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빈 아동을 소개합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유명한 잡지 <LIFE>는 1997년,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웅 100인을 발표했습니다. 조지 워싱톤, 에이브러햄 링컨, 마틴 루터 킹 등, 미국인들이 존경하는 위인들이 100인 속에 포함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100인 중 하나가 대한민국 출신입니다. 한 술 더 떠서, 그의 기념비가 미국 전역에 다섯 곳이나 새워저 있고, 미국인들로 부터 말할 수 없는 사랑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그가 활약한 무대는 <Korea>이고, 그가 눈부신 활약을 펼치던 시기는 1950년 시작된 한국의 6.25전쟁 시기였습니다. 여러분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도대체 대한민국 사람으로 누가 미국 역사상 위대한 백 명 중에 들어갈 수 있었을까요?

그의 이름은 레클리스(Reckless, 무모한, 저돌적인)입니다. 그는 사람이 아니고 타고 다니는 말(Horse)입니다. 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의 불법남침이 시작된 후, 1952년 3월 서울은 전쟁이 격렬하게 불을 뿜던 시절이었습니다. 군마가 필요했던 미국 해병대는 서울 경마장을 찾아 갑니다. 나이어린 한국 소년 하나(이름 김혁문)가 말 한 마리를 데리고 서 있었습니다. 밤색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암말이었습니다. 말을 팔려고 그곳에 나와 서 있었던 것입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 소년의 여동생이 지뢰를 밟고 두 발이 없어진 후, 동생의 인공 빌을 만들어 주는데 돈이 필요해서 말을 팔려고 나와 그곳에 서 있었던 것입니다. 소년이 데리고 나온 그 암컷 말은 유난히 잘 생기고 성격이 좋아 보였습니다.

소년은 말을 사려고 나온 미 해병 1사단 무반화기소대 에릭 피터슨 중위로 부터 250 달러를 건네 받은 후, <이 말의 이름은 여명이에요. 한국말로 아침 해라는 뜻이에요. 잘 좀 돌봐 주세요.> 그 소년은 말을 팔고난 후 여명이 보이지 않을 때 까지 그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소년의 눈가에 눈물이 고입니다. 나이 어린 여동생의 없어진 다리를 만들어 주는 일이 아니었으면, 한 가족같은 여명을 팔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때가 1952년 10월 이었습니다.

미국 해병대는 여명에게(Reckless, 무모한 저돌적인)라는 이름을 붙여 주고 보급품과 탄약 운반을 맡겼습니다. 생긴 외모도 훤칠하고 잘생긴 Reckless는 먹이를 주는 해병대원들에게 얼굴을 비비기도 하고, 대원들이 대화하고 있는 자리로 스스로 찾아와서 자리를 지킬 정도로 사교적이었습니다. 여명은 한 번 가르쳐준 길을 완벽하게 숙지할 정도로 머리가 좋아서 미국 해병 부대 안에서 최고의 인기를 독차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훈련을 얼마나 빨리 적응하는지 마치 인간의 언어를 완전히 이해하고 있는 듯, 모든 일을 척척 수행해 냅니다. 여명(reckless)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코카콜라와 스크램블에그, 영락없이 미군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똑같이 즐겨 먹었습니다. 휴전이 된 1953년이 가까워 올수록 전투는 더욱 치열해 졌습니다. 밀고 밀리는 일촉즉발의 상황 속에서 여명(Reckless)의 활약은 뛰어나게 돋보였습니다.

1953년 3월이었습니다. 정전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그야말로 총알이 빗발치는 전투가 벌어집니다. 경기도 연천군에서 벌어진 <베가스> 전투였습니다. 그 지긋지긋한 중공군과 미군사이에 총알과 포탄이 하늘을 꽉 채울 정도로 날아다닙니다. 산 사람보다 죽은 사람이 더 많은 죽음의 전장이었습니다. 미군이 중공군 놈들의 공격으로 힘겨워하던 때, 보급품마저 바닥이 난 상태였습니다.

미 해병대원들은 망연자실한 채, 넋을 놓고 있을 때 였습니다. 바로 그때, 자욱하고 매캐한 포화 속의 연기를 뚫고 유유히 도착한 영웅이 있었습니다. 여명이 아침 해처럼 두려움 속에서 지처 있는 해병대 전우들 앞에 등에 보급품을 가득 싣고 나타난 것입니다. 그야말로 그의 이름대로 어둠을 뚫고 나타난 아침 해, 여명이었습니다.

