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통일 30년 (15)
구동독 재건 프로젝트 ③

구 동독지역 재건 재정지원 조달

구 동독지역 재건 특임관의 주요한 업무 중 하나는 구 동독지역 건설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확정하고 준비하는 것이었다. 이 중요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는 무엇보다도 각 연방주 간의 재정균형분배(Finanzausgleich)제도가 중심적 역할을 하였다.

독일 통일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사용되는 방법은 채권발행을 들 수 있다. 공채 발행은 단기적으로 국민들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기 때문에 정치가들이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다.

통일 당시 서독의 공공재정 상태는 매우 건실하여 공채를 쉽게 발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공채는 원리금 상환에 대한 부담이 있으며 국가재정의 신뢰도와 관련되어 있어 함부로 발행할 수는 없다.

특히 유럽연합(EU)의 마스트리히트조약에 의하면 유로존(유로화 사용지역) 가입조건으로 정부의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3% 이하여야 하고 정부의 공공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60% 이하여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공채 발행에 많은 제약이 있다.

이외에도 통일 비용을 조달하는 방법에는 세금 및 각종 사회 보험료의

인상, 예산절감 등을 들 수 있다.

1) 독일 통일기금(Fonds Deutsche Einheit)

독일 통일기금은 1990년 5월에 체결된 화폐통합 조약에 근거하여 연방정부 특별예산으로 설립되었다. 이 기금의 목적은 1994년 연말까지 과도기 동안 구 동독지역의 공공재정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통일 전 서독에는 연방정부와 주정부 간 그리고 주정부 상호 간에 부가가치세 배분 및 연방정부의 교부금 지원을 통해 각 주정부의 1인당 평균 조세 수입이 동일하게 배분되도록 하는 재정균형 제도가 있었다. 즉 공동세금인 법인세와 소득세는 각각 50:50으로 연방정부와 주정부에 배분하고, 부가가치세의 경우 56%는 연방정부에, 44%는 주정부에 분배했다.

주정부에 할당된 부가가치세 중 75%는 각 주의 인구수에 따라 분배하고 25%는 세금 징수액이 빈약한 주에 분배한다. 여기서 주정부는 최소한 1인당 평균 세수(독일 전체의 조세 수입을 전체 인구로 나눈 것)의 92%까지 보장한다.

재정이 풍부한 주(州)가 재정이 빈약한 주에 조정교부금을 지원하여 1인 당 평균 세수의 95%까지 보장한다(수평적 재정균형). 수평적 재정균형을 통해서도 1인당 평균 세수가 100% 보장되지 못하면 연방정부가 일반교부금 또는 특별교부금을 지원해 보충해 준다(수직적 재정균형).

이러한 제도를 통해 브레멘주(Bremen), 자알란트주(Saarland), 니더작센주(Niedersachsen) 등 재정이 빈약한 주들은 조정교부금을 수령하였으며, 바덴 뷰르템베르크주(Baden-Württemberg), 헤센주(Hessen) 등 부유한 주들은 조정교부금을 지급했었다.

그러나 이런 제도를 5개 신연방주에 당장 적용할 경우, 신연방주의 조세수입이 현저하게 낮기 때문에 지금까지 조정교부금을 지출해 오던 서독의 부유한 주들은 몇 배나 더 많은 액수를 납부해야 하며, 지원을 받던 서독의 주들도 통일 이후 조정교부금을 지출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되었다.

이 때문에 통일독일은 1994년까지 재정균형 제도를 신연방주에 적용하지 않는 대신에 독일 통일기금을 설치하여 신연방주의 공공재정을 지원하기로 하였다.

신연방주는 1995년부터 재정균형제도에 진입함으로써 통일 이후 재정제도의 완전한 통합을 이루었다.

독일 통일기금 액수는 처음에는 1990년~1994년까지 약 1,150억 마르크 정도로 예상했었으나 이 액수는 1993년에 약 1,600억 마르크 정도로 상향조정 되었다. 1990년에는 220억 마르크, 1991년 350억 마르크, 1992년 339억마르크, 1993년 352억 마르크, 1994년에는 346억 마르크가 지출되어 총액은 1,607억 마르크이었다.

이 기금은 연방정부가 496억 마르크, 서독의 주정부들이 161억 마르크, 그리고 신용대출로 950억 마르크가 모금되었다. 신용대출의 부채는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50%씩 부담하기로 하였으며 주정부는 배당액의 20%를 지방자치 단체로부터 지원받았다.

2) 통일연대세(Solidaritätszuschlag)

통일 이후 재정지원을 마련하기 위해 연방정부는 소득세 및 법인세에 7.5%씩 부과하는 통일연대세를 1991년 7월 1일부터 1992년 6월 30일까지 1년간 시행하였으며, 그 이후 세수의 감소로 인한 재정부족으로 1995년 1월부터 다시 도입되었다.

그러나 많은 논란이 제기되어 1998년 1월부터는 세율을 5.5%로 인하하였다. 이 부과금은 기본법 106조에 의거해 징수하는 세금으로 연방 상원의 동의가 필요없는 연방정부의 직접세이자 단독 재원으로 2012년에는 약 136억 유로가 징수되었다.

이 부과금은 1991년 독일 통일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징수한 세금이었으나 독일의 이라크전쟁 참전비, 동부유럽 국가들 지원금으로도 사용되었다.

이 통일연대세 도입 이후 수년 간 이 세금의 합헌성을 두고 많은 논쟁이 벌어졌다. “독일 납세자 연맹”은 2006년 독일연방 헌법재판소에 이 세금이 위헌이라고 제소하였다.

2008년 헌법재판소는 이 제소를 이유 없다고 기각하였으나 니더작센주 재정법원은 독일 통일 비용은 일시적인 지원 보조금으로 충당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정부의 재정정책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며 통일연대세가 위헌이라고 판결하였다.

그러나 뮨스터(Münster), 쾰른(Köln)의 재정법원은 통일연대세가 합헌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통일연대세는 목적세가 아니기 때문에 독일 통일 재건에 필요한 모든 사업에 사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헬무트 자이츠(Helmut Seitz)는 뚜렷한 사용 목적처를 정해놓지 않은 이런 세금은 이제 2020년부터는 신연방주에만 지원할 것이 아니라 전체 독일에서 구조가 취약한 지역에 지원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187호 31면, 2020년 9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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