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속의 한국 문화재(3)
상트 오틸리언 수도원은 한국 근대사의 보고(寶庫)이다 ②

상트 오틸리언 수도원: 한국 근대사 보고

상트 오틸리언 수도원 선교박물관은 1896년에 설립되었으며, 1911년에 새로 별도의 건물을 지어 현재의 선교박물관이 자리 잡게 되었다. 한국에 파견된 선교사들의 수집품으로 구성된 한국 컬렉션은 1610여점으로 각종 민속품과 복식류가 중심을 이룬다.

이 중 293점은 베버 총아파스가 향후 한국에 파견될 독일 선교사의 한국문화 교육을 위한 목적으로 한국 선교 여행 중에 수집한 것들이다. 민속품들은 고유의 신앙, 혼인, 장례 등과 관련된 것들이며 복식유물은 일상복식, 상복과 혼례복, 갑옷 등이 골고루 수집되어 있다.

지난 호에서는 베버신부의 업적을 소개한 바 있다. 베버 신부 외에도 상트 오틸리언 수도원 선교박물관의 한국 컬렉션에 기여한 인물로는 도미니쿠스 엔스호프와 보니파시우스 사우어 주교원장을 들 수 있다.

도미니쿠스 엔스호프는 한국선교의 타당성을 확인하고자 1차 조사팀으로 한국에 왔고, 귀국 후 한국선교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한국인의 생활, 역사, 문화 전반을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상당량을 수집했다.

보니파시우스 사우어 주교원장 역시 1차 조사단으로 1909년 초에 입국해 북한 평양형무소에서 사망할 때까지 한국 선교사업을 주도했고, 1921년 본원으로 주교서품을 받으러 올 때 한국민속유물을 기증했다.

상트 오틀리엔 수도원
선교박물관에서 현재 전시중인 곤여전도를 복원하던 중 발견된 병풍의 배접지가 1780∼1820년 지금의 전북 익산 지역에서
징병을 위해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호구 조사문서로 확인되어, 선교발물관측에서는 조선시대의귀중한 유물자료임을
확인하고, 2016년 6월 24일 ‘한국문화의 향연’ 이라는 한국문화 행사기간중에 조건없이
이경수 대사를 비롯한 한국의 인사들을 통해 한국측으로 기증되었다.

한국관의 유물 종류 및 현황

선교박물관의 한국유물은 현재 약 1000여 점으로 1926년에 선교사들이 16개의 목제 유물상자를 본원으로 보냈다. 발송 전 몇몇 신부들이 양반, 고관, 장군 옷을 입고 연출하며 한국 문화를 체험해보기도 했다.

엔스호프가 1909년에 수집한 82점은 주물, 전복, 불상, 불화, 화약통 등이다. 베버 총원장이 수집한 293점은 1911년의 것은 민속유물, 1925년의 것은 고미술품인 도자기, 은입사촛대, 유기 그릇, 벼루, 인장, 활과 화살, 악기 등이 있다. 박물관 한국유물 구입원대장을 참조하면 그 중 194점에는 기증연도와 기증자 이름이 있고 나머지에는 기증자의 이름이 없는 데 기증일련번호 뒤에 이름이 기재되어 있어 베버의 수집품으로 간주하고 있다.

사우어 주교원장은 1921년 주교서품을 위해 독일에 오면서 수집품 56점을 기증했다. 곱돌식기, 동경, 유기, 빗자루, 졸 기구, 열쇠, 담뱃대, 복식, 전통신발 등 생활용품이 주를 이룬다.

에카르트 신부는 1928년에 도자기, 은입사그릇, 유기, 전통악기, 정동벌립(그림5), 갓 등 21점을 기증했으며 그의 주요저서인 각종 사범학교용 물리, 화학 교과서와 1913년 최초의 한국어문법과 한국미술사는 근대 사료로 중요한 가치가 있다.

현재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 선교박물관 한국관의 전시품은 다음과 같이 10가지 주제로 분류된다.

