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통일 30년 (17)
독일통일과 신연방주 구축③

2. 통일 이후 과정

1) 신연방주 정부 구성

독일은 1990년 10월 40여 년간의 분단을 극복하고 마침내 통일을 실현하였다. 동서독은 통일조약을 통해 합의한 바와 같이 구동독지역에 5개의 연방주가 신설되고, 이 주들이 서독 기본법 적용지역에 가입되는 형식으로 통일을 이루었다. 이로써 통일독일은 이전 서독(구서독)의 11개 주에서 신연방주 5개가 더해져 16개 연방주로 구성된 연방국가로 재탄생하였다.

이들 신연방주 간의 경계는 역사적 배경을 고려하여 설정했지만, 1952년 이전에 있었던 주 경계와 완전히 일치한 것은 아니었다. 따라서 각 주에 속해있는 지방자치단체 주민들이 원할 경우 각 주의 경계를 변경할 수 있도록 하였다. 즉 각 주 경계에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의 주민들의 의사에 따라 자신들이 속할 주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1990년 10월 3일 신연방주 형성이후에 1952년 이전에 소속되어 있던 주로 소속되기를 원하는 지방자치단체를 고려해 주는 조치였다.

그러나 이 경우 우선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주민들의 주민청원을 통해 의사를 표시하여야 하며, 이 주민청원이 지방의회를 통과해야 했다. 이후 주 간의 합의와 조약(국가조약, Staatsvertrag)도 체결하여야 했는데, 사실상 이 과정은 그리 쉬운 것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 경계선 변경은 여러 사례가 있었는데, 예를 들어 브란덴부르크주와 메클렌부르크-포어폼메른주는 1992년과 1994년 사이에 경계선 변경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여 총 25개의 기초자치단체를 상호 교환하였으며, 튜링겐주와 작센주도 상호 조약을 체결하여 튜링겐주에 있던 10개의 기초자치단체를 작센주 소속으로 변경시켰다.

주의회 선거 및 정부의 구성

통일과 함께 구동독지역에 5개의 연방주가 들어섰지만 아직 정상적인 행정체제가 구축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 지역은 편입지역(Beitrittgebiet) 또는 가입지역라고 불렸다. 신연방주지역에 있었던 구동독 행정체제는 사실상 모두 해체되었지만, 새로운 체제는 아직 구축되지 않은 상태였다. 의회도 구성되지 않았으며, 정부를 비롯한 행정체제도 구축되지 않은 상태였다. 또한 주헌법을 비롯한 법체제도 구축되지 않은 상태였다. 신연방주 편입 이후 당분간은 제로의 상태였으며, 과도기 체제로 임시 전권자가 임명되어 주 국정운영을 담당하고 있었다.

주 체제의 구축은 주의회 선거와 함께 시작되었다. 5개 주에서의 의회 선거는 1990년 10월 14에 실시되었는데, 이 주의회 선거는 각 주에서 국가 체제를 구축하는 데 있어 출발점이 되었다. 각 주의 의회 선거와 함께 5개 신연방주에서는 독일연방공화국의 구성주로서 연방 기본법이 명시한 바와 같이 법치주의, 민주주의, 사회적 시장경제 체제를 강조하는 국가·행정체제를 구축하여야만 했다.

일반적으로 구연방주에서는 의회 선거일이 각기 달랐으나, 신연방주의 경우 통일 이후 첫 번째 선거였기 때문에 5개의 주에서 일제히 선거가 실시되었다. 선거 결과는 각 주마다 조금씩 달랐지만 4개 주에서는 신속한 통일을 주장했던 기민당(CDU) 등 보수 성향의 정파들이 승리하였다. 다만 브란덴부르크(Brandenburg)주에서는 신속한 통일보다는 점진적인 통일을 주장했던 사민당(SPD)이 승리하였다.

주의회 선거에서 당선자의 77%는 구동독 시절의 정치가들이 아닌 신인 정치 엘리트로 채워져 통일독일의 정치무대에서 사실상 세대교체가 이루어졌다. 또한 5개 주의회 당선자 총 509명 가운데 단지 1%만이 과거 동독 인민회의 대의원 출신이었으며, 2명은 구서독 출신이었다.

선거 후 각 주의 의회에서 치러진 주지사 선거에서 작센(Sachsen)주를 제외한 4개의 주에서는 구동독 출신 정치가가 주지사로 선출되었으며, 작센주에서는 구서독 출신 정치가인 비덴코프(K. Biedenkopf)가 선출되었다. 각 주에서 선출된 주지사는 장관을 임명하면서 정부를 구성하였으며 정부조직도 결정하였다.

신연방주 헌법 제정

5개 신연방주에서는 의회 구성과 함께 곧 국가의 근본이 되는 헌법제정에 대해서 논의하기 시작하여 1992년부터 헌법을 제정하였다. 메클렌부르크-포어폼메른주와 튜링겐주의 경우 각각 1993년 4월 30일과 동년 9월 25일 의회에서 헌법을 제정하였다. 작센주의 헌법은 1992년 5월 27일부터 발효되었으며, 작센-안할트주의 헌법은 1992년 7월 16일부터 그리고 브란덴부르크주 헌법은 1992년 8월 20일부터 발효되었다.

이렇듯 각 주의 헌법은 통일 이후 제정되었지만, 사실 그 초안은 대부분 통일 이전에 마련되어 있었다. 통일 이전 동독의 주도입법이 제정될 무렵 당시 관구 소속의 관료들은 향후 설치될 주의 헌법에 대한 초안을 마련하였던 것이다. 예를 들어 브란덴부르크주 헌법의 경우 1990년 4월 당시 3개 관구(Bezirk)의 정부대리자들에 의해 논의되어 그 초안이 작성되었다. 통일 이후 새로 구성된 주의회에서는 이전에 만들어진 초안을 기초로 하여 주헌법에 대해 논의하였으며, 마침내 1992년 헌법을 제정했던 것이다. 5개 신연방주헌법의 구조 및 그 내용은 거의 비슷하였으나 약간의 차이도 보였다.

5개 신연방주의 모든 헌법에서는 다른 국가의 헌법에서와 마찬가지로 국가의 성격 규정에 있어 의회 민주주의 국가, 사회적 국가, 법치주의 국가임을 규정하였다. 이는 독일 기본법에 명시하고 있는 내용과 동일한 것이었다. 국가·행정체제에 있어서는 각 주는 고유의 의회, 정부, 헌법재판소를 갖고 있는 주권 ‘국가’임을 강조하고 있었다.

의회에서 선출되는 주지사가 각료를 임명하는 의원내각제 정부를 표방하고 있었으며, 정부 운영에 있어 연방과 같이 분권과 협의정신을 강조하고 있었다. 특히 각 주는 지방자치제 실시를 명문화하였다. 나아가 5개 신연방주는 모두 자연 보호, 생활기반을 보호하는 것을 의무로 설정하고 있었다. 또한 각 주는 단순히 시장경제 체제를 강조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시장경제와 경제생활에 있어 상부상조의 원칙에 따른 사회적 파트너십을 강조하였다

2020년 10월 16일, 1191호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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