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엄마가 알려주는 가지가지 독일생활정보 (3)

3가지: 독일계란에는 암호가 있다? 행복한 닭들을 위한 암호, 풀어드려요

* 시작하기 앞서, 계란이냐 달걀이냐 는 짜장면과 자장면의 차이라고 합니다. 저는 익숙한 대로 계란으로 말하겠습니다.

계란말이, 계란찜, 계란밥, 라면에 계란, 계란후라이, 최근들어 한국에선 에그드랍(계란토스트)까지, 계란 참 좋아하시죠? 소비자들에게는 슈퍼에서 장보기 리스트 1위를 뺏기지 않는 필수 슈퍼푸드. 오늘 주제는 계란이다.

닭가슴살 한쪽과 계란 1일 1개는 다이어터들도 빠뜨리지 않는 주요 단백질 공급원이기도 하고, vegan 들조차도 계란은 포기하지 않는다. 독일에서는 연간 1인당 235개를 먹는다고 한다. 빵, 누들, 소시지, 스프, 마요네즈 같은 소스, 리퀘어 주류 등 완제품에 이미 들어있는 계란 양을 생각한다면 거의 매일 먹는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데일리푸드인 계란을 독일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살까? 계란포장에 독일어가 난무하고, 계란 껍질에는 도장이 찍혀있고,, 음 무슨 암호인가? 한국에서는 못 보던 풍경인데,, 그 암호, 노을이엄마가 풀어본다.

독일계란은 닭을 키우는 방식에 따라 크게 3가지로 구분되어 판매된다.

0: Bio(축사 안과 방목 병행, 유기농사료)

1: Freilandhaltung(축사 안과 방목 병행 키우기, 합성사료)

2: Bodenhaltung (축사 안에서만 키우기, 합성사료)

4번째 구분은 Kaefighaltung(닭장/케이지에서만 키우기) 방식이 있으나, 2012년부터 EU규정에 따라 법적금지가 되어서 실제로 슈퍼에서는 볼 수가 없다. 2002년 정도부터 내가 살던 뒤셀도르프 근처에서는 이 사육방식에 반대하는 길거리 시위를 종종 볼 수 있었다. 그 철학에 동참하는 독일슈퍼들은 일명 “닭장계란”을 서서히 판매하지 않기 시작했다.

그러나 계란성분이 필요한 식품공장에 계란물을 납품하는 회사들이 아직도 암암리에 “닭장계란” 축사와 연계되어 있다고 한다. 독일정부는 2025년까지 이러한 축사들을 색출하여 강력히 금지시킬 계획이다.

상기 3가지 구분은 계란이 담긴 상자에 구별되어 있지만, 계란 하나하나에도 구별코드가 아래와 같이 찍혀있다. 2004년부터 도입된 이 코드는 마치 10자리 암호 같다. 더 자세히 알아보자.

닭을 키우는 방식 국가 소속 독일 주와 축사번호

◈ 닭을 키우는 방식 : 0, 1, 2 숫자로 구분되어있다.

2Bodenhaltung 방식: 닭들은 평생 축사에서 나갈 수 없다. 축사 안에서만 바닥과 선반을 오갈 수 있으며, 닭 한 마리 차지 면적은 A3 1장 정도이다. 닭들이 축사를 비울 시간이 없으니 축사내의 환경은 먼지와 불결함으로 가득 찬다. 위생을 지키기 위해 살충제를 뿌려대야 한다. 살충제 스캔들은 2017년 하반기에 독일로 납품하는 네덜란드 농가들을 강타했고, 그 여파는 2018년 초 한국까지 상륙했었다. 모이 또한 디젤 부산물이 섞인 합성사료를 먹인다.

1Freilandhaltung 방식: 축사 안과 바깥출입을 병행한다. 그러나 합성사료를 먹는 점과 닭 한 마리 차지면적 A3 1장은 Bodenhaltung과 동일하다. 유일한 차이점은 오로지 해가 떠 있는 동안 축사 앞 마당을 거닐 수 있다는 점이다.

0Bio 방식: 말 그대로 친환경 방식이다. 닭 한 마리 차지면적은 테블릿 2개 크기로 가장 넓으며, 축사 안과 방목을 병행한다. 유전자 조작이 안 된 천연사료만 모이로 사용되며, 축사내 환경 유지도 정기적으로 통제받는다. 높은 곳을 향하고 싶은 닭의 본능을 위한 횃대가 꼭 있어야 하고, 한 농장이 3000마리 이상 키울 수 없다. 이런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해야만 Bio 또는 Öko의 등급을 딸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먹거리 통제에 깐깐한 독일에도 이런 일이 벌어진다. 2017년 Aldi Bio 계란 리콜사건. Aldi Bio 계란은 전면 네덜란드에서 납품받는데, Bio 조건을 전혀 지키지도 않는 농가들이 버젓이 Bio로 속여서 비싼 값을 받았던 것이다.

이 일이 있은 후 오늘까지 노을이 엄마는 독일산 Bio 계란만 산다는 후문이다. 그러면 독일산 인지 네덜란드산 인지 어떻게 구별할까?

◈ 국가코드

DE: 독일, NL: 네델란드, AT: 오스트리아, IT: 이태리 등으로 구별가능하다.

◈ 축사 소속 연방 주

02: 함부르크, 05: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06: 헤센, 07: 라인란트팔츠,

08: 바덴-뷔르템베르크, 09: 바이에른, 11: 베를린 등이다.

완벽히 물 세척 후 유통되지 못하는 계란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사는 곳 근처에서 운송된 계란을 사는 것이 낫다. 운송차 내의 온도차로 인해 생기는 계란표면의 습기는 세균침입을 쉽게 만들어준다. 이러한 이유로 습기 잡아먹는 종이박스로 계란포장을 한다. 상온보관도 가능하지만, 냉장고 안에서라면 종이박스 채로 보관을 하자.

결론: 헤센주에 사는 노을이엄마가 추천하는 독일계란 암호는 아래와 같다.

0-DE-06 XXXX (Bio- 독일산지헤센주 농가)

독일 일반슈퍼의 Bio 계란들도 그 적정성에 의문이 여전히 많다. 2019년도 4분기 ÖKO TEST공시에 의하면, 모든 테스트를 전면 합격한 Bio 계란은 Bio슈퍼 Alnatura의 것이다. 숫병아리를 보호하는 테스트기술을 이용하는 농가들과 계약된 계란을 취급한다. 그야말로 “계”념 유기농 슈퍼가 아닐 수 없다.

계란 자체의 맛과 영양분의 차이는 대동소이하다고 한다. 계란을 구별해서 사는 것은 오로지 구매자의 먹거리에 대한 철학, 개념의 구별에 따른 것이다. 물론 지갑사정도 따져보아야 하지만, 가족이 매일 먹는 소중한 계란에게, 또 행복한 닭들을 위해 노을이엄마는 오늘도 1유로 동전 하나를 더 꺼낸다.

(관련된 자세한 영상은 아래 URL 을 참조하세요)

1193호 17면, 2020년 11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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