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야생동물 2046종 확인…’독도 생물주권 확립’

자료·탐사 병행…미기록 360종·멸종위기 19종 등

독도 ‘생물주권’ 확립을 위한 야생생물 2046종의 목록이 구축됐다. 과거 보고서 등 문헌 자료를 검토하고, 현장 조사를 거쳐 구축된 생물종 목록이다. 독도 생물다양성 안내책자도 발간됐다. 이는 영유권 분쟁 발생시 국가 영토의 주권적 권리 주장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기에 주목된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관장 배연재)은 2014년부터 5년간 ‘독도 생물주권 확립을 위한 종합 생물종 목록(인벤토리) 구축 I 단계’ 사업을 통해 독도에 사는 야생생물 2046종의 목록을 구축했다고 31일 밝혔다.

독도는 ‘독도 등 도서지역의 생태계보전에 관한 특별법(2014.03.18 시행)’ 제4조의 규정에 의해 ‘특정도서’로서 보호·관리되는 지역이다. 특히 ‘독도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법률'(2014.06.19. 시행)에 따라 5년마다 ‘독도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기본계획(’16~’20)’을 수립하여 국가 차원에서 독도 생물다양성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독도 생물종 목록에는 갑옷장수노벨레과에 속한 각진왕비장수노벌레(Goniopsyllus dokdonensis), 용선충과에 속한 독도긴털용선충(Prochaetosoma dokdoense), 쏘렉티드해면과에 속한 독도스미노해면(Smenospongia dokdoensis) 등 독도에서 처음 발견되어 학계에 신종으로 인정받은 종들을 포함하여 총 2046종이 수록됐다.

섬기린초 등 식물 123종, 큰입모자반 등 해조류 387종, 디디무스 등 미세조류 40종, 버지바실루스 독도넨시스 등 미생물 64종, 풀색노린재 등 곤충 193종, 바다사자 등 포유류 5종, 황조롱이 등 조류 193종, 독도스미노해면 등 무척추동물 806종, 찰가자미 등 어류 180종, 아메바 등 원생동물 55종이다.

독도에 사는 멸종위기 야생생물로는 I급 매 1종, II급 물개, 물범, 올빼미 등 총 19종에 이른다.

환경부는 “이번 독도 생물종 목록은 2015년 국립생물자원관이 발간한 ‘독도 생물종 목록집’에 수록된 1422종에 비해 624종이 증가한 수치이며, 독도에서 새롭게 확인된 360종은 모두 현장 조사를 통해 밝혀졌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이어 “생물종 목록에는 분류체계 및 문헌 출처와 더불어 독도 내 멸종위기 야생생물 등에 대한 정보도 포함하고 있다”면서 “독도 생물자원을 보전·관리할 수 있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번에 구축한 생물종 목록을 토대로 ‘독도의 생물다양성’ 분류 안내책자도 함께 발간했다.

이 안내책자에는 해조류, 어류, 무척추동물 총 150종의 독도 생물자원에 대한 형태 및 생태학적 특징을 수록했으며, 현장감을 높인 생태 사진 자료도 넣었다. 안내책자는 4월 안에 주요 학교, 도서관 등에 배포되고 국립생물자원관 누리집(www.nibr.go.kr)에서 전자책(e-book) 형태로 볼 수 있다.

배연재 국립생물자원관장은 “독도와 주변 해역의 생물자원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연구를 통해 독도 생물종 목록을 현행화하고, 유전체 및 진화 연구 등과 같은 심층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독도 생물주권 강화를 위한 든든한 토대를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1992년에 발표된 생물다양성 협약은 자국 내에 자생하는 생물자원에 대한 주권적 권리를 인정하되, 가입국에 대해 자국 생물종의 자세한 목록을 작성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생물다양성협약(CBD)에 따르면 국가는 생물자원에 대하여 주권적 권리를 가지는 것은 물론 이들을 보전하고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이용할 책임이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

환경부는 “독도의 생물다양성 연구를 통해 향후 이 지역에 대한 영유권 분쟁 발생시 이러한 연구 결과를 근거로 국가 영토로써 주권적 권리 주장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2020년 4월 24일, 1168호 2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