여명은 베가스 전투에서만, 51번이나 단독으로 임무를 수행할 정도로 상상을 초월한 눈부신 활약을 펼첬습니다. 부상도 두번이나 당했지만, 여명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죽음의 어스름으로 가득한 전장의 한 복판에서 미 해병대원들이 붙여준 이름처럼 (레클리스,) 즉 무모할 정도로 용감하였습니다.

미국은 전쟁 영웅을 예우하는데 탁월한 나라입니다. 동물이라고 차별하지 않습니다. 전투가 끝난 직후 레클리스(여명)는 상병 계급을 달았습니다. 그 어떤 병사보다도 훌륭하게 작전을 수행했기 때문입니다. 많은 미국 해병대원들이 레클리스(여명)덕분에 목숨을 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영웅담이 알려지면서 한국 정부로 부터도, 그리고 미국 정부로 부터도 훈장을 수여 받았습니다. 그리고 1953년 휴전이 된후, 레클리스(여명)는 상사로 진급합니다. 미국 해병대 여군 상사가 된 셈입니다. 레클리스(여명)는 미국 해병대에 더이상 보급용 말이 아니었습니다. 전우요, 친구요, 목숨의 은인이요, 그 이상의 존재였습니다.

레클리스(여명)의 활약이 미국에도 알려졌습니다. 미국 해병대는 이 여론에 힘입어 레클레스(여명)를 미국으로 데려오기로 결정 합니다. 한 운송회사가 기꺼이 자비를 들여 모셔 오겠다고 나섰습니다. 레클리스(여명)가 미국에 도착하는 날 미국 해병대는 꽃다발과 케이크로 그녀를 맞이합니다. 전쟁 영웅에 대한 예의를 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미국 해병대는 레클리스를 그야말로 VIP로 대우했습니다. 특별히 이 불세출의 영웅을 상업이나 광고에 이용하는 일이 생길까 철저히 방어진을 치기도 하였습니다.

우리들의 진정한 영웅, 레클리스는 1960년 은퇴하며, 미 해병대에서 전역합니다. 그리고 극진한 대접을 받으면서 여생을 보냈습니다. 뿐만 아니라, 새끼 4마리를 낳으면서 후손들을 남겼고, 엄마가 되고, 한 숫컷 말의 부인이 되었습니다. 뒤늦게 결혼해서 가정을 이룬 셈입니다. 그리고 1968년 스무 살을 맞은 레클리스(여명)는 천천히 여한이 없는 생을 살다가 눈을 감았습니다. 미

국이라는 나라는 죽어서까지 영웅을 추모합니다. 장례식을 미친후, 미국 전역에 기념비를 세웠습니다. 대한민국에도 경기도 연천 베가스 전투가 벌어졌었던 곳에 레클리스 기념비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조국을 위해 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미국 해병대 레클리스 상사는 미국으로 건너가 미 해병대뿐 아니라 미국 국민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명문의 가문을 유지할 수 있도록 4명의 자녀를 미국 땅에 남기고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오늘 역사가 증명하는 위의 사실들을 통해서 한국 말의 우수성이 입증되어 너무나 가슴이 뿌듯하고, 또한 한국동란이라는 어려운 시기에 수많은 미국의 젊은이들이 대한민국 전쟁터에서 생명을 던져 우리를 지켜준 피흘림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오늘 우리는 (여명)이라는 그녀 레클리스의 이름처럼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이 희망찬 태양이 솟는, 그리고 세계에 큰 도움을 주는 아름답고 힘찬 나라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오늘 소개드리는 한 준빈 아동은 강원도 양구에서 가정 위탁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아동의 친부모는 잦은 갈등으로 이혼하였습니다. 친모는 연락 두절되었고, 친부는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경제 활동이 어려워 조부모에게 아동을 맡긴 뒤 연락 두절되었습니다. 조부는 은행에서 기술직으로 20년 이상 근무하였지만, 근무 중 사고로 한쪽 눈을 실명하여 퇴사하였고 이후 일용직으로 근근이 일하고 있습니다. 조모는 식당을 운영하다 건강 문제로 폐업하였습니다. 조부의 일용직 소득 이외에는 수입이 없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아동은 2025년 현재 만 열 한살로 초등학교 5학년의 남자 아동입니다. 친구들과 좋은 유대 관계를 형성하여 잘 지냅니다. 몸이 불편한 할아버지, 할머니를 많이 생각하고 공부를 열심히 하여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 부모님을 성심으로 섬기며 효도하고 살아가는 한 준빈 어린이에게 교민 여러분의 격려와 사랑과 후원은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소식을 기다립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박 해 철 선교사 드림.

1420호 34면, 2025년 7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