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화가 황수잔의 명화산책(38)

화가 오 요구엔 휘델(Oviogu N. Fidel)과 화가 노단 기유나쉬빌리(Nodan Giunachvili)

화가 휘델의 ‘니게리아’
화가 휘델의 ‘니게리아’

태양이 작열하는 여름, 우직한 소 한마리가 챙이 넓은 밀짚모자를 쓴 소박한 농부를 따라 가고 있다. 어린 아기처럼 천진난만한 눈동자가 평화스러워 보인다. 짐을 머리에 이고 가는 순박한 여인들, 에로틱하고 늘씬한 흑인 아가씨들은 낄낄, 재잘거리면서 자신있 고 당당하게 걸어 가고 있다. 새까만 얼굴과 알록달록한 원색, 강한 톤의 대비를 잘 이루고 있다. 휘델작가의 고향 아프리카 ‘나이제리아’ 작품이다. 평화스런 농촌정경을 나타낸 그림 속에는 구리빛 피부의 건강하고 씩씩한 여인들의 세계다.

‘3인의 공주’ 작품은 오렌지색과 옐로가 주조로 불루와 대비를 이루어 밝고 따뜻하며 강렬한 아프리카 분위기를 표현하고 있다. 기린처럼 긴 목을 하고 있는 ‘3인의 공주’는 아프리카 의상과 모자들이 무척 이색적이다. 미술전시를 하고 있는 이곳은 나이지리아 공주, 아다스 부카 (Ada’s Buka)가 경영하는 쿨리나리아, 미식가들이 오는 ‘아다스 부카’ 레스토랑이다. 부카는 독일인과 결혼해서 레스토랑을 경영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작가 오 요구엔 휘델 (Oviogu N. Fidel)은 이곳에서 매년마다 미술전시를 하고 있다. 독일 TV에 소개되면서 ‘아다스 부카’ 레스토랑은 그림과 아프리카 음식을 좋아하는 미식가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면서 유명하게 되었다. ‘아다스 부카’ 레스토랑은 다름슈타트와 하이델베르크 사이에 위치한 오덴발트, 나무들이 빽빽한 숲 산책길에 있다. 숲속에서 부는 바람과 나뭇잎, 감미로운 아프리카 멜로디가 쾌적감과 평안함을 준다. 레스토랑 공간에는 토속적인 도자기들이 놓여있고 나이지리아를 배경으로 삶을 농축한 강하고 당당한 여성들을 그린 휘델의 작품들이 걸려있다.

화가 휘델과 필자

필자는 휘델작가와 인터뷰 약속을 하고 이곳을 방문하였다. 약속 시간보다 이른 시간에 먼저와 기다리고 있는 키가 크고 눈썹 짙은 휘델 작가는 인자하고 평화스러운 인상을 주었다. 서로 인사를 나누면서 종교를 갖고 있느냐는 필자의 질문에 그는 크리스천이라고 했다. 필자도 크리스천이고 그림을 그리는 화가라고 하니 주님 안에서 서로 만나고 서로 그림을 그리니 무척 반갑다고했다. 나이지리아는 50퍼센트의 많은 사람들이 크리스천이라 고했다. 서로 다른 문화, 다른 인종이지만 서로 같은 하나님의 자녀라서 그런지 마치 오랜 지인처럼 편안하다.

나이지리아 수도 Lagos에서 살고 있다는 작가는 어린 시절 어머니가 그림 재능을 발견하고 미술학교를 보냈다고 한다. 미술과 건축을 전공했다는 작가는 한때 생계를 위해서 잡지, 신문에 삽화를 그리거나 미술기사를 쓰기도 했다고 한다.

작가의 그림 속에 여성을 주제로 그리는 이유를 물었다. 창세기에서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에게서 취하신 갈빗대로 여자를 만드시고” 휘델 작가는 이 성경구절이 그림의 테마라고 했다. 남성들은 단순하지만 여성들은 복합적이고 신비스러운 귀한 존재라고 했다.

아름답고 부드럽고 꿈같이 달콤하거나 섬세하고 다정다감하다. 때로는 변덕스럽고 노하기도 잘 하지만 그들의 세계는 깊고 알 수 없는 보석처럼 신비한 존재라고 한다. 결혼을 안 하고 혼자 사는 싱글들은 귀중한 보석을 놓치고 살고 있다고 한다.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한다.

매년 여름이면 이곳을 방문한다는 작가는 ‘나이지리아’ 미완성 벽화그림을 계속 그리고 있다고 한다. 완성하려면 2년은 걸린다고 한다. 6명의 자녀가 있다는 50대, 여성 예찬가 휘델 작가의 꿈은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휘델 작가의 꿈이 꼭 이루어지길 빌면서 다음 주말에는 아프리카 공주 부카 사회로 아프리카 춤을 추고 북을 치면서 즐기는데 벌써 예약손님으로 매진되었다는 이곳을 떠났다.

화가 노단 기유나쉬빌리(Nodan Giunachvili)

언젠가 필자는 매년 11월에 열리는 남부독일 프라이부르크에서 세계인들이 참석하는 플라자 쿨리나리아(Plaza Culinaria) 페스티벌 미술전에 참가하였다. 행사가 진행되면서 방문객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필자는 자신의 그림들을 그들에게 설명하기도 하고 각 나라에서 참석한 작품들을 둘러보다가 한 곳에서 발길을 멈췄다.

화가 기유나쉬의 ‘눈’ 노단

‘눈’ 작품 그림 속의 사람들이 필자를 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인상은 선량하고 모두 모자를 쓰고 있다. 모딜리아니 그림처럼 목이 사슴처럼 길다. 그런데 그들의 입은 흔적만 있고 눈은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생생하다. 눈 밑에 명암을 어둡게 해서 눈을 강조했다. 작가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입은 주로 식사할 때 필요하고, 눈은 그 사람 내면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마음의 창’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음의 온유하고 정직하고 진실한 사람, 비굴하고 거짓되고 이기적인 사람의 눈은 확실히 다르다고 작가는 설명하였다.

작가는 어린 시절 5세부터 혼자서 그림그리기를 좋아 했다고 한다. 한때 생계를 위해 엔지니어를 공부했으나 포기하고 미대를 졸업하고 오직 그림만 그리면서 세계 곳곳에서 전시하고 있는 중년화가라 한다. 그림은 작가의 자화상이라고 한다. Georgien에서 왔다는 노단 기유나쉬빌리 작품들을 보면서 작가의 순수하고 진실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매년마다 11월에 열리는 플라자 쿨리나리나, 3일간의 이벤트에서 세계에서 참가한 예술가들의 그림, 조각, 도자기, 공예 등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하고 진기한 음식을 맛보려고 수만 명의 미식가들이 모여 든다. 각 나라의 와인, 치즈, 초콜릿, 양념, 소스, 잼 등 이색적인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식탁에서 어울리는 음악까지 곁들인다.

콕쇼(Kochshow)에서 앵커(Moderator)이며 취미가 요리이고 요리책 저자인 Alfred Biolek 요리시간에는 관객들의 200석 좌석이 시작하기 1시간 전부터 앉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좌석을 가득 채웠다. 이번 행사에 3만명의 많은 방문객들이 다녀갔다고 한다. 쿨리나리아는 라틴어에서 따온 것으로 미식이라는 뜻이다. 올해도 플라자 쿨리나리아 페스티벌은 11월 8일부터 10일까지 열린다.

2019년 10월 11일, 1142호 23면

Print Friendly, PDF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