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통일 30년 (33)

동서독 문화통합(3)

분단 시기 동서독 문화교류 ②

통일독일의 문화통합 작업은 분단에 따른 동서독 간의 문화적 이질화 현상을 되돌리는 작업임과 동시에 통일국가로서의 새로운 문화공동체적 기반을 조성하는 작업이었는바, 독일의 제도적 통합은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1년 안 에 이루어졌지만, 문화적, 심리적 통일에는 훨씬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동서독 문화협정

동서독 간의 문화협정 협상에는 3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되었으며, 1986년 5월 6일 문화협정이 체결되었다.

동서독 문화협정의 주요 내용

동서독 문화협정은 문화협정, 공동의정각서, 공동의정서 선언 등 3가지 문서로 구성되어 있으며, 문화협정은 전문 및 15개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문화협정은 1972년 기본조약에 기반하여 동서독의 문화적·공동사회적 삶의 상호인식을 심화하고 상호 이해의 증진에 기여하기 위한 것으로서, 평 화 확보와 긴장완화에 기여하기 위한 유럽안보협력회의(CSCE) 협정을 이행하기 위한 의지와 동서독 간의 문화 분야에서의 협력을 개선·발전시키기 위하여 체결되었다(전문).

협력의 대상은 문화·예술·교육·학문 및 유관 분야이며, 협력의 주체는 정 부기관과 각종 기구 및 단체, 문화계 인사로 하며, 동서독 정부는 협정의 이 행을 보장하도록 하였다(제1조).

협력의 내용으로는 상호경험의 교환, 학술정보 교환 및 학술회의 참가를 위한 대표단·학자·전문가 파견, 학자들의 강의·연구와 발표내용의 교환, 학 생 및 소장학자들의 교류, 교육방법 및 수단에 관한 전문서적, 교재 및 실습 재료 교환 등이다(제2조).

예술·영화·음악·문학·어학실습·박물관 소장품과 기념물 보호 분야 및 관련 분야에서의 협력의 확대를 위해 각종 문화예술 대표단, 예술가 및 문화사 업단의 교류, 문화·예술 분야에 있어서 중요한 쌍무적·다무적 행사 시 전문 분야 인사의 참여, 문화·예술협회 간 출판물·정보자료의 교환 등을 실시하기로 하였다(제3조).

문화예술 분야의 가능한 범위에서 상업적 공연·전시 등에 관하여 협력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제4조), 출판 분야의 협력을 위해 서적의 상업적 교환, 정보 및 학술 가치가 있는 간행물의 출판 장려, 출판권의 상호위임 확대를 규정하였다(제5조).

도서관 협력을 위해 국제적 자료교환 확대, 독일어권 지역에 대한 목록의 공동작성, 대금거래의 확대, 문헌정보학 영역의 교환, 비상업적 도서관 출품 자료의 교환, 정보교환 및 주요 국제회의의 참가 등을 규정하였다(제6조).

문화 분야 문서의 협력으로 국내 법규에 근거한 공개 문서자료의 인출, 문서보관당국에 의한 문서복사물의 교환에 대해 규정하는 한편(제7조), 주요회의, 협의, 축제, 문화기념행사, 학술회의 등에 관한 정보교환 및 문화단 체, 학자, 전문가의 참여를 장려하였다(제8조).

라디오·텔레비전 분야의 협력, 해당기관의 협정 체결 문제를 규정하고(제9 조), 스포츠 분야에 대한 협력의 촉진(제10조), 청소년·학생교류의 확대를 규정하였다(제11조).

이와 함께, 협정이행을 위한 재정계획 및 2년간의 계획에 대한 합의를 규정하였는 바, 동서독은 각 50개씩 100개의 문화 프로그램을 선정하여 2년 동안 추진하며, 서독은 교류사업의 선정 시에 동독의 재정부담, 동독 주민의 문화적 관심을 우선 고려하는 한편, 서독은 사업경비를 연방정부와 주정부 가 각각 50%씩 부담하는 것으로 하였다(제12조).

문화협정에 대한 평가

문화협정은 양국 문화관계의 기본 틀을 정하는 협정이었지만, 협력 분야들이 매우 상세하게 규정되어 있으며, 정부기관, 국영기관, 조직, 협회 등의 공공기관과 함께 문화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교류에 참여해야 한다는 점이 명문화되었다.

2년 간 유효한 ‘국가적인 실무계획’과 함께 양측은 특히 음악과 출판 분 야에서의 상업적인 문화교류도 촉진하도록 했는데, 이러한 상업적인 교류는 냉전 시대에 있어서는 전혀 고려의 대상이 되지 못했던 것들이었다. 문화협정의 체결로 양독 간의 협력관계가 개선되고 발전되었으며, 그 영향은 학술 및 교육 교류로 이어지게 되었다.

서베를린지역도 4대국 협정에 따라 문화협정의 적용을 받았으며, 문화협정 당사자들이 전쟁으로 인해 잘못 배치된 문화재를 가능한 한 제 위치로 이관시킬 준비가 되어 있음에 합의함에 따라 과거 프로이센 문화재에 포함 되지 않은 문화재, 즉 국가나 교회 소유의 자료나 공공 및 개인 소유의 수집품이나 개별 미술작품 등의 반환 및 이전에 대한 협상이 개시될 수 있었다. 문화협정이 발효된 이후 상당량의 문화재와 문화자료들이 동서독 간에 반환되었다.

서독 측은 동독과의 문화협정이 체결되더라도 동독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예술가와 작가들만의 교류를 허용할 것이라는 우려를 갖고 있었다. 문화협정 체결 이후 이러한 서독 측의 우려대로 동독에서는 국가에 의하여 독점적으로 문화교류가 결정되기는 하였으나, 문화교류 참가 범위는 당초 우려 했던 것보다는 훨씬 넓게 인정되었다.

문화협정 체결 전보다 훨씬 많은 예술가와 작가들이 일시에 서독을 방문 하였으며, 일부는 서독에서 작품활동을 하기도 하였다. 아울러 동독은 점차 서독의 문화기관에 대하여 개방조치를 취하였는데 서독의 여러 극단의 공연 과 서독 서적의 전시회가 동독지역에서 개최되는 것을 허용하기도 하였다. 이 같은 현상은 동독의 정치·문화정책 기조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으며, 1989년 동독의 민주화 운동과 통일과정에서의 독일민족의 동질성 회복 달성에 기여 하였다.


교포신문사는 2020년 독일통일 30주년을 맞아, 독일의 분단, 분단의 고착화, 통일과정, 통일 후 사회통합과정을 연재를 통해 살펴보며, 분단으로부터 통일을 거쳐 오늘날까지의 독일을 조망해본다. -편집자 주

1209호 31면, 2021년 3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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