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휘 원장의 건강상식
최근 몇 년간 독일의 여름은 예년보다 훨씬 더워지고 있습니다. 익숙지 않은 찜통더위와 강한 햇볕은 건강에 큰 위협이 될 수 있으며, 특히 열사병(Hitzschlag)과 같은 온열 질환의 위험을 높입니다. 열사병은 단순히 더위를 먹는 것을 넘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응급 상황입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독일의 뜨거운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열사병의 증상과 예방법, 그리고 응급 대처 요령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열사병은 우리 몸이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는 능력을 상실하여 발생하는 가장 심각한 온열 질환입니다. 체온이 급격히 40°C 이상으로 올라가며, 땀 배출이 멈춰 피부는 뜨겁고 건조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뇌, 심장 등 주요 장기에 손상을 입히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열사병과는 달리, 일사병(Sonnenstich)이나 열 탈진(Wärmeerschöpfung)은 햇볕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과도한 수분 손실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체온이 40°C까지 오르지 않고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들은 즉각적인 조치로 회복이 가능하지만, 방치하면 열사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열사병의 주된 원인은 고온 환경에서의 장시간 노출과 과도한 신체 활동입니다. 특히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땀을 통한 체온 조절이 어려워져 열사병 발생 위험이 높아집니다. 독일은 한국에 비해 에어컨이 보편화되지 않아 실내에서도 온열 질환에 취약할 수 있으므로, 뜨거운 여름철에는 외부뿐만 아니라 실내 환경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특히 무더운 날 밀폐된 차 안에 어린이나 노인, 반려동물을 혼자 두는 행위는 매우 위험합니다.
열사병을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수분 섭취입니다. 더운 날씨에는 땀으로 인해 몸속 수분이 빠르게 빠져나가 탈수상태가 되기 쉽습니다. 따라서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물이나 차가운 음료를 자주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노년층은 갈증을 잘 느끼지 못하므로 의식적으로 물을 마시도록 해야 합니다.
물 외에도 스포츠음료나 이온음료는 전해질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되며, 알코올이나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는 오히려 탈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합니다.
뜨거운 햇볕을 피하는 것도 열사병 예방에 필수적입니다. 야외 활동은 가급적 기온이 낮은 아침이나 저녁 시간대로 옮기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햇볕이 가장 강한 낮 12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는 실내에 머무르거나 그늘진 곳에서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가벼운 산책이나 운동이라도 이 시간대에는 삼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의복 선택도 중요합니다. 통풍이 잘 되는 헐렁하고 밝은 색의 옷을 입으면 열을 흡수하지 않고 시원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땀을 잘 흡수하고 빨리 마르는 면과 같은 소재의 옷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외출 시에는 모자나 양산을 사용하여 직사광선을 피하고, 선글라스를 착용하여 눈을 보호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젖은 수건을 목이나 머리에 두르는 것도 체온을 낮추는 데 효과적입니다.
독일의 가정에서는 에어컨이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실내 온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낮 동안에는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쳐서 햇볕이 집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고, 저녁에는 창문을 활짝 열어 시원한 공기를 순환시키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또한, 찬물로 샤워를 하거나 발을 담그는 것도 체온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선풍기는 열기를 순환시키는 역할을 하므로, 밤에 창가에 선풍기를 두어 시원한 외부 공기를 실내로 들여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열사병은 특히 고령층, 영유아, 임산부, 만성 질환 환자와 같이 체온 조절 능력이 취약한 사람들에게 더 위험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취약 계층은 더운 날씨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며, 주변 이웃이나 가족의 건강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혼자 사는 노인분들의 경우, 전화나 방문으로 안부를 묻는 작은 관심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열사병 의심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각적인 응급 처치가 필요합니다. 환자를 서늘하고 그늘진 곳으로 옮기고, 옷을 느슨하게 풀어주어 체온을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찬물로 몸을 닦아주거나, 얼음팩을 겨드랑이나 목 등에 놓아 체온을 내리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의식이 있는 경우에는 물이나 스포츠음료를 천천히 마시게 해야 합니다. 그러나 환자가 의식이 없거나 구토를 할 경우에는 아무것도 먹여서는 안 됩니다.
열사병은 생명이 위급한 상황이므로,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응급 전화 112번으로 전화하여 구급차를 불러야 합니다. 열사병에 대한 신속한 응급 처치와 전문적인 의료 조치는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구급대원이 도착하기 전까지는 환자의 체온을 최대한 낮추는 노력을 계속해야 합니다.
독일의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수분 섭취, 뜨거운 햇볕 피하기, 그리고 열사병의 증상과 응급 대처법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세 가지 원칙만 잘 지킨다면 독일의 뜨거운 여름도 안전하고 활기차게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