  1. 선교사업역사에 관한 유물: 천주교 교리 목판, 필사본, 교과서 등
  2. 규방문화: 여성과 유아 복식(치마저고리, 버선, 돌옷, 운혜, 미투리 등), 혼례복, 여성 장신구(비녀, 노리개 등), 조바위, 아얌, 촛대, 별전(2), 방망이, 빗집, 농 (머릿장(3)) 외 기타
  3. 사랑방문화: 남성 양반 복식, 정자관, 갓, 사모/ 백사모, 책상, 벼루(2), 붓과 붓통, 안경, 인장(5), 침통과 침, 등거리, 상제 복식(포선, 두루마기, 효건, 망건), 부채, 목화, 징신, 태사혜, 미투리, 담배쌈지(2), 담뱃대(10), 살짝밀이 외 기타
  4. 방어: 구전복, 단령, 목화(3), 사각대(4), 활(3), 화살(30), 활통(3), 화약통(5), 등차, 벙거지, 대검(4), 갑옷(2), 투구, 깃발, 지휘봉 외 기타
  5. 전통악기: 거문고, 가야금, 단소, 장구, 꽹가리, 소, 소공후, 박, 향피리, 소고, 북(2), 교방고, 해금(2), 태평소, 피리, 바라, 양금 외
  6. 농업에 관련된 기구: 정동벌립(제주도 정동벌립 외 2), 빗자루(3), 낫, 도끼, 망치, 자귀, 다래끼, 용수, 조리, 말굽쇠, 자물쇠, 가위, 장기모형, 주루막, 함지박, 주걱, 호미 외 기타
  7. 식생활 문화: 나주반(2), 사기 식기, 유제 식기, 놋쇠접시, 놋쇠합, 수저
  8. 고미술 공예: 도자기(토기, 고배, 청자, 분청사기, 백자), 은입사 공예품(합, 담배함, 접시, 대접), 청동 접시, 동경(2), 고려 숫가락(2), 은입사 촛대 외 기타
  9. 종교: (무속) 신칼(7), 방울, 부들로 만든 배모형, 무녀치성 그림, (불교) 불상(3), 목조 비천신상 이 있다.
  10. 한국선교사료

한국유물에는 회화도 상당수 포함된다. 그렇지만 현 한국관에서는 공간의 부족으로 전시용 유물에서 빠졌다. 불화, 시왕도(2), 문수보살탱화, 매화도, 모란도, 매 그림, 산수화, 혁필화(다수), 관훈도, 유교 도사 목판화, 불교 그림 목판화, 기산의 화실그림으로 추정하는 풍속도(8), 그 외 목각 장승 한 쌍이 방문객을 맞는다. 황해도 해주를 묘사한 벽산전도는 특별한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동안 한류를 통해 한국 문학, K-Ppo, K-Beauty, K-Drama 등 다양한 한국 문화가 독일에 소개되어 왔다.
그러나 2018년 기준 독일 내 한국 문화재는 총 1만876점. 일본,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우리 문화재를 많이 소장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 매우 생소하다. 더욱이 독일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 문화재 규모가 유럽 국가 중 최대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예술 전문가가 거의 없다는 점은 매우 안타깝기만 한 현실이다.
실제로 독일 박물관은 엄청난 양의 한국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문화재는 동아시아 미술품으로 광범위하게 분류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일본 및 중국 문화재에 밀려 학술적 연구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한국 문화재를 2000점 이상 소장하고 있는 베를린인류학박물관, 함부르크민속박물관이 단 한 점의 한국 문화재도 전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렇듯 오랜 기간 한국 문화재는 그 가치가 발견되지 않은 보물 상태로 머물러 있다.
교포신문사에서는 특집연재 “독일 속의 한국 문화재”를 통해 독일 내 한국문화재의 현황을 소개하며, 재독한인들과 한국 정부의 “독일 속의 한국 문화재”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고자 한다.

2020년 7월 3일, 1177호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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