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엄마가 알려주는 가지가지 독일생활정보

12가지 : 독일마트탐구 (한국마트하고 뭐가 다르네)

독일에 막 도착해서 숙소에 짐을 풀고 나서 처음 할 일은 무얼까? 바로 관광가기? Nein Nein. (아니올시다)

약 30년전, 필자가 대학교 3학년이었을때이다. 독일의 한 대학교 여름방학 어학코스를 하기 위해 독일에 도착했다. 동향에서 온 일행들과 함께 교무실에서 방배정을 받고, 월요일 아침에 앞 광장에서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주소와 약도 하나만 가지고 찾아간 대학기숙사. 내 방만 빼고는 모두 공동사용이었다. 마침 부엌에 들어가니 독일여학생이 식자재나 생수는 공동이 아니니 빨리 장부터 보러가라고 일러준다, 곧 문을 닫는다고.

“전쟁났나? 마트가 벌써 문을 닫는다니? 왜 벌써 문닫지? 희한한 일일세, 내가 제대로 알아듣긴 했지?” 궁시렁거리며 재빨리 동네슈퍼에 가서 한국에서 보던 것이랑 비슷한 것들을 주섬주섬 사왔다. 물론 가스물인지도 모르고 가스물도 사왔다.

월요일 아침. 한 일행이 교무실 앞 광장에서 기아와 목마름에 허덕이다 막 헤어나온 듯, 허멀건 몰골로 쓰러져있었다. 난생 처음 본 독일동네 한 바퀴 우선 돌고나서 숙소에 들어올 때 장을 봐와야지 라고 생각했다가 토요일 오후에 일찍 문닫는 독일마트 덕분에 그이는 월요일 아침까지 물 한모금 제대로 못 마시고 쫄쫄 굶었던 것. 다행이 기내에서 챙겨온 모닝빵 하나로 견디었던 것이다.

오늘 독일마트에 대해 글을 쓰려다보니 30년전 웃고픈 그 에피소드가 생각나서 이렇게 서문을 열어본다.

요즘처럼 밤 10시까지 독일마트가 열려있게 된 것은 불과 몇 되지 않았다. 저녁 8시까지 하는 것도 나 같은 직장맘은 가뭄에 단비같은 소식이었는데, 점차 연장되어 도시에 따라 0시 또는 02시까지 하는 곳도 있다.

한국의 대형마트에 비교하면 동네슈퍼라 처음 독일에 와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선진국인데 마트들이 왜 이렇지 하고. 그런데 살다보니 동네슈퍼에서 조그만 장바구니에 2-3일 먹을 것만 장봐서 가는 나를 보고 나도 이제 독일사람 다 되었구나 싶다. 또한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도 그들의 냉장고 크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것을 알아내는데 -조금 과장해서- 한 10년 걸린 듯 하다. 이들의 냉장고는 상당히 작다. 그래서 식자재를 쟁여두지 않고 동네 소매슈퍼에서 자주 소량의 장을 보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독일에는 마트가 곳곳에 있고 그 판매 분야에 따라 다양히 분류되어 있다.

▣ 식재료슈퍼 : Rewe, Lidl, Edeka, Kaufland, Aldi Sued/-Nord

“독일에서 제일 선호도 높은 슈퍼마켓”은 2021년 2월 t-online.de자료에 의하면, 1위 Rewe, 2위 Lidl, 3위 Edeka, 4위 Kaufland, 5위 Aldi Sued, 6위 Aldi Nord 순이다.

Rewe는 독일전역 3,600개 최대 매장을 보유중인 국내 집중형 슈퍼이다. 1927년 개업 이래 Online Shop과 배달서비스로 코로나특수까지 챙기고 있다. Lidl은 1973년 개업 이래 현재까지 독일에만 3,300개, 독일 외 32개국에 11,200개 매장을 갖고 있는 독일최대 글로벌마트이다. 2005년경에 직원처우에 대한 부당함으로 불매운동까지 일어났지만 최근의 개선노력으로 현재는 1위 기업이미지로 거듭나고 있다.

