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독일 병원 예약과 응급실(응급센터) 이용, 어떻게 해야 할까요?

독일에서 처음 생활을 시작하는 분들이나 방문객들이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의료 시스템입니다. 한국과 다른 병원 예약 방식, 응급 상황 발생 시 대처법 등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중요한 규칙만 알아두면 독일의 의료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독일에서 일반 병원 진료를 예약하는 방법부터 응급 상황 시 대처하는 요령까지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독일에서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바로 주치의 제도입니다. 보통 감기나 가벼운 질병 등 일반적인 건강 문제가 생기면 먼저 주치의(Hausarzt 혹은 Facharzt für Allgemeinmedizin)에게 진료를 받습니다. 주치의는 환자의 건강을 전반적으로 관리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의에게 진료 의뢰를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정착 초기에는 신뢰할 수 있는 주치의를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주치의는 진료 기록을 바탕으로 환자의 건강 상태를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더 정확하고 지속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병원 예약(Arzttermin)은 전화나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독일의 경우, 병원에 직접 방문해서 예약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원하는 병원의 진료 시간을 확인한 후 전화로 병원 예약(Arzttermin)을 잡거나,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예를 들면 Doctolib 혹은 Jameda). 하지만 인기 있는 전문의의 경우 예약 대기 시간이 몇 주에서 몇 달까지 길어질 수 있습니다.

만약 주치의가 아닌 전문의(Facharzt) 진료가 필요하다면, 주치의에게 진료 의뢰서(Überweisung)를 받아 전문의 병원에 제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진료 의뢰서가 없어도 전문의 진료가 가능하지만, 공보험 가입자의 경우 진료 의뢰서가 있으면 진료비 처리가 더 원활할 수 있습니다.

급하지 않은 전문의 진료가 필요할 경우, 116117번으로 전화하면 예약 서비스(Terminservice)를 통해 비교적 빠르게 예약 시간을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이 서비스는 공보험 가입자를 위해 운영되며, 전문의 진료뿐만 아니라 급한 진료가 필요할 때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심각한 부상이나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이라면 지체 없이 응급실(Notaufnahme)을 이용해야 합니다. 응급실은 환자의 생명이 위독하거나 신속한 치료가 필요한 경우를 위해 존재합니다. 따라서 가벼운 감기나 단순 통증으로 응급실을 방문하면, 응급 환자에 비해 오랜 시간 대기해야 할 수 있습니다.

독일의 응급실은 환자의 상태를 분류하여 위급한 환자부터 우선적으로 진료하기 때문에, 가벼운 증상으로 방문한 경우 대기 시간이 매우 길어질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합니다.

실제로 독일의 응급 상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심각한 부상, 의식 불명, 호흡 곤란, 심장마비 등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는 응급 전화(Notruf) 112번으로 전화하여 구급차(Rettungswagen)를 요청해야 합니다. 112번은 소방서와 구급차를 연결해주는 번호로, 즉각적인 응급 처치가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해야 합니다.

생명이 위급하지는 않지만, 주치의 병원이 문을 닫았고 다음 진료 시간까지 기다릴 수 없는 응급 상황이라면 116, 117번으로 전화하면 됩니다. 이 번호는 의사 당직 서비스(ärztlicher Bereitschaftsdienst)로, 환자의 증상에 따라 가까운 당직 병원이나 당직 의사를 연결해주고, 경우에 따라 의사가 직접 집으로 방문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이 번호는 야간이나 주말, 공휴일 등 주치의 병원이 문을 닫은 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유용한 서비스입니다.

병원 방문 시에는 건강보험 카드(Gesundheitskarte)를 반드시 지참해야 합니다. 건강보험 카드는 독일에 거주하는 모든 공보험 가입자들이 발급받는 카드로, 병원에서 진료 기록을 확인하고 비용을 정산하는 데 사용됩니다. 사보험 가입자는 보험 계약서나 서류를 지참해야 합니다. 외국인 여행객의 경우 여행자 보험 서류를 준비해가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복용 중인 약물 목록이나 알레르기 유무 등을 미리 정리해서 가면 진료에 도움이 됩니다.

독일 병원에서는 영어가 통하는 의사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아 언어 장벽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만약 독일어에 익숙하지 않다면 독일어를 잘하는 지인과 함께 방문하거나, 통역 앱을 준비해가는 것이 좋습니다. 자신의 증상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의사의 설명을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은 정확한 진단과 치료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독일의 의료 시스템을 이해하면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주치의 병원을 이용하고, 밤이나 주말에 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116, 117번, 그리고 생명이 위급한 응급 상황에서는 112번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이 세 가지 번호만 잘 기억하고 있어도 독일에서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습니다.

1430호 25면, 2025년 10월 10일