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pl.-Ing. WONKYO 연구소장
러레이 캐번스 (Luray Caverns) 동굴 발견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굴이라고 내셔날 지오그래픽 (National Geographic)이 선정한 미국 최대 규모의 천연동굴인 러레이 캐번스(Luray Caverns) 동굴 이야기는 사기사건으로부터 시작되었다.
1878년 8월 13일 미국 버지니아주의 세난도(Shenadoah) 산악을 등산하고 있던 앤드류 캠벨(Andrew Cambel)과 조카 윌리암 켐벨(William Cambel) 그리고 사진작가 벤톤 슈테판 (Benton Stefan)이 그 이전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었던 천연동굴을 발견했다.
그들은 그들이 있는 근처의 공기가 다른 곳 보다 시원하다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고 찬 공기의 이유를 찾아보려고 했다. 그들은 곧 동굴 입구를 발견할 수 있었으며 독특한 지형과 동굴속에 작은 호수도 있고 물의 흐름도 있는가 하면 종유석과 석순으로 가득 찬 아름답고 신비스러운 모양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들은 집에 돌아가서도 동굴을 가지고 싶은 마음에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입구만 들어가 본 그들은 이 동굴이 세계에서 가장 큰 동굴로서 42000평이나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캐번스 동굴 발견자들은 동굴이 있는 땅의 주인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과 땅이 곧 경매로 나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자 캠벨과 스테판은 그 땅 밑에서 거대하고 아름다운 동굴을 발견했다는 사실을 끝까지 숨기고 그 토지가 경매로 나오자 싼값으로 사들였다.
하지만 지방법원은 토지 매매계약 당시 세금을 줄이기 위해 매매정가를 줄여서 기입하고 거짓 신고를 했다는 것을 이유로 취득권 소송 2년이 지난 뒤 처음에 성립된 가짜 매매계약서는 무효라고 판결했다.
맹자는 인간은 본래 착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성선설을 주장하며 측은지심(타인의 불행을 아파하는 마음), 수오지심(부끄럽고 수치스럽게 여기는 마음), 사양지심(타인에게 양보하는 마음), 시비지심(옳고 그름을 판별하는 마음) 으로 나누고 이를 각각 인, 의, 예, 지 4덕이라고 했잖은가.
켐벨은 맹자를 전혀 모르고 있었던 듯 알고 있었더라면 동굴을 경매로 사들이기 이전에 발견부터 먼저 알리고 세상 사람과 같이 동굴의 아름다움을 즐겼을 것이기 때문이다. 소유권을 잃게 된 켐벨은 그때서야 그 땅 밑에는 경이로운 자연동굴이 있다는 것을 밝혔다. 순전히 “못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식이고 배도 상당히 아팠을 것이다.
이 동굴 중에서 가장 큰 공간인 자이언트 홀(Giant Hall)은 종유석과 석순으로 어루어져 만들어진 자연 예술 작품이다.
바닥에서부터 높이 솟은 석순은 마치 그리스 파르테논 (Partenon)신전의 돌기둥을 보는 듯 하지만 <열>기둥 마다 색깔을 가지고 있어서 규모와 아름다움은 여느 신전의 기둥보다 아름답다.
여기서 <열>이란 위에서 자라 내려 온 종유석과 밑에서 자라 올라간 석순이 몇 백만 년을 지나면서 서로 맞붙을 수 있게 되는데 이것을 <열>이라고 한다. 참고로 종유석 동굴에는 <커튼>으로 불리는 것도 있는데 물결 모양의 암석판을 말한다. 수심이 얕은 호수에서는 매달려있는 종류석들이 거울처럼 반사되어 물위로 솟아오르는 듯한 환상적인 광경도 볼 수 있다.
이 동굴에는 세계에서 제일 큰 자연 <종류석 오르간>이 설치되어 있는데 동굴의 아름다움 때문에도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지만 여기에서 종류석으로 연주되는 음악만을 듣기 위해서도 전 세계에서 찿아 오고 있을 정도다.
동굴 천장의 틈새에서 떨어지는 물이 말라서 고드름처럼 아래로 자라난 돌을 종류석이라 하고 그 종류석을 타고 떨어진 물이 마르면서 위로 자라난 돌을 석순이라고 한다. 이 종류석 오르간 (Great Stalacpipe Organ)은 기네스북에 등록되어 있을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큰 악기인 이 오르간은 1954년에 버지니아 출신인 수학자 리랜드 스프링클 (Leland Sprinkle)이 3년 동안 노력한 끝에 완공을 본 최초의 종류석 악기이다.
그는 최대 14000 평방미터 (약4200평)에 달하는 면적에 널려 있는 단단한 종류석에 고무를 입히고 그 고무망치들이 종유석을 살짝 두드려 울림을 내게 한 것이다. 고무를 입힌 망치로 종유석을 두드린다고 하더라도 곧 깨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갖게 되지만 몇 억 년에 걸쳐 생성된 종유석은 단단해서 쉽게 부서지지 않는다.
1억 년 동안 지하수가 석회암 성분을 녹이면서 동굴도 생기고 종류석도 생긴다고 하니 그 오랜 세월 동안 만들어진 종류석이 살짝 건드릴 정도의 고무망치 한 번으로 깨어지겠는가.
러레이 동굴의 석회암은 400억-500억 년 전에 시작되었을 것으로 보며 그 당시에는 이 지역이 바다 속이었다. 북극과 남극의 얼음이 모두 녹으면 네덜란드가 물속으로 가라앉을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지만 알프스의 만년설은 이미 절반 이상이 녹아 없어졌고 바다 같이 넓고 깊던 호수가 몇 년 마다 사라지는 것을 볼 때 네델란드가 물속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더 높이 솟아 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만년설은 벌써 녹아서 바다로 흘러들었건만 네덜란드의 수위는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수백만 년이 지나면서 석회암은 천천히 용해되기 시작하면서 동굴이 만들어 지게 된다. 러레이 동굴에는 아름다운 종류석마다 이름을 붙이고 있는데 사라센 텐트(Sarasen Tent) 는 이름그대로 사라족이 이동하면서 세운 텐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이중 <칼럼>, 토템 <기둥> 등이 있는데 칼럼과 기둥은 같은 뜻이지만 <칼럼>은 종류석과 석순이 위아래위로 자라나면서 서로 만나 기둥이 된 것이고 <기둥>은 석순이 밑에서만 크게 자라 올라온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교포신문은 6월부터 1년간 정원교선생의 “천 년을 가라 한들 멀다 했으랴” 글을 연재합니다.
이 연재가 독자들의 인문학적 지평을 넓혀줄 것을 확신하며 독자들의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1420호 22면, 2025년 7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