냈을 뿐, 지킬의 시체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뒤 어터슨은 그의 죽은 친구 래니언이 남긴 두 통의 편지를 읽게 된다. 첫 번째 편지는 “하이드는 지킬의 연구로 만든 약물에 의해 지킬이 육체적으로 다른 자아로 변형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을 래니언이 “직접 목격했다”고 밝힌 편지였고, 다른 하나의 편지는 모든 사람은 끊임없이 자신과 싸우게 되는 선과 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그가 깨달았을 때의 일어난 일들을 밝힌 지킬 박사 자신의 고백이었다.

지킬 박사는 한 사람을 악한 면을 살려 악한 화신으로 만들었고, 선한 면을 살려 순수한 선으로 만들 수 있는 약물을 만들어 자신에게 사용하자, 육체적으로 작아졌고, 악한 본성은 강해지기 시작했다. 지킬 박사는 이 인격을 에드워드 하이드라 불렀다.

헨리 지킬 박사는 차차 박사로서는 저질러서는 안 되는 금지된 반사회적인 행동을 반복하기 시작했고, 하이드의 모습은 더욱 무섭고 강하게 성장해갔다. 차차 지킬은 하이드를 통제할 능력을 상실하게 되었고 결국 자포자기 상태에 빠져든다. 지킬은 자신이 하이드로 영원히 남게 될 처지에 이르게 되자 자살을 선택한다는 이 소설을 통해 19세기의 유럽에서는 선과 악의 내면적 모순에 관해 서양문화에서 중심적인 개념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 소설은 빅토리아 시대에 최고의 소설로 공상 과학, 스릴러, 공포물, 미스터리, 심리 스릴러, 판타지 소설로 인기를 끌었다. 겉으로는 체면을 차리면서도 속으로는 욕정으로 가득찬 19세기의 근본적인 소설의 묘사로 사회적 위선을 반영하기에 충분했다. 이 줄거리는 수많은 연극과 영화로 만들어져 세상에 널리널리 퍼져나갔다.

참조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사전, 나무위키 참조

2020년 5월 22일 , 1172호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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