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화가 황수잔의 명화산책(36)

– 그림 속에서 음악의 신비한 내면의 소리가 들리는 악기들을 통한 환상적인 세계 –


피아노 시리즈(Piano-Zyklus) 스페인 추상화 화가 페레살리나스(Pere Salinas)와
‘악기와 여인’의 채기선 화가

추상화가 페레살리나스

“음악은 나의 열정이다. 피아노는 악기 중에서도 가장 퍼팩트한 악기에 경의를 표한다.” 라고 페레살리나스는 말한다.
그는 1957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카타라네(Katalane)태생으로 에스파냐의 북동산악지방에서 살았던 카탈로니아인이다. 주전 3세기부터 주후 17세기까지 당시 로마인들이 정착해서 살았는데 그들은 카탈로니아(Katalonien)인들에게 기독교를 전파했다. 바르셀로나는 기독교 국가이며 파블로 피카소, 호안 미로와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등 많은 세계적인 예술가들을 배출한 예술 도시이다.

페레살리나스의 작품세계

“나는 작업을 할 때 항상 음악을 듣는다. 음악의 리듬에서 풍부한 상호교류를 갖고 몽환적이고 클래식한 그림의 색채를 표현한다.”라고 페레살리나스는 말한다. 그의 유명한 피아노 시리즈작품에서 베토벤, 바흐, 모차르트 등 클래식을 피아노로 표현할 수 있고 재즈나 현대음악 등 모든 음악을 다양하게 표현 할 수 있기 때문에 피아노는 악기 중에서 가장 완벽한 악기로 경의를 표한다고 한다. 음악은 한정된 시간으로 들을 수 있는 소리의 예술이고 그림은 공간을 이용한 공간예술이다. 음악, 그림은 완벽한 조화를 이뤄 영혼을 움직이기 때문에 음악과 미술은 공존한다고 한다.
페레살리나스 작품들은 그냥 보고 지나치는 단순한 그림들이 아니다. 작품 속에서 작가의 영혼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진정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중환자였던 그는 오랫동안 병동에서 지내고 있었는데 치료요법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시와 그림으로 표현했다. 그는 점점. 감정표현으로 완벽한 음악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고 건강을 회복한 후에도 감미롭고 풍부한 선율의 음악에서 미술창작의 자유로움을 펼쳤다. 음악은 그에게 예술의 원천이며 치료의 묘약이었다.
그의 유명한 작품 피아노 시리즈는 조화로운 화면구성으로 선의 형체를 만들어 음률에서 즉흥적으로 느낀 작가의 무의식의 감정표현을 색채를 자유자재로 흐르게 해서 몽환적이고 클래식하게 표현했다. 피아노의 역동적인 리듬감을 표현한 그림들, 음악세계는 관객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고 내적인 감정세계를 주관적 표현으로 나타냈다. 페레살리나스의 작품들은 색채의 하모니이며 음악의 컴포지션(Komposition)이다.

콘트라 페션(Contra Pessoa)

페레실리나스는 시대의 예술가였다. 유고슬라비아 전쟁에서 피비린내 나는 동족살인을 보고 전쟁의 비극을 극적인 화면으로 고발하는 날카로운 시각을 지닌 작품들을 세상에 알렸다. 그는 동서양의 조화를 이룬 다양한 형식으로 작품을 시도했다. 잡지나 신문을 오려 붙이는 콜라쥬형식으로 하거나 파랑, 노랑, 주황등 색채조화를 이루면서 동양화의 점과 선으로 수묵화처럼 검정 색으로 굵고 가는 점과 선들은 붓의 움직임에 따라 우연적인 형상을 이루면서 관객들에게 환상의 세계로 유도한다.
작가의 그림 속에는 자신의 경험과 기억이 들어있다. 고통, 사랑, 그리고 평화의 삶을 표현한 영혼의 소리이다. 작가는 그림 속에서 음악의 신비한 선율처럼 서정적인 추상회화를 피카소가 원시성에서 미술의 원천을 찾고자 한 것처럼 무의식의 내면의 소리를 실험적인 기법과 필치로 개인적인 환상적인 세계를 진솔하게 표현했다. 페레실리나스의 피아노 시리즈는 그의 영혼 속에 있는 감정을 관람자들에게 유사한 감정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하는 놀라운 심리적 세계까지 유도한다.

첼로연주

채기선 화가의 악기와 여인

작가는 독자적인 미학으로 심오한 내면의 세계를 악기와 여인으로 표출했다. 현대적인 감각으로 사진처럼 정밀하게 표현한 환상적인 이미지, 그림 속에서 아름다운 선율이 들리는 것 같다. 우뚝 선 한라산과 바다로 둘러싸인 자연풍광이 아름다운 제주도 섬의 배경으로 가냘프고 섬세한 젊은 여인들이 연주하는 모습을 그렸다. 지적이고 환상적인 클래식 음악과 세련된 분위기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작가는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는 콘서트에서 다양한 악기로 심오하게 연주하는 그들에게 매료되었다고 한다. 그림속의 여인들은 아직 성숙하지 않은 영레이디들이다. 작품 속에서 하모니를 이룬 악기와 여인들의 다양한 모습으로 작가의 예술적인 시각과 음악적인 내면을 표출하고 있다.
개인전에서 만나본 채기선 작가의 이미지는 작가의 작품처럼 무척 섬세하고 감성적이었다. 클래식 음악을 좋아 한다는 그는 부드럽고 친절하고 따뜻하다. 저마다 다른 악기를 들고 있는 연주자들은 아직 활짝 피지 않은 수줍은 미소가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꽃, 악기와 여인, 한라산 등 작가의 작품들은 따뜻하면서도 세련된 작가의 감성과 내면을 표출하고 있다.
채기선 작가는 제주도 출신으로 개인전19회, 초대전 및 단체전 200여회,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한라산 작품으로 우수상을, 제주도 미술대전 14회에서 최고상을 15,16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2019년 6월 14일, 1126호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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