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회: “오래 사는 거북이에게 배우자”

거북이는 대표적인 장수 동물이다. 거북이의 수명은 종에 따라 다르지만, 갈라파고스 거북은 보통 150년을 넘게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최고 장수한 거북은 190년을 살았다는 기록이 있다.

거북이가 장수하는 과학적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 대표적인 이유는 신진대사가 느려서 노화도 천천히 진행된다고 하는 것이다. 느린 신진대사는 세포 손상을 줄이고 스트레스를 낮춰 노화를 억제한다고 한다. 그 외에도 거북이가 장수하는 비결은 느리게 움직이는 만큼, 적게 먹고 적게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이다. 거북이는 스트레스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나 먹이 부족, 질병, 부상 등의 극한 환경에서도 수명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신진대사가 빠른 동물들은 체내 에너지를 빨리 소모하여 세포 손상이 빠르게 진행되어 수명이 짧다고 한다.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는 빠른 세포 분열 과정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해 암과 같은 질병이 생길 가능성이 크지만, 거북이는 이런 위험이 적다고 한다.

그러면 사람도 거북이처럼 건강하게 장수할 수는 없을까?

106세에 책을 저술하여 기네스북에 오른 철학자 김형석 교수가 살아온 삶의 모습에서 우리도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김형석 교수는 장수 비결을 묻는 사람들에게, ‘열심히 산 친구들은 모두 먼저 갔다’고 하면서, ‘나는 열심히 살지 않았기 때문에 장수하는 것 같다’고 하셨다.

김형석 교수는 소식(少食)과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북이가 천천히 움직이지만 하루 종일 쉬지 않고 계속 활동을 하는 것처럼, 우리도 무리한 운동보다는 산책, 요가, 가벼운 근력 운동 등을 꾸준히 하는 것이 건강 장수의 비결이라는 것이다. 대개 왕성한 활동을 하며 살아가는 남자들보다 비교적 조용한 활동을 하는 여자가 더 오래 사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해로호스피스 자원봉사자 보수교육

거북이에게서 건강 장수 비결을 배워야 한다. 적게 먹고 비타민 C, E와 같은 항산화 영양소가 많은 과일, 채소 등 항산화 식품을 많이 섭취하여 체내 노화를 늦추는 식습관 유지하는 것도 장수의 비결이 될 것이다. 또한 과도한 스트레스와 과로가 노화를 촉진하므로, 욕심을 내지 말고, 명상과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운동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사단법인 해로는 많은 자원봉사자의 헌신과 섬김으로 우리 어르신들을 섬기고 있다. 자원봉사자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 교육을 이수해야 하고, 봉사하면서 정기적인 보수 교육도 받아야 한다.

지난 9일에도 자원봉사자 보수 교육이 있었다. 미술 전문가인 박노영 팀장께서 “그림으로 만나는 죽음”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해 주셨다. 다소 무거운 주제였지만, 연세가 많은 어르신을 섬기는 해로의 봉사자들에게는 꼭 필요한 주제였다. 강의는 베를린의 마리엔복음교회에 1485년에 만들어진 ‘죽음의 무도’라는 프레스코화를 시작으로, 죽음은 삶과 함께 남녀노소, 빈부귀천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항상 공평하고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것임을 작품을 통해 보여주었다.

그리고 한스 홀바인, 고야, 크림트, 뭉크, 뵈클린 등 많은 화가의 그림 속에 담겨 있는 죽음의 이미지들을 보며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살펴본 폴 고갱의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작품 제목처럼, 우리는 삶과 죽음이라는 미스테리를 숙제로 받았다.

하지만 해로 봉사자들이 오늘 해야 할 일은 죽음 앞에 살아가는 우리 어르신들을 잘 섬기는 일이다. 윤동주의 서시에 나오는 고백처럼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라고 결심하며 교육을 마쳤다.

광부 파독 63년, 간호사 파독 60주년이 되다 보니 돌아가시는 분들이 한 분 두 분 늘고 있다. 존탁스카페를 나오시던 파독 광부셨던 B 어르신도 지난달 말에 돌아가셔서 곧 장례를 앞두고 있다. 아직은 더 사셔야 할 연세임에도 투병하시다가 돌아가셔서 모두 함께 슬퍼하였다. 해병대 파월 장병으로, 파독 광부로, 그리고 독일의 산업 전사로 열정 넘치는 풍운아와 같은 삶을 사셨던 유머가 많은 어르신이었다.

많은 에너지를 쏟아내며 열정적으로 살았기 때문일까?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병으로 비교적 일찍 별세하셨다.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면서 오랫동안 신앙을 떠난 삶을 사셨지만, 다행히 마지막에 편찮으신 몸으로 존탁스카페를 나와 다시 예배드리기 시작하셨고, 걷기조차 힘든 상황에서도 존탁스카페에 오셔서 예배드리는 것을 좋아하셨다.

지난 연말, 친구의 세례식 때는 “나도 하나님을 믿어”라고 고백하셨고, 임종을 앞두고 부인께서 ‘예수님을 믿느냐?’고 물으실 때 “아멘”으로 같은 고백을 하셨다. 마지막으로 부인과 딸에게 하신 말씀이 ‘고맙다’는 인사였다고 한다. 이런 말들이 오랫동안 곁에서 지극한 정성으로 간호한 가족들에게 큰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사실 우리는 누구도 죽음을 미리 경험할 수 없다. 죽음은 아무도 가 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다. 하지만 어떻게 의미 있는 삶을 살다가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죽는 것이 좋은지 미리 자기의 삶을 성찰하고 준비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사단법인 해로에서는 작년에 두 번에 걸쳐 “인생 수첩”이라는 아름다운 죽음 준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올해도 계속해서 우리 어르신들이 아름답게 인생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교육과 함께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려고 한다. 잘 준비된 죽음은 두렵지 않고 오히려 아름답다.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아라. 하나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내 아버지 집에 거할 곳이 많다.”(요한 14:1,2)

박희명 선교사 (호스피스 Seelsorger)

1450호 16면, 2026년 3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