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센한인회 여름 소풍

‘화창한 날씨와 더불어 행복이 넘친 여행’

네덜란드 Den Haag. 에센한인회 (회장:나남철)연례행사로 회원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여름 소풍이 7월21일 54인승 버스가 거의 만석에 가까울 만큼 회원들의 적극 참여로 기대 속에 출발을 알렸다.

덴학 해변가 날씨는 굵은 빗방울로 큰 비를 예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출발지 에센 날씨는 화창했기에 회원들의 마음은 여행을 떠나는 설렘으로 가득 찼다.

여름휴가를 상징하는 짙은 선글라스와 밀짚모자로 단장한 회원들은 대형버스에 몸을 싣고 네덜란드로 향했다.

버스가 고속도로에 이르자 나남철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1년 만에 다시 떠나는 여름 소풍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회원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게 되어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도 꾸준한 건강 관리를 통해 여행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기를 염원했다.

여행의 즐거움을 더하기 위해 사회자로 나선 김정옥 회원은 재치와 발랄함을 더해 버스 안을 웃음바다로 만들었고 에센한인회의 원로이자 풍류의 1인자로 잘 알려진 노병환 자문위원의 가요 메들리는 큰 인기를 끌었다.

시대에 앞서가는 가수 나훈아와 진성의 신곡을 거침없이 부르는 노 자문위원의 열창에 회원들의 환호성과 박수는 그칠 새가 없었고 하얀 의상으로 멋을 낸 모습은 아이돌 인기만큼 뜨거운 열기 속에 버스 안의 스타가 되었다.

노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명한 회원이 준비해온 50개의 Brötchen이 나누어지고, 박영원 회원이 정성껏 삶아온 계란 100개도 회원들에게 골고루 분배 되었다.

신옥기 회원이 준비해 온 형형색색으로 모양을 낸 떡이 한 순배 돌자, 김순자 고문이 준비한 과일과 채소가 또다시 줄을 잇고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애쓴 한인회에 후원금도 줄을 잇는 가운데 버스 안은 나눔과 사랑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 불렀던 동요가 버스 안을 채우고,처음 여행에 참석한 회원들의 자기소개가 이어지면서 세 시간의 여행이 끝나갈 무렵 멀리 푸른 바다가 보이기 시작하자 회원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즐거워했다.

일기예보와는 달리 맑은 날씨와 잔잔한 파도가 안도의 한숨을 쉬게 했고,각 자 준비해 온 음식과 천막을 옮기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백사장을 향했다.

이제 천막을 치기에도 버거운 나이가 되었지만 모두가 작은 힘이라도 보태자 어느덧 천막은 완성이 되었고 정성껏 준비해 온 음식들을 펼치자 천막 안에는 푸짐한 밥상이 차려졌다.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서로 자신이 준비해 온 음식을 먹어보라고 권하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듬뿍 담아 멀리 앉아있는 회원들에게 배달까지 나가면서 천막 안은 또다시 웃음꽃이 피었다.

하지만 심하지 않은 바닷바람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천막이 날아가 지난 해에 이어 또다시 수모를 겪었지만 맑은 날씨 덕분에 그 마저도 회원들에게는 또 하나의 추억거리가 되었다.

두 회원이 인근 상가에서 사용료를 내고 빌려온 10개의 Liegestuhl에 누워 한껏 여유를 부리기도 하는 사이에 후식으로 빼놓을 수 없는 빨간 수박이 선을 보이자 네 통의 수박은 어느새 게 눈 감추듯 사라졌다.

점심 식사를 마치자 수영이나 산책을 하면서 오랜만에 만난 회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바닷물에 발을 적시기도 하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마음껏 마셨다.

평화롭게 날아다니는 갈매기와 백사장에 누워 썬팅을 하는 사람들의 평화로운 풍경에서 옹기종기 앉아 식사를 하는 한국인들의 모습은 조금은 이색적인 모습이었지만, 오다가다 우연히 한인회 소풍자리에 들른 낯선 독일 여인이 한국인들과 함께하며 한국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은 Korea Food culture의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한없이 부드러운 바람과 따듯한 햇살을 마음껏 즐긴 후 돌아가는 발걸음은 아쉬움 속에서도 행복함이 가득 묻어났다.

행복으로 충전된 버스 속 분위기는 여전히 뜨거웠고 꼭 노래를 불러야겠다는 마음으로 마이크를 들은 최종숙 권사는 가곡 ‘가고파‘로 버스 안을 눈물로 적셨다.

가사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며 부르는 그의 노래는 말로 표현은 하지 못하고 살아왔던 그 동안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절절하게 배어 나와 듣는 이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적셨다.

흥에 겨워 또다시 마이크를 잡은 노병환 자문위원의 트롯 명곡과 ‘진도 아리랑‘이 버스 안을 들썩이는 가운데 돌아오는 여행길도 흥으로 가득 찼다.

돌아오는 길은 폭우가 쏟아지고 날씨가 고르지 못했지만, 버스 안은 열기로 가득 찼고 폭우 끝에 떠오른 대형 무지개는 회원들의 가슴에 예쁜 동심을 선사했다.

나 회장은 현재 NRW지역에서 한창 열리고 있는 유니버시아드 대회 설명과 함께 시간이 여유가 있는 회원들의 적극적인 응원을 당부했다.

아울러 첫 째도, 둘 째도, 마지막도 건강이 허락해야 여행도 함께 할 수 있음을 강조하며 늘 스스로 건강에 유의해 줄 것을 당부하며, 화목한 에센한인회의 단결력과 화합이 늘 지속되기를 희망했다.

또한 늘 성원을 아끼지 않는 회원들에게 감사함을 느끼며 또한 그에 상응하는 책임도 무겁다며 앞으로도 한인회를 위해 임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 할 것을 약속했다.

흥과 끼가 넘치는 회원들과 함께 모이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는 에센한인회의 모습에서 회원들의 자부심이 넘쳐났다.(편집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