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신문 창간 25주년, 새로운 25년을 계획한다

조윤경(발행인)

교포신문이 창간 25주년을 맞았다.

1995년 11월 17일 독일 교민사회에는 어느 누구도 꿈꾸지 못했던 동포언론지 창간이 실현됐다. 박승규 발행ㆍ편집인, 이현복 인쇄인의 이름으로 ‘교포신문’이 세상에 선보인 것이다. 불행히도 두 분은 이제 고인이 되었으나, 두 분이 뿌린 씨앗은 이제 25년 거목으로 성장하여 독일 동포사회의 구석구석을 비추는 동포정론지로서의 자리를 굳게 잡았다.

창간이래 독일교민사회의 대 소사와 늘 함께 하였으며, 교민사회의 발전을 위해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으며, 지난 25년을 교민사회를 지켜왔다.

교포신문의 지난 25년은 바로 우리 독일 동포의 지난 25년의 역사이며 삶의 기록인 것이다.

선구자의 용기와 정열을 잃지 않고

인류의 삶의 궤적을 선사시대와 역사시대로 구분한다. 말 그대로 기록이 존재하지 않았던 시대와 인류의 삶을 기록하기 시작한 시대의 구분인 것이다.

교포신문은 독일동포들의 삶을 기록하고자 용기와 정열을 갖고 시작되었다.

1995년 11월 17일 창간호의 사설은 교포신문의 창간동기를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독일에 한국교민사회가 형성된 지 삼십년이 지나가고 있는 오늘,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참으로 갖가지의 사연들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얽히고 설켜 만들어진 수많은 우여곡절들을 생각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재독교민 삼십년의 역사를 정리하려면 기록된 정확한 자료가 너무나도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당황하게 되었다.

20세기 문명의 선진인 유럽의 심장부에서 삼십년을 넘게 살아오면서 그 역사를 기록하지 않았다는 부끄러운 사실을 우리는 재독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 재독 한국인의 자존심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서 수지타산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교포신문’의 창간을 서두르게 되어 이제 그 결실을 보게 되었다.

고전적인 의미에서의 언론의 사명은 사회의 목탁이요 입법, 사법, 행정에 이은 제 4부의 권부라고는 하지만, 해외 교포언론의 일차적 사명은 교민사회 정서의 대변자 역할이요, 교민역사의 기록자가 되어야 한다는 우리의 신념이 지나친 것이 아니라고 믿는다…..(중략)”

창간 25주년을 맞은 교포신문은 이제 앞으로의 25년을 계획하며 재독한인사회의 발전을 견인하는 기관차의 역할을 담당하려한다.

독일내 한인사회는 1960년대 초반 유학생사회로 시작하여, 60. 70년대 파독 광부, 간호사들의 독일 정착 그리고 2000년 이후부터는 다양한 형태로 독일에 정착하는 흐름을 보이며 변화하고 있다.

이제 50여년에 걸친 재독 한인사회 역사로 한인 2세, 3세들의 독일 주류사회 진출은 물론 여러 분야에 걸쳐 많은 전문가들이 배출되고 있으며, 유학, 취업, 사업 등으로 독일로 이주하는 한인 수의 증가로 다른 여러 한인 이주국처럼 한인사회의 다양성을 담보하게 되었다.

이러한 독일 한인사회 성격변화는 독일 내 한인들의 생활양식과, 활동에도 많은 변화를 도래케 하였다. 한인사회 내에서만의 사회, 경제활동에서 벗어나, 독일 사회 내에서의 적극적인 사회, 경제적 활동도 가능하게 되었으며, 이를 통해 이주민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독일의 당당한 구성원으로서의 삶을 영위하는 토대를 마련하게 되었다.

교포신문사는 이러한 재독한인사회의 변화에 부응하여, 2018년 11월 『독일생활 총서』 제 1편 “독일에서 사업하기 -김병구 회계사의 세무가이드”를 출간한 바 있다. 이는 재독한인사회가 자체 역량을 체계화 하고, 이를 축적하여 새로운 발전의 기틀을 다져야 할 시기를 맞이하여, 독일의 제도와 관습뿐만 아니라, 제 분야의 전문지식의 습득이 필수적이라 데에 기인하였다.

이렇듯 현실적인 필요에 의해서 시작된 『독일생활 총서』는 앞으로 세법, 법률, 제도 등 경제활동 및 공적 분야 활동뿐만 아니라, 교육, 여가활동 등 실생활에서도 직접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전문 정보를 출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독일생활 총서』를 통해 독일 전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 전문가들이 재독한인의 구심점이 되어 독일 내 한인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하기를 기대한다.

이와 더불어 창간 25주년을 맞은 올해에는 한인생활지원센터를 구축한 바 있다. 한인사회 지원을 위한 한인생활지원센터에는 의료 · 간호 · 보험 · 법률 · 세무 · 재무 · 교육 · 기업경영 · 부동산 등의 분양에서 각계각층의 한인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문화사업도 대폭 확대된다. 현재의 문화사업을 개편하여 역사탐방 · 문화강좌 · 문화포럼 등 체계적이고 광범위하게 사업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그리고 내년에는 자매지로써 월간잡지를 창간하여, 주간으로 교포신문, 월간으로 월간잡지 그리고 일간으로 온라인 교포신문으로 삼각체제를 갖추어 명실상부한 언론매체로의 대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저희 교포신문은 창간 25주년을 맞아 앞으로도 창간 당시의 정신을 잊지 않고 독일 동포사회의 기록자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이며, 아울러 “동포사회의 미래를 함께 열어가는 교포신문” 이라는 모토 하에, 변화하는 재독 동포시회의 나침반이자 등대와 같은 역할은 물론, 동포 사회 권익신장을 위해 미래를 개척하는 선구자적 역할도 충실히 수행할 것을 이 자리를 빌어 독자들에게 약속드리는 바다.

창간 25주년 교포신문을 위한 “축사, 당부의 말, 교포신문과 관련 남기고 싶은 이야기” 등 축하와 격려의 글을 연재합니다. 많은 분들의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1197호 23면, 2020년 12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