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엄마가 알려주는 가지가지 독일생활정보 (2)

가지 2 : 우리집 식기세척기의 20년 장수비결, 바로 소금이라구?

요즘같은 집콕시대에 엄마들에게 이처럼 기특한 효자가 또 있을까?

홈오피스다 방학이다 식당가기도 꺼려지는 요즘, 배달도 잘 없는 독일에서 삼시세끼 집밥의 결과물은 탑처럼 쌓인 설거지거리! 알라딘의 제니인가 밤새 우렁각시인가, 큰 냄비에서 작은 포크까지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씻어주는 해결사 식기세척기. 단순히 귀챦이즘에서 해방되는 것 이외에도 15리터로 그 많은 양을 씻어준다하니 수돗물을 흘려가며 설거지하는 것 보다 물값 절약도 된다.

1886년 미국여성에 의해 수압세척방식으로 특허 출원된 이 신박템은 현재의 건조 기능까지 보태진 모습으로는 1940년 미국에서 개발되었다. 1900년대 초에 발명된 세탁기에 연이은 엄마들의 젖은 손 탈출 시리즈 2탄이라 할 수 있겠다.

독일에서는 1920년 Miele사에서 첫 제품을 출시하게 된다.

2017년 현재 독일 일반가정의 식기세척기 보급율은 71,5%에 달한다 (독일통계청). 이에 비해 한국은 최근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2019년도 (한국가전제품사 통계)기준 15%로서 한국에서는 그리 쉽게 볼 수 있는 가전제품은 아니다. 그래서인지 독일에 와서 살림을 시작하는 엄마들의 우왕좌왕 식기세척기 사용 잔혹사는 가히 딱할 정도이다.

엄마는 엄마를 돕는다!

20년 넘게 독일에서 식기세척기를 사용해온 노을이 엄마와 함께 중요한 사용 및 관리법을 알아보자.

식기세척기 사용에 있어서 필요한 제품은 딱 네 가지이다. 세제, 린스, 기계세척제 그리고 특수소금이다.

1. 세제 Reinigungs-tabs

가루로 된 것도 있으나 요즘은 고체알 형태의 것이 선호된다. 녹는 비닐에 쌓여져 뜯지 않고 바로 넣는 제품들도 최근 인기이다.

세제, 린스, 특수소금 까지 다 들어있는 ‘3in1’ 제품도 있으나 어차피 린스와 특수소금을 따로 넣어주기 때문에, 과유불급을 피하려면 세척기능 하나만 있는 것을 사용해도 무방하다. 소금 비중이 너무 과하면 그릇들이 쩍쩍 갈라지거나 변색이 될 수 있다.  

2. 린스 Klarspüler

고온세척 후 식기들이 심하게 건조되는 것을 막아주며  반짝반짝 윤이 나게 해준다. 세척과정이 끝난 후 마지막 헹굼과정에 자동으로 추가된다. 린스가 부족해지면 빙수처럼 생긴 표시등에 경고가 뜬다.

3. 기계세척제 Maschinenreiniger

습하고 늘 닫혀있는 식기세척기는 세균과 악취의 소굴이다. 특히 양념이 강한 식재료를 쓰는 한국가정에서는 최소한 1달 1회 사용을 권장한다. 기계자체와 거름망을 씻어내는 용도이므로 다른 식기는 넣으면 안 되며 이 때만큼은 최고고온으로 세척하자.  

4. 특수소금 Spezialsalz

(사실 이 소금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아니 기계에 소금이라니? 상극이 아닐까 생각하지만 소금은 필수다. 물보다 맥주가 더 깨끗하다는 이곳 독일에서는 특수소금은 너무나 중요하다. 식용소금이 아니다. 꼭 전용소금인 특수소금 Spezialsalz를 사자.

석회(Kalk)를 제때 제거하지 않으면 이것이 마치 돌덩이처럼 뭉치고 굳어져서 기계를 망치게 된다. 어느 날 갑자기 식기세척기가 서버리는 날이 올 것이다.

이 특수소금은 마트에서 1kg 박스를 겨우 몇 유로에 살 수 있는데, 이것을 제대로 하지 않다가는 수백 배의 돈이 들 수 있다.  

하지만 특수소금이 중요한 것은 꼭 석회 때문만은 아니다. 독일 수돗물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마그네슘과 칼슘은 서로 작용하여 방울방울 허연 물자국을 만든다. 특수소금의 나트륨 성분이 이 두 친구들을 떼어두는 역할을 한다.

한국 수돗물에는 이런 성분들이 많이 없기에 한국에서 식기세척기를 사용하는 가정에서도 이 소금의 존재에 대해 많이 모른다고 한다. 그러나 수도관이 노후한 지역이나 아파트 등에는 물때라는 것도 있고 물비린내도 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이 소금의 중요성이 한국에서도 알려졌다. 새로 출시되는 한국제품에는 독일처럼 소금 넣는 곳을 장착시킨 것도 있다.  

식기세척기 바닥에 있는 손바닥만한 뚜껑을 찾아보자. 최초 사용 때만 물을 채우면 되고 소금은 3분의 2 정도 채우자. 이 소금은 우박처럼 굵고 단단해서 너무 꽉 채우면 잘 녹지 않는다. 부족해지면 무한반복처럼 생긴 표시등에 경고가 뜬다.  

매일 2번 이상 양치질을 하고 치실과 치간 칫솔로 관리해주고 전용액으로 가글까지 해주는 우리 입속. 우리 입속으로 들어가는 음식을 조리해주고 담아주는 식기들을 청소해주는 식기세척기라는 존재의 중요함. 보급률이 높다고는 하지만 고가의 전자제품이므로 오래도록 두고 쓰려면 관리를 잘 해야 한다.

(관련된 자세한 영상은 아래 URL을 참조하세요)

2020년 10월 16일, 1191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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