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엄마가 알려주는 가지가지 독일생활정보
(5) 다진고기 포장육의 등급

5가지 : 저렴이 간 고기는 가라, 포장육 (2편)

지난 연재에서 독일포장육의 거꾸리 4등급제에 대해 알아보았다.

많은 독자분들이 이 등급순서를 거꾸로 알고 계셨다고 리뷰를 해주셨듯이,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1등이 1등이 아닌 것이다. 내신 1등급, 신용1등급, 에너지효율 1등급 등 소위 1등급이라 함은 최고의 자리가 아닌가. 한국포장육은 1등급 위에 1++ 등급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독일포장육은 1등급의 사육상태가 최하위라고 하니, 이러한 반전이 있을까. 제 독자 분들께라도 독일포장육 등급 구별에 대해 알려드리게 되어 다행이다.

이번 연재에는 포장육 중에서도 간 고기(이하 다짐육) 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포장 다짐육 성분

슈퍼에서 구매가 용이한 포장 다짐육의 성분은 대부분 사육환경 최하위인 1등급 고기들로 구성되어져 있다. REWE 레베 슈퍼의 “NATURLAND” 표시 또는 ALNATURA 슈퍼의 “BIOLAND” 표시가 된 포장 다짐육 정도만 유기농 고기를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 포장육 표면의 QR코드를 읽어보면 다짐육 출처가 어디인지 알 수 있다. 대부분이 약 열개 이상의 여러 도시 출신들의 고기를 사용하여 다져진 것으로 나타나며, 이 고기들은 독일의 거대 고기 가공 공장 서너 군데로 독점적으로 집하되어 포장육으로 만들어진다. 이곳에서 대형매장으로 납품되는 것이다. 이러한 독점적 가공공장의 루트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들 공장 중 독일 최대 가공공장에서 코로나 확산사태가 벌어지는 바람에 그 공장에서 납품한 다짐육이 포함된 제품들이 리콜되기도 했다.

우선 그 이동경로를 고려해볼 때, 이미 신선도 면이나 퀄리티 면에서 동네 정육점과는 비교가 안 될 것으로 짐작이 된다.

◀다짐육 포장방식

최근에는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가스치환포장(Schutzatmosphäre) 방식을 포장육에 많이 사용 중인데, 이 가스들은 유통기한을 늘려주고 붉은 색을 돌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 가스는 신체에는 무해하다고 한다.

이 방식의 포장육은 시간이 흐를수록 수분이 없어지고, 질긴 식감을 유발한다거나 진공포장보다 부피가 큰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배달/진열하기 용이하고 소비자가 손쉽게 구매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독일에서도 요즘은 포장육이 대세이지만, 오래전에는 진공팩에 싸인 동글동글한 고기를 자주 보았던 기억이 난다.

◀포장 다짐육 유통기한 및 신선도

다짐육은 신선도가 빨리 떨어지기 때문에, 일주일 된 포장 다짐육에는 이미 상당한 양의 박테리아가 번식해있다고 한다. +2도C 를 중단하지않고 계속 유지했을 경우에만 일주일이 유통기한이지만, 실제로 지키지 못하는 조건이기에 포장에 적힌 유통기한을 곧이 곧대로 믿어서는 안 될 일이다.

완전히 색깔이 변한 경우 외에는 소비자가 육안으로만 봐서는 포장 다짐육의 신선도를 구별하기는 어렵다. 그러니 유통기한에 임박한 포장육에다 “-20%” 표시까지 있다면 “안녕 잘가~” 하고 외면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우리동네 정육점에서 다진 고기를 사면 그 자리에서 바로 신선한 통짜 고기를 갈아주고, “내일까지 조리해 드세요” 라는 말을 잊지 않고 해준다. 포장 다짐육인 경우는 포장 후 1일 이상은 양보하지 말자.

◀포장 다짐육 조리

포장에는 “vollständig durcherhitzen” (완전히 익혀드세요) 라고 명기되어있다. +2도C를 넘는 순간부터 균이 증식되기 시작하는 포장 다짐육의 치명적인 단점 때문에 그러하다. 오늘 저녁 동그랑땡이나 함박스테이크를 준비하신다면, 양면을 구운 후 뚜껑을 덮어 속까지 푸욱 익히는 것이 좋겠다. 특히 완제품 독일식 동그랑땡 Frikadelle를 사서 드신다면 다 익었는지 속사정을 확인하고 드시기를 추천한다. 냉동제품은 더욱 완벽히 익혀야 한다.

2편에 걸쳐 독일 포장육에 대해 조금 알아보았다. 언어적인 문제로 독일정육점을 찾지 못하는 분들이 주로 슈퍼에서 포장육을 구입해서 드시거나, 오로지 한국마트에서만 구매하시는 것이 안타까워 정보를 마련해보았다.

1199호 17면, 2020년 12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