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대신 마스크

최월아

강 건너 불 보듯 했다. 12월 중국 후베이 성 우한 시에서 처음 확인된 코로나바이러스가 한국에 순식간에 확산되면서 모두모두 마스크 착용을 했다. 부족해진 마스크 구입으로 장사진을 친 뉴스를 보면서도 독일에선 마스크의 효능에 대해 전혀 공감하지 못했다.

2020년, 지구를 손아귀에 넣고 있는 횡포를 부리는 코로나바이러스는 현재까지 6종류가 있음을 인터넷검색으로 알게 되었다. 1. 베타-코로나바이러스 betacoronavirus 2. OC43, 3. HKU1 4. SARS-CoV 5. MERS-CoV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6. COVID-19는 (19는 첫 발생이 2019년을 뜻함) SARS-CoV2로 사스의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라고 한다. 이처럼 코로나 바이러스에 속하는 다양한 바이러스 종류가 이미 있고 앞으로도 새로이 변형된 형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대한감염협회 코로나19 에서는 토를 달아 놓았다.

사스와 메르스는 우리에게도 익히 알려져 있다. 사스는 2002/2003 겨울에 중국에서, 메르스는 2012 4월에 중동에서 첫 감염자가 발생하여 여행자들에 의해 한국에도 감염자가 확산되어 난리를 치렀다. 그러나 사스와 메르스 바이러스는 이번 코비드-19처럼 전 세계를 휩쓸지 않고 일 년 반 만에 사라졌다. 이미 동남아 지역에서는 독감이나 심한 스모그와 황사로 인한 공기오염이 일으키는 기관지발병도 마스크 착용으로 예방해왔다.

따라서 해마다 환절기와 겨울이면 마스크 착용이 거의 일상화 되었다. 이로 인해 코로나의 첫 발생 발표 후 즉시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는 여건이 약간은 되어있었다. 그러나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마스크의 공급이 부족하였다. 마스크 구입을 위해 일어난 그야말로 희한한 진풍경에 독일국민과 정부는 이번에도 사스와 메르스 때처럼 먼 아시아의 전염병쯤으로 태평스러웠다.

그러다 1월 말경 독일 뮌헨을 방문한 중국인과 자리를 함께했던 독일인의 감염발생을 시작으로 카니발 기간인 2월 중순부터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 감염자가 순식간에 확산되었다. 급기야 북 이태리에서 록다운(lockdown)이 실시되었고 오스트리아에서 국경을 봉쇄했다. 그러다 독일도 3월17일부터 나라전체를 마비시킨 록다운 시행의 참담한 사태가 발생했다. 강 건너 불이 순식간에 내 집을 덮친 격이었다. 독일 TV 토크 시간마다 바이러스 학계 전문의들과 정치인들이 나와 코로나의 위험성에 대해 토론을 했지만 마스크의 위용에 대해서는 상방되는 토론을 했다.

토론 중에는 급속히 확산 된 코로나 감염에 대해 잘 대체한 한국이 예가 되었다. 한국정부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체온을 재고 신속한 테스트를 하는 장면과 띄어난 기술 그리고 국민들의 질서에 대해 높이 평가를 했다. 은근히 대한민국이 자랑스러웠다. 그런대도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민들은 마스크가 준비되어있지도 않았지만 아예 무시하며 코웃음 쳤다. 그 대신 록다운이 오래 갈 경우에 대비해 화장지 등 생활필수품과 밀가루, 누들, 설탕 등 식품구입을 했다. 당연히 생산 공장들과 슈퍼마켓들은 갑자기 늘어난 수요에 공급량을 미처 채워주지 못해 전쟁 아닌 전쟁이 잠깐 일어났었다.

록다운으로, 독일의 식품과 생활필수품 가계 외, 학교와 모든 공공기관과 상가들이 문을 닫았다. 제한된 외출로 갑작스레 온 가족이 집안에서 함께 지내게 되면서 가정불화와 학대 등이 잇달아 일어나기도 했다. 이에 반해 한인사회에서는 순발력 있게 한국 등에서 어렵게 구입한 마스크를 나이 드신 동포들에게 보냈다. 재외동포재단의 지원금을 받아 치르던 모든 행사가 취소되면서 그 지원금으로 마스크를 구입해 필요하신 분들에게 보냈다. 그리고 공관에서도 마스크 구입을 원하는 분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치는 등 한인의 능률적인 융통성이 순식간에 발휘했다. 그 당시만 해도 마스크와 손 손독제 등은 수출입이 금지 된 상태라 구하기가 쉽지 않았고 값도 비싸 받은 분들은 감사해할 따름이었다.