Edeka는 1907년 개업했고, 최대 갯수의 Kasse계산대와 유모차와 휠체어를 고려한 넓은 매장입구 인테리어가 강점이다. Kaufland는 1968년 개업했고, 식자재 외 장난감, 가정용품과 가드닝 품목을 접목하고 있다.

Aldi의 역사는 독일전쟁사와 맥을 같이한다. 1913년 Essen의 작은 가족빵집이 전시 생필품군납을 하면서 현재의 최대 디스카운트 체인매장이 된다. 광고 없고, 매장 장식없고, 비싼 가격 없는 것으로 가격경쟁력 최고이다. Albrecht Diskont의 약자 Aldi이다.

1961년 Albrecht “형제의 난”으로 Aldi Nord 와 Süd 로 나뉜 이후 별개의 기업으로 지냈으나, 최근에는 디스카운트 업종들의 경쟁으로 인해 둘은 공동구매와 공동마케팅을 시작하고 있다.

▣ Drogerie Markt 드럭스토어 : dm, Rossmann, Müller

미국의 drugstore와 유사하다. 독일 최초이자 최대의 Drogerie Markt는 dm이며, 1973년 최초개업이래 독일에만도 36,000명의 직원이 있다. 그외에 Rossmann, Müller 등도 있다. 건강식품/음료, 유기농, 뷰티/웰빙, 가정/가드닝용품, 유아제품/의복, 전기제품, 의약외품 등을 취급한다.

▣ Biomarkt 유기농마트 : Alnatura, Denns Bio (Reformhaus)

1971년 Berlin 의 한 작은 유기농가계 “Peace Food”를 시작으로 독일의 Bio사랑은 시작되었다. 한국에서 한창 새마을운동을 하고 있을 시절, 그 50 여년 전에 이 나라에는 “유기농(Bio)”에 대한 개념이 존재했다니 과연 놀랍다. 약 15년이 지나 1987년 Alnatura가 최근 형태와 비슷한 유기농마트 체인을 시작한다. 개업 1년 전부터 Tegut과 dm에 동명제품을 납품하는 것으로 시작하였다.

Denns bio 도 유기농 전문마트이다. dm, Tegut에서도 다양한 유기농제품을 살 수 있다. Reformhaus는 Natur 건강보조제와 자연식품/-뷰티 방향으로 전문적이며 유기농제품들도 많이 판매한다.

▣ Baumarkt 건축자재마트 : Hornbach, Globus, Bauhaus, Knauber, toom, hagebau, OBI

독일에서 와서 들어서자마자 입이 쩍 벌어진 마트. 변변한 화려한 백화점 하나 찾기 힘든 독일에서 이 건축자재백화점은 세계 현대식 건축과 디자인 역사에 한 축을 그은 바우하우스(1919-1933) 원조나라의 자존심이다.

일반인들도 이 마트에서 자재를 구매해 셀프로 집을 지을 정도이다. 없는게 없는 Baumarkt. 상기 마트명들은 선호도순이다.

▣ Wochenmarkt나 Markthalle도 있다. 시골장터나 재래시장 같은 개념이다. 주로 농가나 어부, 화훼업자들이 직거래로 판매한다. 주말장터가 아니라도 주중의 하루나 이틀을 정기적으로 여는 도시들도 있다.

각 도시 홈페이지에 상기 단어로 장이 서는 날을 찾을 수 있다. 주로 현금거래가 됨으로 잔돈을 두둑이 챙겨가자. 장바구니도 잊지 말자.

▣ Flohmarkt 독일벼룩시장도 유명하다. 최근에는 그 순수성이 많이 퇴색되어 상업화가 많이 되었다. 그래도 날씨 좋은 날 강변의 벼룩시장을 돌다보면 득템을 할 때도 있다. 작은 여행트렁크를 챙겨가도 유용하다.

▣ Antikmarkt 엔틱장터는 한국 엔틱메니아들에게는 신세계이다. 상당히 관리가 잘되어있는 엔틱들이 적당한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고급 엔틱장터도 있다. 인터넷으로 조회가 가능하다.

1213호 19면, 2021년 4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