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 엄마가 알려주는 가지가지 독일생활정보

가지 1 : 독일에서 Pfand 판트 라는 단어 모르면 나만 손해 ?

Pfand 판트란 무엇인가?

이 단어 자체의 의미는 ‘보증금‘ 이다. 독일에서 일반적으로 Pfand라 함은, 병, 캔, 또는 페트병 (이하 빈병) 을 구매할 때 보증금 성격으로 이미 지불한 금액을 빈병을 돌려주면 다시 환급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이 제도는 2003년부터 시작되었으며, 맥주의 왕국 독일에서는 이때부터 길거리에 수없이 나뒹구는 맥주병들을 수거해야 하는 수고가 사라졌다고 한다. 독일연방은 16개의 개성 뚜렷한 주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한 개의 제도를 통일화 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이 시절 나도 독일에서 살던 때라 혼돈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초창기에는 독일 내 여러 도시들을 여행하면서 모아온 다른 주에서 산 빈병들을 환급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현재의 그 Pfand 인증마크는 3년이 지난 2006년에서야 확정이 되었고 전체 독일에서 공통적으로 유효하게 되면서 Pfand제도는 생활화되어갔다.

모든 빈병이 환급 가능하지는 않다. 거의 모든 페트병과 캔에는 그 Pfand 인증마크가 눈에 띄게 표시되어 있다. 수거된 후 압축형태로 보관되고 공정을 거쳐 다양한 형태의 제품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폴리에스테르 라는 합성섬유의 원료가 되어 플리스 쟈켓이라는 따뜻한 옷으로, 극세사 행주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온다. 페트병의 이러한 환골탈태를 가능하게 하려면 우리는 Pfand제도를 열심히 실천해야 하겠다.

병에는 Mehrwegflasche 라고 독일어로 적혀있으며 고온살균세척 후 재사용된다.

이 표시는 라벨에 아주 작게 구석에 적혀있어서 독일어를 모르는 이들은 쓰레기통에 내 돈을 버리는 셈이 되지 않으려면 병 뒷면을 주의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이한 모양의 와인병도 이런 경우가 많다.

유럽 내에서도 독일처럼 후하게 환급금을 챙겨줘가며 빈병을 깐깐하게 챙기는 나라도 드물다. 환급금이라고는 하나 이미 내가 살 때 지불한 내 돈이니, 이 제도를 모른다면 금전적 손해를 보는 사람은 내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빈병을 챙겨서 꼭 환급을 받자.

그럼 얼마의 환급금을 돌려받을까? Pfand 인증표시는 25센트 (약 350원), 쥬스/음료수병이나 마개로 된 맥주병은 15센트, 그 외 맥주병은 8센트이다. 페트병 20개를 환급받는다면 5유로이니, 독일에선 웬만한 행사가 끝나고 나서 빈병을 주우러 다니는 사람들의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다. 본전도 들이지 않고 현금을 길에서 바로 줍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Pfand 금액은 이미 구매할 때 환급금 포함해서 사는 것이니, 살 때는 보증금, 돌려받을 때는 환급금 성격이 된다.

환급을 받는 방법은 간단하다. 독일의 여느 슈퍼마켓의 입구에 설치된 자동기계에 빈병을 넣고 자동 계산된 쪽지를 받아 계산대에 제시하면 현금으로 받는다. 기계에서 인식을 못하는 경우나, 기계가 없는 슈퍼에서는 계산대 직원에게 주면 바로 계산을 해준다. 이때 특별한 말이 필요없긴 하지만, 눈치가 없는 직원을 만난다면 “Pfand, bitte” 라고 간단히 말해보자.

Pfand 가능범위는 독일 전역에서는 다 통용이 되나 해외에서 구매한 빈병은 독일에서 환급해주지 않는다.

그 외 환급 불가능한 빈병은 동네 어귀에 있는 빈병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

일반적으로 병 깨지는 소리 때문에 일요일, 공휴일은 사용금지이며, 평일에는 아침 7시부터 저녁 7시까지만 빈병투척이 가능하다.

“Pfand” 라는 말은 꼭 빈병을 돌려줄 때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행사장이나 콘서트홀, 크리스마스 마켓 등에서 음료, 커피 또는 알콜을 살 때도 똑같이 적용이 된다. 특히 2021년 중반부터 독일에서는 플라스틱 일회용 컵 사용이 공식적으로 전면 금지될 예정이라서 이 단어는 더욱 더 중요하게 되었다.

Pfand 금액은 파는 이의 마음대로이며, 계산대에 “Pfand 2 EURO” 라고 무심히 적어두기만 하고 따로 친절하게 말을 안해주는 경우가 많다. 이때 “Ist da Pfand drauf ? (이거 보증금 있는거요)” 라고 물어보자. 맞다고 하면 빈 컵을 돌려주고 Pfand를 돌려받자. 가끔씩 터무니없는 가격의 Pfand 금액일 경우가 많다.

반면, 크리스마스 마켓에 가면 꼭 한 잔은 마셔보는 뜨거운 와인 “Glüh Wein”, 이 글뤼와인잔은 Pfand 금액이 저렴한 경우도 있다. 유명한 크리스마스 마켓의 특색 있는 컵일 경우 보증금을 포기하더라고 집으로 데리고 오는 것도 득템이 될 수 있다.

이미 독일에선 생활화되어 있는 문화이긴 하지만 한국인들에겐 생소한 것일 수도 있으며, 모르면 나만 손해인 Pfand 문화를 알아보았다.

1189호 17면, 2020년 10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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