상상도 못한 속도로 코비드-19 감염자는 전 세계로 확산되었고 증상은 심각했으며 사망자는 늘어났다. TV방송에서 코로나 환자들의 무서운 증상과 치료 장면을 접하면서 공포심과 불안은 늘어났다. 이태리와 오스트리아를 선두로 국경이 다시 봉쇄됐다. 그러자 마스크를 직접 제작하여 착용한 시민들이 가끔 눈에 띄기 시작했다. 민주평통 협의회장도 2000여개의 마스크를 지역한인회원들과 손수 제작해 배포했다.

언제부터인가 중국이 생산한 마스크를 전 세계에 수출판매하고 있었다. 그러다 중국 자체 수요가 워낙 급상승하면서 수출 금지령을 내렸다. 글로벌 시대의 난관에 부딪힌 독일도 중국에서의 마스크와 일회용 가운의 수입이 갑자기 중단되어 병원에서조차 부족한 상황이었다. 급기야 독일의 공장들은 코로나로 인해 가동이 중단 되었던 내부를 개조하여 서둘러 마스크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약국에서 금값으로 제한 양을 판매했지만 어느 듯 양호한 가격으로 마켓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독일정부에서는 턱없이 부족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므로 인해 일어날 뻔했던 전쟁 아닌 전쟁으로 인한 혼란에 대처한 현명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이윽고 시중에 마스크 공급이 되면서 메르켈 총리는 국민들에게 마스크착용과 사회거리두기 그리고 외출을 자제해 줄 것을 호소했다. 곧 이어 공공장소에서는 의무화 되었다.

천만다행으로 코로나가 확산될 무렵 찾아온 화사한 봄 날씨가 지속되었다. 코로나를 품은 명품 봄이 지나고 세기의 여름을 맞이했다. 가뭄으로 인한 농가와 숲에 미치는 피해는 컸지만 시민들은 규정을 지키는 한도 내에서 각자 나름 정원을 가꾸며 산책 등으로 갑갑한 기간을 견뎌내고자 했다. 이렇게 높은 기온과 모임들이 취소되고 마스크 착용과 외출을 삼가 하면서 코로나는 조금 주춤했다. 그러다 봉쇄했던 국경들이 풀리면서 외국노동자와 방학과 휴가를 이용한 여행객을 따라 코로나는 다시 확산되었다.

정작 황금의 10월에는 춥고 축축해 이를 반기는 코로나는 마구 설치고 있다. 그런데도 겁 없는 젊은이들이 오래 지속되는 갑갑함을 못 참고 거리로 뛰쳐나와 어울리고, 문화가 다른 외국시민들이 그들의 풍습대로 거대한 결혼잔치를 치르면서 이미 감염자는 위험치수다. 정부는 다시 삶의 자유에 대한 엄격한 규제와 금지령을 내리고 있다.

독일은 그나마 이웃나라들 보다 양호한 편이었다. 그러던 독일도 차차 위험지구가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로서는 코로나 종식은 고사하고 통제조차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여러 나라에서 엄청난 연구비를 투자 하면서 심혈을 기우리고 있는 백신개발 또한 광범위하게 공급될 기미는 없다. 앞으로 추위를 몰고 다가올 겨울이 거저 불안하기만 하다. 어쨌거나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의 유행에 대처하는 것은 거저 우리 몫이다. 특히 감염률이 높고 증상이 심각해지는 노년층과 만성질환 환자들은 무조건 조심하는 외에는 다른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다.

가을 방학. 하지만 여행을 삼가하고 모임은 연기 또는 취소하고,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며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와 환기, 소독 등으로 일상생활에 정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다행이 독일은 몇몇 대도시 외에는 인구 밀도가 높은 고층 아파트가 많지 않고 숲이나 공원들이 많으므로 인적이 드문 시간에 산책이나 간단한 운동 등을 각자 요령껏 즐길 수 있다.

나 또한 거주지에서 여러 사회단체나 지인들과 모임과 운동 등을 평소에 즐겨왔다. 당연히 이 모든 것들은 코로나19와 발생 이후 중단 되었거나 인원제한으로 규정되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실내에서의 활동과 운동은 피하고 몇몇 가까운 회원들과 지역학교 운동장의 빈 공간에서 라인댄스를 뜨거운 날과 비오는 날도 마다 않고 운동 삼아 지속적으로 한다. 비가 오고 추운 날은 지붕만 있는 체육관 정문 앞 트인 현관을 이용한다. 집 근처의 강가와 호수를 돌며 자연을 즐기는 시간이 늘었다. 일찍이 루소는 ‘인간이여 자연으로 돌아가라’ 고 외쳤고, 괴테는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멀어질수록 질병과 가까워진다!’고 충고하지 않았던가.

하루빨리 코로나바이러스를 종식시키고 평온하고 자유로운 날을 되찾아 보고픈 사람들과 마주앉아 오순도순 정답게 이야기 나누며 어울려 웃고 싶다. 아니 아옹다옹 튀각퇴각 마주보고 논쟁이라도 해 보고 싶다.

2020년 10월 23일, 1192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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